지난 3월 8일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호전리테일(주)(이하 호전리테일) 본사 쇼룸에서 루이가르노(LOUIS GARNEAU) 국내 런칭을 알리는 행사가 있었다. 이 자리에는 루이가르노의 해외영업총괄 디렉터인 브루노 루크(Bruno-Luc Gauthier)가 참석하여 국내 자전거 및 아웃도어, 그리고 패션 전문지 기자들과 질의응답과 인터뷰하는 시간을 가졌다.
루이가르노는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하지만 캐나다를 대표하는 사이클링 브랜드로 전문적인 자전거 의류부터 자전거에 필요한 각종 액세서리와 용품까지 자전거와 레포츠에 관련된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여 전 세계에 공급하는 토털 브랜드다. 자전거 의류 브랜드 얼바인(Ulvine)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기업 호전리테일은 루이가르노의 파트너가 되어 우리나라에 루이가르노의 다양한 제품들을 소개하게 될 예정이다.
루이가르노 스포츠의 창업주 ‘루이 가르노(Louis Garneau)’는 젊은 시절 13년간 레이스에서 활약하며 두각을 나타낸 프로사이클리스트 출신으로, 150 회에 이르는 승리를 거둔 우수한 선수였으며 예술분야의 학위를 가진 독특한 이력을 가졌다. 루이 가르노는 캐나다 국가 대표 팀으로 선발되어 올림픽에 출전했을 당시 캐나다 대표 팀의 기록향상을 위해 경기용 유니폼을 손수 제작한 것이 사이클링 브랜드를 설립하게 된 인생의 전환점이 되었다. 1983년 창립된 루이가르노 스포츠는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했고, 창립자인 루이 가르노는 지난해까지도 캐나다 지역 레이스에서 선수로 활동하는 등 사이클링에 대한 열정을 몸소 보여주고 있다.
창립자 루이 가르노가 가진 사이클링에 대한 열정과 예술적인 감각은 루이가르노 브랜드와 제품들에 녹아들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루이가르노는 사이클링 의류 전문 브랜드임에도 불구하고 국내에는 동명의 자전거 브랜드로 더욱 잘 알려져 있다. 이번 루이가르노 브랜드의 런칭을 계기로 한국을 방문한 해외영업총괄 브루노 루크를 만나 루이가르노에 대한 소개 그리고 브랜드의 철학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라이드매거진 - 반갑습니다. 우선 루이가르노와 자신에 대해 소개를 해주시겠습니까?
A.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우선 제 소개를 하자면 루이가르노에서 해외세일즈를 담당하는 브루노 루크라고 합니다. 어린 시절부터 자전거 숍에서 미캐닉으로 일하며 자전거에 대해 배웠고 캐나다 지역 바이크 레이스에도 다수 출전하였습니다. 루이가르노에서 12년 정도 일했고 제품개발과 디자인 분야에서도 일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루이가르노를 소개하는 것은 물론 저 역시 한국 라이더들과 자전거 시장에 대해 알아가고자 방문했습니다.
루이가르노라는 브랜드 아시다시피 창업자의 이름에서 따온 것입니다. 그는 캐나다 사이클 국가대표팀에 발탁될 정도로 뛰어난 선수였고 동시에 예술분야 학위를 가진 아티스트입니다. 루이가르노 브랜드가 가진 장인정신과 기술개발에 대한 고집 그리고 사이클링에 대한 열정은 창립자에게서 기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루이 가르노가 캐나다 국가대표 팀 선수로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 출전할 당시에는 대부분의 선수들이 울(Wool)소재의 저지를 입었다고 합니다.
: 1984년 L.A. 올림픽 사이클 남자개인도로에서 캐나다의 스티브 바우어(steve bauer)는 은메달을 차지했다. 그의 유니폼에는 루이가르노 로고가 새겨져 있다.
당시 LA는 매우 더운 여름이었는데 루이 가르노는 새로운 소재를 사용하여 시원한 저지를 만들면 경기력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고, 당시 캐나다의 대표 스포츠인 아이스하키에 사용되던 메시(Mesh)소재 원단을 사용하여 자신이 입을 팀 유니폼을 손수 제작하였다고 합니다. 이 저지를 본 캐나다 사이클 대표 팀 선수들은 물론 다른 국가 선수들까지 저지를 만들어 달라는 요청이 쇄도했고, 루이 가르노는 선수들을 위해 만든 저지에 자신의 이름 앞 글자인 ‘L, G'와 앞으로 나아간다는 의미의 화살표를 더해 만든 로고를 새겨넣었다고 합니다. 이것이 자전거의류 전문 브랜드 루이가르노의 시작입니다. 물론 이 로고는 지금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 L. A 올림픽 남자개인도로에서 역주하는 루이 가르노. 손수 제작한 ‘메시 저지’를 입고 33위라는 우수한 성적을 냈다.
1983년, 루이가르노 스포츠는 작은 차고에서 커스텀 저지를 만드는 것에서 출발했지만 지금은 캐나다와 미국은 물론 전 세계 사이클리스트들에게 사랑받는 브랜드가 되었습니다. 여러 경쟁 업체들과 달리 저희 루이가르노는 선수들을 위한 주문제작 유니폼에서 시작된 회사입니다. 단순히 값싸게 제작된 기존 제품에 브랜드 로고를 붙여 판매하지 않습니다.
저희는 모든 제품을 직접 만듭니다. 최상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실제 소비자들에게 알맞게 디자인하고 라이더들의 테스트를 거친 제품을 출시합니다. 이런 점에서 한국의 호전리테일은 저희 루이가르노와 닮은 점이 많습니다. 기술개발과 품질에 대한 고집은 호전리테일과 루이가르노 모두 공통으로 추구하는 가치입니다. 이번 한국 진출에서 호전리테일과 함께 한국라이더들에게 잘 맞는 자전거 의류를 소개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 됩니다.
Q. 그렇다면 루이가르노의 제품들 중 한국 라이더들에게 어울리는 제품이 있을까요?
A.
미안하지만 당장 어느 제품이 한국의 라이더들에게 어울린다고 추천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이번에 제가 한국을 방문한 이유는 한국에 대해 공부하기 위한 것도 있기 때문이거든요. 물론 아시아, 대표적으로 일본에서는 루이가르노 제품들이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희가 목표하는 것은 각 국가의 소비자들에게 알맞은 제품을 제작하여 공급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오스트레일리아의 경우는 액세서리들이 일반적인 사이즈보다 크게 제작되어 출시되고 있습니다. 오스트레일리아 라이더들의 장갑과 신발 사이즈가 상당히 큰 편이라고 합니다. 또한 비가 많이 내리는 영국에서는 성능 좋은 레인 재킷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영국 지역 파트너와 협업을 통해 개발된 레인 재킷이 있었습니다. 출시 당시 영국 자전거 시장에서 상당히 좋은 반응을 얻었고 지금은 전 세계에 공급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각 국가와 지역, 문화에 대해 공부하고 알맞은 제품을 직접 개발합니다. 한국 라이더들이 원하는 제품도 개발되었으면 합니다. 캐나다는 겨울이 아주 춥습니다. 한국도 겨울이 아주 추운편이라고 알고 있는데 저희 겨울용품들이 아마도 한국 라이더들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저희가 개발하는 제품들은 루이가르노가 후원하는 프로레이서들, 대표적으로 다이렉트 에너지(Direct energy pro cycling team, 구 유롭카)를 통해 실전에서 테스트 합니다. 이들에게 전달된 의류는 1주일이면 1000km 테스트 마일리지 얻어 돌아옵니다. 그리고 개발에 참가하는 저희 직원들도 직접 테스트를 합니다.
캐나다 퀘벡(Quebec) 근교에 있는 저희 루이가르노 본사의 직원들은 점심시간이 되면 대부분 자전거 유니폼을 챙겨 입기 바쁩니다. 바로 점심시간을 활용해 자전거를 타러 가는 런치 라이딩(Lunch Riding)을 즐기기 위해서죠. 자전거를 정말 좋아하거나 선수 출신으로 자전거가 인생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직원들이 많다보니 자연스럽게 형성된 문화입니다. 라이딩 후 점심을 먹고 샤워를 한 다음 다시 업무에 복귀합니다. 이런 기업문화는 루이가르노가 좋은 제품을 개발하는데 큰 원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Q. 한국에서는 루이가르노하면 자전거 제품을 먼저 떠올립니다. 왜 그렇다고 생각하시나요?
A.
루이가르노 브랜드로 자전거가 출시된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자전거보다는 의류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지요. 한국에서 자전거가 잘 알려지게 된 계기는 아마도 가까운 일본의 영향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20여 년 전에 일본의 자전거 기업과 파트너십을 채결하고 자전거 제품을 생산한 적이 있습니다. 우수한 품질의 부품을 장착하기 위해서였지요.
그때 일본 기업 측에서 루이가르노 브랜드명을 사용한 고급 생활 밀착형 자전거들을 생산하길 원하였습니다. 그래서 루이가르노 이름을 붙인 자전거들이 일본에서 출시되었고 그 중 일부가 한국도 수입되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희 루이가르노는 자전거 의류 전문 브랜드입니다. 이제 호전리테일에서 운영하는 전국의 얼바인 매장에서 루이가르노의 사이클링웨어를 만나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앞으로 한국에서 저희 루이가르노의 진면모를 알리는데 힘써야겠습니다.
Q. 창업자인 루이 가르노가 지난해까지 국제사이클연맹(UCI)에 등록된 최고령 선수라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사실인가요?
A.
네 사실입니다. 회사의 대표인 루이 가르노 씨는 독특한 분입니다. 그림으로 작품 활동을 하는 아티스트이며 지금도 레이스에 출전하는데 50세가 넘은 나이지만 실력은 녹슬지 않았습니다. 지난해까지 가르노-퀘베카(GARNEAU–QUEBECOR)의 멤버로 내셔널챔피언십을 포함한 여러 경기에서 활약했습니다.
루이 가르노에 대한 유명한 일화로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함께 사진을 찍던 중의 해프닝이 있습니다. 캐나다는 영국연방에 소속되어 있으며 97년과 99년, 가르노는 두 번의 기사작위를 수여받았습니다. 그런데 기사작위를 수여한 기념으로 여왕과 사진을 찍는 중 루이 가르노는 여왕의 어깨에 손을 올렸습니다. 캐나다에서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영국 내에서는 왕실에 대한 의전에 어긋난다고 하여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가르노는 그 사건을 두고 “스포츠에서는 항상 이렇게 한다고” 태연하게 말했다고 하네요. 그 이후로 저희 회사와 창업자를 소개할 때 대표적인 유머로 사용되는 일화이기도 합니다.
루이가르노는 레이서인 동시에 스포츠에 많은 후원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재능있는 젊은 사이클리스트들을 발굴하여 올림픽과 유럽의 레이스에 참가할 수 있게 돕는데 현재 Ag2r 라 몬디알레(Ag2r-La Mondiale) 소속으로 유럽레이스에서 활약하고 있는 유고 오울레(Hugo Houle)가 대표적인 선수입니다. 올해 리우 올림픽에 나가는 캐나다 사이클리스트들도 지원할 것이며 아프리카의 르완다 사이클 팀도 후원하고 있습니다.
: 루이가르노 해외영업총괄 디렉터 내한 인터뷰
이번 인터뷰를 통해 루이가르노라는 브랜드에 대해 여러 가지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오랜 역사를 가졌고 사이클링에 대한 열정이 이끌어나가는 브랜드, 그동안 한국에 소개되지 않았던 루이가르노에 대한 재밌는 이야기들은 라이드매거진 기자들을 빠져들게 하였다. 앞으로 다양한 루이가르노 의류들을 얼바인과 함께 우리나라 전국 매장에서 만나볼 것이 기대된다. 품질 좋은 자전거용 의류는 물론 헬멧과 장갑, 신발 등 루이가르노의 액세서리와 용품까지 만나볼 수 있다고 하니 더욱 반갑게 느껴진다.
또한 루이가르노를 대표하는 사이클링 의류 제품의 품질과 차후 한국 소비자들을 위해 만들어질 제품으로 어떤 것이 있을지도 기대를 모은다. 이제 시작되는 2016년 라이딩 시즌, 한국에 새롭게 런칭 한 루이가르노의 행보를 주목하자.
글
문인영 moonyoung@ridemag.co.kr
제공
라이드매거진(ride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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