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조와 시트로엥을 총괄하는 PSA그룹이 미국 시장 진출을 적극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유력 자동차 전문지는 카를로스 타바레스(Carlos Tavares) 푸조-시트로엥 CEO의 말을 인용해 “현재 PSA 그룹은 국제적인 시장에서의 성장을 원한다”며, “그 중에서도 이란과 북미지역 진출을 고려 중이며, 장기적인 국제 성장 전략에 맞춰 움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푸조의 미국 진출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프랑스차 대명사로 불리는 푸조는 유럽 내 높은 인기를 바탕으로 1958년 미국에 판매 법인을 세우고 본격적인 북미 시장 공략에 나섰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면서 품질과 안전도 등 자동차를 평가하는 미국 내 기관들이 생겨나고 그 과정에서 푸조는 줄곧 최하위 성적표를 받았다.
 

고전을 면치 못한 푸조는 결국 1991년 북미 시장을 전격 철수하게 된다. 당시 미국에서 마지막까지 판매했던 차는 푸조 405 세단 단 1종류 뿐이었으며, 연간 판매는 5,000대에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치는 초라한 성적이었다. 푸조의 미국 철수를 두고 업계 관계자들은 당연한 일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작고 실용적인 디젤차를 주로 만들던 푸조가 커다란 크기와 가솔린 위주의 차를 선호하는 미국시장에서 살아남기 힘들었을 거라는 예측이 대부분 이었다. 여기에 일본차들처럼 합리적인 가격 정책도 부족했다는 게 철수 원인 중 하나였다.
 

한동안 푸조는 미국 시장에 별로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푸조-시트로엥이 북미 시장에 다시 진출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속속 들리고 있다. PSA 그룹으로 통합한 뒤 부품 공용화를 비롯해 기술 공유 등으로 탄탄해진 재정을 확보했고, 크로스오버, SUV, 다목적 상용차까지 영역을 부쩍 넓혀 다양한 차종으로 미국 진출도 승산이 있다는 의견이다.
 

또한, 중국 둥펑과 PSA그룹이 합작으로 설립한 회사 ‘둥펑 푸조-시트로엥’이 중국 내에서 선전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미국 시장 진출을 통해 글로벌 브랜드로서 입지를 굳힌다는 계획도 들리고 있다. 주요 외신들은 PSA 그룹이 북미 시장을 다시 진출할 경우, 푸조와 시트로엥, 고급 브랜드 DS까지 모든 영역에 걸쳐 진출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다만 타바레스 CEO는 구체적인 계획에 관해서 “글로벌 경영 전략을 발표할 4월 5일 이전에는 아무것도 알 수 없다”며 선을 그었다. 최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에서 실패를 경험한 푸조가 다시 한번 갈고 다듬어 재도약에 성공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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