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창한 봄날 제주 도심을 포뮬러 레이싱카가 질주했다. 늘씬한 보디와 커다란 공기흡입구, 작은 사이드미러, 뚜껑 없는 운전석 등은 다른 경주차와 같지만 달리는 과정은 지금껏 보던 로드쇼와 전혀 달랐다. 굉음을 지르던 엔진음과 배기음은 전혀 들리지 않았고, 매쾌한 매연냄세도 나지 않았다. 누가 알려주지 않으면 고성능 경주차 데모런이라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다. 그렇게 포뮬러-e 레이싱카는 소리 없이 강하게 제주도 도심을 질주했다.
르노 포뮬러-e 로드쇼는 지난 17일 르노삼성자동차가 제3회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 성공 기원을 목표로 진행한 이벤트다.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 참가를 위해 제주를 찾은 국내외 전기차 관계자들과 제주도민, 관광객들은 무공해 전기차 르노 포뮬러-e 레이싱카의 강렬하고 짜릿한 질주를 만끽했다.
이번 로드쇼는 제주 그랜드호텔 사거리에서 삼무공원 사거리까지 왕복 1.2km 구간에 걸쳐 이뤄졌다. 르노 포뮬러-e 경주차는 기름 한 방울 쓰지 않는 친환경 차라고 믿겨지지 않을 만큼 빠른 속도와 화끈한 주행 실력을 보여줬다. 드리프트를 하며 원선회를 하는 장면은 여느 포뮬러 경주차와 다르지 않았다. 다만, 시종일관 조용한 주행과 특유의 전기모터가 돌아가는 ‘위잉’ 소리만 빼면 말이다.
실제로 이 차를 그저 친환경이 강조된 효율중심의 차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르노 포뮬러-e 레이싱카는 FIA 포뮬러-e 챔피언십의 공식 경주차로서 전기로만 최고시속 약 220km(대회 제한속도)를 낼 수 있으며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데 단 3초면 충분하다. 배기가스가 전혀 없는 이 차는 고출력 모터 및 배터리, 에너지 회생 제동 시스템, 탄소섬유와 알루미늄 경량 차체 등 최첨단 전기차 기술의 집약체이다.
로드쇼를 통해 르노와 르노삼성차는 “전기차가 더 이상 재미없고 효율만 강조되는 운송수단의 차가 아닌 성능은 물론 다양한 방법을 통해 만날 수 있는 차”라고 강조하며, “전기차가 갖고 있는 퍼포먼스에 대한 인식변화”를 강조했다. 또, “이와 같은 기술력을 통해 전기차 발전과 시장 확산에도 기준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오늘(18일)부터 열리는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에는 총 120여개 업체에서 290여개 부스를 통해 완성차 및 전기차 관련 기술 부품 등을 전시하며 친환경 미래 이동수단에 대한 현재 그리고 미래를 보여줄 예정이다. 이 중 르노삼성자동차는 국내 누적 판매 1위 전기차 SM3 Z.E.를 앞세워 르노 포뮬러-e 레이싱카와 초소형 전기차 트위지 등을 선보인다. 또한,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의 기술력과 국내 전기차 시장 확대를 위한 올 해 전략을 발표할 예정이다.
가장 빠른 전기차 대회 포뮬러-e는?
포뮬러-e 챔피언십은 국제자동차연맹(FIA)이 주관하는 전기차 레이싱 대회다. 2014년에 시작해 올 해로 2회째를 맞는 포뮬러-e 대회는 드라이버 포함 총 최소 중량이 896kg, 최고속도 220km/h와 출력 200kw의 제한이 있다. 현재 전 세계 10개팀 각 2명의 드라이버가 참여해 총 20대의 경주차가 레이스를 펼치고 있고, 약 1억 9천만명이 시청하는 등 인기 모터스포츠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또한, 친환경차의 장점을 살려 미국, 프랑스, 영국 등 전 세계 주요 도심에서 진행된다. 여기에 미래 자동차 기술력을 미리 엿볼 수 있는 만큼 르노, 시트로엥, 재규어, 마힌드라 등 각국 완성차 회사들의 경쟁도 치열하다. 한편, 르노는 2014/2015 첫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르노 이담스(Renault e.dams)의 파트너이자 레이싱카 개발 기술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다.
글
김성환 swkim@ridemag.co.kr
제공
라이드매거진(ride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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