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자동차를 통해 나만의 개성을 표현하는 소비자가 많아지고, 이런 수요가 새로운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최근 호황을 맞이한 SUV 세그먼트는 그 경쟁이 더욱 치열하다. 때문에 자동차 회사들은 앞다퉈 SUV를 바탕으로 다양한 개량형 모델을 출시하고 있다. 그저 크기만 키우고 실내공간 넓혀 실용성만 키운 SUV 시대는 지났다. 쿠페형 SUV, 오픈카 SUV 등 개성을 살린 다양한 모델이 개발 및 출시 계획을 앞두고 있다.
 

정통 SUV 브랜드인 랜드로버는 최초의 컨버터블 SUV, 레인지로버 이보크 컨버터블에 이어 이번에는 쿠페형 SUV를 만들 것이라고 발표했다. 영국 유력 매체는 랜드로버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재규어 F-페이스의 플랫폼을 개량해 지붕을 누른 쿠페형 SUV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크기는 경쟁차종인 BMW X6보다 조금 작으며, 이보크와 레인지로버 스포츠 사이의 배치될 것이라는 구체적인 언급도 같이 했다.
 

랜드로버의 쿠페형 SUV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기존 이보크를 통해 지붕이 낮고 문 두짝 달린 쿠페형 SUV를 선보인 적이 있다. 하지만 이번에 계획중인 SUV는 지붕을 더 낮게 눕히고 경사를 부쩍 완만하게 디자인해 정통적인 쿠페형 SUV 모습을 채택할 것이라고 밝혔다. 디자인을 보는 관점이 다르기 때문에 보다 다양한 소비자를 잡기 위한 선택으로 추측된다.
 

메르세데스-벤츠는 반대로 지붕을 뜯어 낸 컨버터블 SUV를 만들 예정이다. 유럽의 유력 자동차 잡지는 내부 보고서를 입수해 벤츠가 GLC 클래스를 바탕으로 지붕을 벗겨낸 컨버터블 SUV를 만들 예정 이라고 소식을 전했다. 또한, “그것은 아주 재미있는 도전이 될 것”이라며 벤츠 관계자의 문구도 같이 첨부했다.
 

벤츠 컨버터블 SUV 개발 소문은 작년부터 줄곧 흘러 나왔다. 지난 여름에는 벤츠 SUV 담당자는“컨버터블 SUV를 고려하고 있다”며, “미지의 시장을 찾고 개척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개발을 최종 확정할 지는 이보크 컨버터블의 반응을 보고 결정할 것”이라며 조금은 신중한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자동차 회사들의 잇따른 도전은 남들과 다른 개성과 특별함을 추구하는 소비자를 충족 시키기 위한 노력의 결과로 추측된다. 여기에 새로운 시장은 먼저 발견해 빨리 선점하고, 뒤 늦게 뛰어든 곳은 더 꼼꼼히 준비해 틈새시장을 잡으려는 회사들의 의지도 엿볼 수 있다.
 

실제 쿠페형 SUV의 황금기를 누렸던 BMW X6는 2008년 북미오토쇼를 통해 출시한 이후 2세대 모델이 나오기 전까지 23만대가 넘는 글로벌 판매 실적을 기록했고, BMW SUV 성장에 큰 견인차 역할을 했다. 이런 성공은 경쟁브랜드가 자극 받기에 충분했고, 벤츠는 GLC, GLE 쿠페를 뒤이어 내 놓으며서 쿠페형 SUV 경쟁에 뛰어들었다. 한 발 늦은 아우디는 갈고 다듬어 럭셔리 쿠페형 SUV ‘Q8’을 빠르면 내년 출시할 예정이다.
 

프리미엄 컨버터블 SUV 역시 마찬가지다. 아직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랜드로버가 이보크 컨버터블을 통해 먼저 시작했고, 반응을 본 뒤 다른 브랜드들도 속속 대열에 동참할 예정이다. 미지의 시장이기 때문에 크게 성공할지 조용히 사라질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 참고로 지붕없는 SUV, 이보크 컨버터블은 올해 말 국내 출시될 예정이다.



세단과 SUV, 배기량 숫자로만 단순하게 나누던 자동차 시장은 사라지고, 더 폭넓은 소비층으로 확산되면서 환경과 소비자 요구 변화 등으로 예전에 없던 새로운 세그먼트가 나오고 있다. 자동차 메이커로써는 분명 부담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소비자는 조금 더 다양한 선택지에서 차를 고를 수 있기 때문에 장 전체를 놓고 보면 긍정적인 현상이 우세하다.

또한, 이런 현상은 과도기 적인 자동차 시장에서 피할 수 없는 단면이자 앞으로 어떻게 변할 것이라는 예측을 해볼 수도 있다. 때문에 자동차 회사별로 앞으로 이런 시도는 더욱 많아질 것이고 새로운 장르의 새그먼트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각 브랜드가 어떠한 별종 SUV를 쏟아낼지 벌써부터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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