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사에선 컨버터블을 지칭하는 다양한 용어들을 만나봤다. 오픈카라는 단어가 좀 더 직관적이고 자동차 용어를 모르는 사람들도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겠지만 가장 널리 쓰이며 공식적으로 사용하는 단어는 컨버터블이었다. 이번엔 주제를 좀 더 가깝게 잡아 우리 곁으로 가져왔다. 과거에 있었던 컨버터블과 현재 판매중인 컨버터블을 비롯해 출시가 예정된 컨버터블까지 이번 기사에서 만나볼 수 있다.
과거의 컨버터블
지금은 더 이상 차를 만들지 않는 브랜드 사브. 종종 회생소식이 들리기도 하지만 아직까지 밝은 미래에 대한 소식은 없다. 그러나 국내에 외환위기파동이 지나간 시점에는 달랐다. 사브 9-3 2세대로 인기를 끌었고 이후 페이스리프트를 겪은 ‘9-3 컨버터블’로 2000년대 중후반까지 높은 인기를 누렸기 때문이다. 그 덕분에 지금도 도로에서 종종 만나볼 수 있다.
하드탑 컨버터블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무장해 인기를 끌었던 모델들도 있다. 바로 푸조 ‘206CC’, ‘207CC’, ‘308CC’가 그 주인공이다.
이미 1934년 ‘401 이클립스’ 모델을 통해 세계최초의 전동식 하드탑 컨버터블을 소개했던 푸조는 자신들의 노하우를 적용해 ‘CC(Coupe-Cabriolet)’라는 매력적인 라인업을 만들었고, 소비자들은 응답했다. 푸조의 개성을 담은 펠린룩과 더불어 높은 인기를 누렸던 CC 모델들. 신형 208과 308에는 적용되지 않아 아쉬움을 자아낸다.
경량로드스터지만 하드탑을 겸비했으며 멋진 F1디자인까지 갖춰 큰 사랑을 받은 메르세데스-벤츠 SLK 2세대. 그중에서도 AMG의 손길을 거쳐 탄생한 ‘SLK 55 AMG’는 4개의 머플러와 멋진 배기음으로 카리스마를 뽐내 SLK의 인기를 한층 더 높였다.
현재 판매중인 컨버터블
메이커별 사정에 따라 변동이 있을 수 있지만 현재 우리나라에서 판매가 가능한 차종은 40여종에 달한다. 생각보다 종류가 많다. 수입차 시장이 그만큼 커진 덕분이다. 그중 돋보이는 것은 포르쉐의 다양한 라인업이다.
포르쉐의 대표 스포츠카 ‘911’은 모든 트림에 카브리올레 버전이 나온다. ‘까레라’, ‘까레라S’, ‘GTS’, ‘터보’, ‘터보S’. 여기에 4륜구동이 기본 적용되는 터보와 터보S를 제외한 나머지 모델에 4륜구동을 적용하면 8개의 카브리올레 라인업이 완성되며, ‘타르가4’와 ‘타르가4S’까지 총 10종의 컨버터블을 생산한다. 또 다른 라인업에는 새롭게 계약을 시작한 ‘718 박스터’와 ‘718 박스터S’가 있어, 포르쉐가 국내에 판매중인 컨버터블은 총 12종에 달한다.
독일 3사에서도 꾸준히 컨버터블을 판매하고 있다. 먼저 아우디는 ‘A5 카브리올레’와 ‘TT 로드스터’, ‘R8 스파이더’로 라인업을 구축했다. 아우디에는 모두 소프트탑이 장착된다. BMW는 ‘4시리즈’와 ‘6시리즈’에 컨버터블이 적용되며, 고성능 모델인 ‘M4 컨버터블’과 로드스터인 ‘Z4’가 있다. BMW의 경우 6시리즈를 제외하고 모두 하드탑이 적용됐다. 이어서 벤츠에는 ‘E 클래스 카브리올레’와 ‘SLK 로드스터’와 ‘SL 로드스터’가 판매중이다. E 클래스 카브리올레만 소프트탑이 적용됐다.
영국 제조사들이 생산하는 컨버터블은 전부 호화롭고 강력한 모델들이다. 먼저 최고급 럭셔리 시장을 호령하는 두 브랜드 롤스로이스와 벤틀리의 컨버터블이다. 롤스로이스는 팬텀의 지붕을 벗겨낸 ‘팬텀 드롭헤드 쿠페’를 만들며, 벤틀리는 ‘컨티넨탈 GT 스피드 컨버터블’, ‘GTC', 'V8 GTC'를 생산한다.
F1 경기에서 명성을 쌓아올린 맥라렌은 최근 슈퍼카 시장에서 급부상 중이다. 맥라렌이 국내시장에 선보인 컨버터블에는 ‘650S 스파이더’가 있다. 007 제임스 본드의 애마인 애스턴마틴은 ‘뱅퀴시 볼란테’, ‘DB9 볼란테’, ‘V8 밴티지 로드스터’를 판매하고 있다. 마지막 영국브랜드인 재규어는 F-타입을 생산하고 있다.
정열의 나라 이탈리아에는 슈퍼카 시장의 양대산맥인 페라리와 람보르기니가 있다. 페라리가 현재 국내에 선보이고 있는 모델은 ‘488 스파이더’와 '캘리포니아T'. 두 모델 모두 터보를 장착해 성능을 극대화 시켰다. 최근 딜러사를 변경한 람보르기니는 ‘아벤타도르 로드스터’와 ‘우라칸 스파이더’를 들여온다. 그리고 앞서 등장한 모델들과 완전히 상반되는 매력을 지닌 피아트 500C. 500C는 캔버스탑을 적용해 지붕의 기둥은 남아있고 천장만 내려가는 것이 특징이다. 이탈리아 차들의 공통점이라면 주변의 시선을 훔치는 재주가 확실하다는 것.
그리고 미국, 프랑스, 일본에서 제작된 차들이 남아있다. 먼저 미국에서 수입되는 오픈카에는 포드 ‘머스탱 컨버터블’과 지프 ‘랭글러’가 있으며 프랑스에서는 시트로엥의 서브브랜드 DS가 내놓은 ‘DS 3 카브리오’를 수입하고 있다. 닛산의 고급브랜드인 인피니티에서는 Q60을 수입판매중이다.
출시 일정을 앞둔 컨버터블
가장 가까운 시일에 만나볼 수 있는 컨버터블은 무엇일까? 바로 ‘미니 쿠퍼 컨버터블’이다. 이달에 출시가 예정돼있다. 3세대로 거듭나며 더욱 넓은 공간과 보다 편안한 승차감을 확보했으며 미니만의 아이덴티티는 그대로다. 더 많은 고객들을 만날 준비를 마쳤단 얘기다.
이어서 등장이 예고된 컨버터블은 럭셔리 자동차의 대명사들이다. 상반기에 출시될 컨버터블은 롤스로이스 ‘던(Dawn)’. 동틀 녘을 의미하는 ‘던’은 새벽의 고요함을 닮은 이 차에 너무나 잘 어울린다. 롤스로이스에 따르면 지붕을 닫았을 때 레이스와 동일한 수준의 차음성을 보여준다고 한다. 다음은 올 여름에 출시될 메르세데스-벤츠의 ‘S클래스 카브리올레’. 여타 럭셔리 자동차들이 그러하듯 요트를 연상시키는 구성을 지녔다.
마지막으로 우리나라에 수입이 예정된 컨버터블은 랜드로버의 ‘레인지로버 이보크 컨버터블’이다. 랜드로버는 SUV만을 만드는 브랜드인만큼 갈수록 치열해지는 SUV 시장에서 활로를 개척하기 위해 새로운 장르를 만들어냈다.
국내 시장에서 만날 수 있는 컨버터블을 모아봤다. 날로 커지는 수입차 시장덕분에 이렇게 다양한 컨버터블을 만날 수 있게 됐으며, 소비자의 선택권 역시 늘어가고 있다. 다양함이 공존하고 서로 존중받을 수 있는 환경에서 컨버터블이 하나의 즐거운 문화로 자리 잡길 바란다. 또한 시장이 성장한 만큼 수입차에만 의존할게 아니라 국내메이커가 자체개발한 컨버터블이 등장해 오픈에어링의 즐거움을 보다 많은 사람이 누릴 수 있길 기대해본다.
글
신종윤 sjy@ridemag.co.kr
제공
라이드매거진(ride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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