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총선을 앞두고 선거운동이 지난 달 31일을 기점으로 시작됐다. 거리에는 각 정당 후보들의 연설과 홍보 음악이 흘러나오고 표심을 잡기 위한 국회의원들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그 중 가장 큰 홍보 효과를 누리는 건 단연 선거 유세차다. 커다란 전광판을 비롯해 화려한 홍보 포스터로 치장한 유세차는 때로는 볼거리를 제공하고, 또 때로는 성가신 불청객으로 전락하기도 한다. 선거철마다 나타나는 다양한 특징들로 가득한 선거유세차에 대해 한번 살펴봤다.
 

선거차는 주로 특수개조 전문 업체의 손을 거쳐 탄생한다.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는 차종과 정확한 개조 규격 등은 없지만 보통 좁은 골목길에 다니기 좋고 상대적으로 비용이 저렴한 1톤 트럭의 선호도가 높다. 선거차는 임대료를 주고 선거운동기간에만 사용하는 방식이 대다수다. 비용은 하루 평균 200만원 선으로 선거기간 내 약 2,000만원 정도가 든다. 이마저도 전광판 사이즈나 햇빛 가리개, 홍보 부착물 면적에 따라 가격은 부르는 게 값이라고 한다.
 

비용이 비싸다고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국회의원선거 선거비용 보전 안내서에 따르면 후보자 득표수가 유효투표총수의 100분의 15 이상인 경우 지출한 선거비용 전액을 돌려준다. 때문에 일정 득표수만 넘으면 연설 유세차는 물론 홍보 설치 집기류까지 모두 보전 받을 수 있다. 단, 한 후보자당 단상이 마련된 유세차는 1대, 포스터부착 차는 5대로 제한된다. 또한, 선거관리위원회에서 받은 ‘자동차검인’ 스티커가 붙어있는 차만 해당되며, 이를 어길 시 모두 불법처리 된다.
 

선거차는 출마 후보를 알리는 중요한 이동 수단이지만 일반 시민들에게는 소음을 일으키는 불청객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더 많다. 하지만 이런 소음을 막을 수 있는 명확한 방법은 없는 상황이다. 선관위 관계자는 “홍보 연설에 관한 소음 규정은 제한을 두고 있지 않다”며, 후보와 소음에 민감한 시민들 사이의 주의를 당부했다. 지금까지 마련된 소음 규정은 확성 나발을 유세차에 하나로 제한하고, 오후 10시에서 아침 7시까지는 방송을 하지 못하는 정도의 규율만 마련된 실정이다.
 

또, 아무리 선거차라고 해도 교통법규는 꼭 지켜야 한다. 간혹 홍보에 지나쳐 인도로 들어가 서있는 경우나 교통 흐름을 막는 경우를 볼 수 있는데 이 모든 건 도로교통법상 불법행위로 간주되어 처벌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아직도 도로 위 시한폭탄처럼 선거 유세차들이 돌아다니고 있다. 차의 크기를 넘어선 홍보물 부착과 적재 용량을 초과한 과적 트럭, 달리는 차에서 서서 유세를 하는 행위도 위험천만한 불법이다. 때문에 선거 유세차에 대한 명확한 법적 규제와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한편, 선거 유세차는 총선이 열리기 하루 전인 4월 12일 까지 대한민국 도로를 다니며 제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 라이드매거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