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닛산이 19일 대표 중형세단 알티마를 출시했다. 가격은 2,990만원부터 3,880만원까지 책정되어 2천만원대 수입 중형차 시대에 문을 열었다. 비록 10만원만 더 보태면 3,000만원을 넘기기는 하지만 엄연히 앞자리 숫자가 2로 시작한다는 것은 큰 의미를 부여한다. 실제 국산 동급차종인 쏘나타와 비교해도 크게 비싸지 않으며, 여러 가지 옵션과 수입차임을 고려하면 더 저렴하다는 이야기도 들리고 있다.

이렇듯 최근 국산차를 위협하는 2,000만원대 수입차가 줄을 잇고 있다. 지난 달 출시한 피아트 소형 SUV, 500X는 개별소비세 인하분이 적용되어 가솔린 팝 스타 트림의 경우 2,990만원에 책정됐다. 경쟁모델인 미니 컨트리맨 뿐만 아니라 국산 SUV들과 비교해도 합리적인 가격이다.  

파워트레인의 경우, 2.4리터 가솔린 엔진과 9단 자동변속기가 맞물려 최고출력 188마력, 최대토크 24.2kg.m의 힘을 발휘한다. 여기에 주행 모드를 선택할 수 있는 무드 셀렉터 기능과 크루즈 컨트롤, 언덕밀림 방지장치, 전자식 전복방지 시스템 등이 기본으로 들어간다. 터치 스크린 모니터와 열선 및 분할 시트, 최신 인포테인먼트 및 스마트키 시스템 등 옵션도 넉넉히 탑재되어 저렴한 느낌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다.

지난 2월 출시한 폴로도 마찬가지다. 2,870만원으로 기본형보다 약 290만원가량 높아졌지만 LED 헤드램프와 준간운행등, 코너링 램프 기능 및 16인치 휠을 추가해 상품성을 높였다. 또, 피로 경보 시스템, 크루즈 컨트롤, 경사로 밀림 방지 시스템은 물론 파노라마 썬루프와 터치스크린, 전자식 공조장치 버튼 등을 기본 탑재해 값싼 소형차 이미지도 크게 없앴다.

2천만원대 수입차가 속속 나오는 이유는 변화된 소비 성향에서 찾아볼 수 있다. 사실 예전에도 저렴한 가격을 주 무기로 국내 시장에 진출한 수입차 회사들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낮은 브랜드 인지도와 저렴한 옵션 구성이 발목을 잡았고, 결국 소비자들에게 외면을 받아 한국시장 철수라는 극단적인 상황도 벌어졌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꾸준히 한국시장에 정착해온 수입차 브랜드들이 국내 소비자들이 어느 부분을 필요로 하고 좋아하는지 미리 성향을 파악해 입맛에 맞춰 차를 출시하고 있다. 여기에 오직 이 차만 갖고 있는 개성 있는 디자인과 프리미엄 소형차 열풍 등이 더해져 긍정적인 효과를 내고 있다.

대표적인 차종이 푸조 2008이다. 소형 SUV가 자랑하는 효율성과 실용성, 여기에 국내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꼭 필요한 옵션만 넣고, 고급화를 내세워 저렴한 가격으로 차를 출시했다. 2천만원 중반에서 후반에 책정한 2008의 반응은 뜨거웠다. 그 결과 작년 4,000대가 넘는 판매 대수를 기록했고, 푸조 실적 및 브랜드 성장을 한 층 끌어 올린  ‘효자‘ 모델이 됐다.

하지만 무조건 가격이 낮다고 모든 차들이 인기를 누리는 건 아니다. 또한, 국산차 회사들은 물론 수입 경쟁차종들도 철저한 대비를 하고 있기 때문에 신중히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 우세하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2천만원대 수입차 시장이 급성장한 건 사실이며, 한 동안 이 같은 흐름이 계속 이어질 수 있겠지만 그 만큼 철저한 대비와 준비를 통해 소비자 반응을 기다려야 한다”고 분석했다. 향후 파격적인 가격 정책으로 국산차까지 위협하고 있는 2천만원대 수입차가 전체 자동차 시장에 어떤 변화를 가져다 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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