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4도어 쿠페의 스타일링이란

4도어 세단 세그먼트는 2004년 메르세데스 벤츠가 CLS 클래스를 시장에 투입하면서부터 시작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이런 트렌드에 2010년 아우디는 A7으로 대응했다. 하지만 BMW는 조금 느긋했다. 4도어 세단 세그먼트의 잠재성을 확인한 후, 2012년 세련된 디자인의 모델을 등장시켰다. 6시리즈 그란 쿠페라는 이름으로 말이다. 그란 쿠페는 6시리즈 2도어 쿠페와 컨버터블 스타일에 전통적인 4도어 세단의 실용성을 멋지게 융합한 모델이다. 

 

어쨌든 6시리즈 그란 쿠페가 경쟁자 중 가장 마지막으로 등장한 것인데, 가만히 살펴보면 각 메이커의 접근 방식의 차이가 눈에 띤다. 메르세데스 벤츠나 아우디는 베이스가 되는 4도어 세단의 전고를 낮추어 개발했다고 한다면, 6시리즈 그란 쿠페는 6시리즈 2도어 쿠페에 두개의 도어를 추가해서 개발했다.

첫 인상은 상당히 큰 자동차라는 것이다. 휠베이스는 3m에 가깝고, 전장은 5m가 넘어 7시리즈에 육박하는 크기가 느껴진다. 하지만 BMW의 연출은 능숙하다. 물론 절대적인 크기는 크다. 하지만 더욱 길고 낮고 넓게 보이게 연출했다. 특히 길이를 강조했다. 롱 노즈는 확실히 멋지다. 이 카테고리의 자동차는 무엇보다도 스타일링이 생명인데, 그런 관점에서 보면 확실히 멋진 결과물이다.

운전석에 앉으면 어떤 느낌일까?

운전석에 앉으니 생각보다 여유가 있는 머리 공간에 놀랐다. 멋진 스타일링을 감안해서 조금 비좁아도 참자,라고 생각했는데, 기쁜 오판이다. 디자인과 사용성의 균형감이 느껴진다. 그렇지만 조심하지 않으면 탑승시에 머리를 부딪칠 수 있다. 루프의 경사가 상당히 가파르기 때문이다. 운전석의 착석 위치는 낮다. 이렇게 프론트 시트가 낮게 셋팅되면, 뒷좌석의 발을 놓을 공간은 줄어든다. 뒷좌석에 승하차할 때나 장거리 이동시 뒷좌석 탑승자는 편안하지 않을 수 있다. 그렇지만, 이런 불평은 적절하지 않다. 이런 것이 싫으면 세단을 타면 되는 것이다. 

4도어 쿠페라는 카테고리에서 실내 공간의 크기는 중요하기 때문에 더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리어 도어를 열어본다. 메르세데스 벤츠 CLS보다 38mm 정도 전고가 낮지만, 승강성은 의외로 좋다. 프레임이 없는 도어의 가장자리에 머리가 닿는 일도 없고, 뒷좌석에 앉았을 때 머리 공간과 얼굴 측면으로 압박감도 없다. 착석 위치가 넉넉하니, 갑갑한 느낌도 없다. 뒷좌석 공간도 좁은 편이 아니다. 뒷좌석의 편안함도 경쟁 모델 대비 좋아 보인다. 시트의 등받이는 6:4 분할 가능하며, 팔걸이 부분에서 스루-로딩 기능도 제공된다. 뒷좌석의 거주성은 불만 없는 훌륭한 4인승 자동차다. 트렁크 공간은 460리터로 넉넉한 편이다. 캐디백도 4 세트나 들어간다. 하지만 개구부는 큰 편은 아니다. 

대시 보드와 센터 콘솔은 6시리즈 2도어 모델에서 가져왔다. 퀄리티는 그대로다. 기어 레버와 i-Drive 컨트롤러를 포함한 스위치류는 인체공학적으로 좋은 편이지만, 2개의 대형 컵 홀더가 앞쪽에 위치하면서 살짝 레이아웃이 무너져 보이는 감이 있다. 6시리즈 그란 쿠페의 실내에서 만나는 것은 고급스러움과 고급스러운 분위기다. 그리고 4도어 쿠페 최고 수준의 실용성과 만난다. 

달려보면 어떤 느낌일까?

처음 낮은 운전석에 앉으면, 후드의 끝이 어디인지 잘 보이지 않는다. A 필러도 두꺼운 편이라, 시야가 양호하다고는 말할 수 없다. 그런데 일단 달리기 시작하면 이상하게도 바디의 크기를 전혀 느낄 수 없다. 도로를 달리면, 전장 5미터 이상, 전폭 1.9미터에 가까운 사이즈의 자동차가 3시리즈 같은 운전 감각을 준다.

직렬 6기통 트윈파워 터보 디젤 엔진이 이 녀석의 심장이다. 경량 알루미늄 구조에 가변식 터빈 구조의 3개의 터보차저가 장착된 이 엔진은 313 마력의 출력과 64.3kgm의 파워풀한 토크를 품고 있다. 스타트 이후, 이 디젤 엔진은 화끈하다. 균형감을 유지하며 100km/h까지 5.2초만에 가속을 끝낸다. 공회전시 엔진 소리는 약간 크지만 달려 보면 2,000 rpm부터 두터운 토크를 발휘하며 아주 경쾌하게 달린다. 물론 그 이후에도 아주 손쉽게 속도를 올린다. 디젤 엔진임에도 불구하고 최고 회전수까지 쭉 올라가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엔진 사운드는 전통적인 스타일로 박력이 있다. 여기에 스포츠 배기 시스템도 역할을 한다. 어쨌든 가속 페달을 밟을 수록 즐겁다. 아이들링 스톱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만 필요하지 않으면 기능을 억제하면 된다.

8단 자동변속기는 제동 시 시프트다운이나 제어가 섬세하면서 부드럽다. 동작이 너무 부드러워 잘 알아 차리지 쉽지 않지만, 8단 자동변속기는 효율적인 작업을 하고 있다. 토크 값에 대한 맵 데이터에 따라, 미리 시프트업하여 높은 기어를 선택하도록 학습되는 것 같다. 리터당 12.8km라는 뛰어난 연비 수치는 엔진뿐만 아니라 변속기도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이런 스포티하고 고급스러운 자동차에게 조타감은 매우 중요하다. 파워 스티어링은 모터로 구동되지만, 유압 방식처럼 부드러운 느낌을 준다. 물론 이런 느낌을 잘 전달하기에 채용되었을 것이다. 스티어링과 마찬가지로 중요한 것이 브레이크다. 이것도 잘 튜닝되었다. 우선 페달의 위치, 각도가 적절하다. 답력이 적절히 가해져야 하는 선형적인 스트로크 느낌이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지만, 운전할수록 대단하게 느껴진다.

6시리즈 그란 쿠페의 진정한 특징은 뛰어난 역동적인 성능이다. 드라이버의 요구에 솔직하게 반응하는 모습이 아주 인상적이다. 스티어링 휠의 적당한 무게는 직접적인 느낌을 전해 준다. 새시의 밸런스는 아주 좋고, 코너를 상당한 속도로 공략해도 한계에서도 중립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 와인딩 로드에서 조금 속도를 높이면 4도어 쿠페의 ‘쿠페’ 부분이 강조된다. 
에코프로, 컴포트, 스포츠, 스포츠+ 등 4개의 모드를 선택할 수 있는 BMW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기능을 이용하여 다양한 드라이빙 스타일도 대응이 가능하다. 모드 선택에 서스펜션의 댐핑 설정이 달라진다. 산길을 기분 좋게 달릴 수 있는 것은 스포츠 모드였다. 

댐핑은 약간 딱딱하지만 런플랫 타이어를 장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컴포트 모드에서 충분히 유연하다. 거친 노면에서도 정교한 승차감은 특별히 변하지 않는다. 고속도로에서는 안정감과 편안한 크루징 느낌이 좋다. 60km/h 이하의 속도에선 4WS (4륜 조향) 기능도 제공된다. 도로의 램프를 돌기에 편리하다. 시승시 때때로 나타나는 노면의 균열을 지날 때마다 6시리즈 그란 쿠페는 정말 잘 다듬어진 GT카라는 느낌에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다.

고급스럽고, 아름답고, 아주 스포티하면서도 실용적인

6시리즈 그란 쿠페는 6시리즈 쿠페나 컨버터블보다 휠베이스가 113mm 길다. 추가된 2개의 도어와 뒷좌석에 그 길이가 배분되었다. 이렇게 그란 쿠페는 롱 휠베이스 모델이다. 그래서 직진 안정성이 뛰어나 험로나 노면 요철에 충격이 적고, 승차감은 좋고 소음과 진동도 적다. 즉, 탑승자가 쾌적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회전반경 측면에서는 살짝 불리하기도 하다. 

하지만 가속 페달을 밟으면 내가 원하는 타이밍에 변속되고, 엔진 회전수가 올라가며 파워가 전달된다. 직접적인 감각의 스티어링 휠에서 타이어가 노면과 어떻게 맞닿아 있는지를 상세하게 전해져 온다. 스티어링 휠을 돌리면 쓰윽 방향을 바꾼다. 3미터에 달하는 휠베이스를 가진 자동차가 이처럼 운전자의 의도대로 움직인다는 것이 정말 놀랍다. 오른쪽으로 왼쪽으로 코너를 공략해 나면 5 미터짜리 차체가 컴팩트한 것처럼 느껴진다. 바디가 크고 우아해졌어도 BMW스러움이 희석되지 않은 것이다. 세련된 옷을 입고 있지만 그 안에는 피지컬이 뛰어난 운동 선수다. 전후 중량 배분은 48:52(전/후)이다. 거의 50:50으로 BMW의 전통이 잘 반영되어 있다.

이처럼 BMW는 드라이빙에 관련된 부분을 정말로 잘 이해하고 있다. 외관 뿐만 아니라, 스포츠,라는 단어의 본질을 잘 이해하고 있다. 그래서 이 자동차가 좋아, 이런 말이 나오는 거다. 엔진, 변속기, 서스펜션의 조합은 항상 안정적이며 안전하게 동작한다. 안심하고 스포츠 드라이빙을 즐길 수 있는 것이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달리면서 바디의 크기를 느끼게 하지 않는 핸들링 감각이야말로 BMW스럽다. 그래서 어떤 도로를 달려도 승차감은 좋기만 하다.

이 차는 4도어 모델이지만, 뒷좌석에 사람을 태우고 않아도 된다.  개인적인 취향이 반영되겠지만, 2도어 쿠페보다 4도어 쿠페의 비율을 좋아하기 때문에 그란 쿠페를 선택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스타일면에서는 CLS클래스나 A7이 경쟁이라고 말하지만 오히려 포르쉐 파나메라의 대안으로 보이기도 한다. 개성이라는 관점에서는 점잖지만, 자동차의 장점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최고의 4도어 쿠페가 아닌가 한다. 
BMW 640d xDrive 그란 쿠페는 성인 4명이 장거리도 주행할 수 있을 만큼 실용성도 높고, 아름다운 스타일링에 슈퍼 스포츠 감각이다. 호화스럽고 참 욕심나는 차량이다. 주머니가 넉넉한 사람들이 프라이빗한 시간을 갖기 위한 최선의 선택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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