락샥 2016 XC/트레일 서스펜션 포크 라인업

MTB 라이더라면 ‘락샥(ROCK SHOX)’을 모르는 이는 거의 없을 것이다. 락샥은 1989년부터 MTB용 서스펜션 포크와 리어쇽을 만들어온 ‘MTB 서스펜션의 개척자’라 부를만한 메이커로 크로스컨트리에서 다운힐용 서스펜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 라인업과 함께 가장 뛰어난 기술력을 가진 메이커 중 하나로 꼽힌다.

락샥을 대표하는 레이스용 서스펜션 제품들 중에는 ‘월드컵’이나 ‘팀’과 같은 명칭으로 제품의 등급을 구분하는 것들이 있는데, 이는 락샥의 서스펜션 제품들이 월드컵 레이스를 비롯한 세계 최고수준의 레이스에서 활약하고 있음을 암시한다.

락샥은 현재 스램(SRAM) 그룹에 소속되어 있으며, 기존의 서스펜션에 스램 그룹 컴포넌트의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술을 접합해 더 뛰어난 완성도를 가진 제품들을 내놓고 있다. 일례로 락샥 서스펜션에 스램의 최고등급 컴포넌트와 동일한 ‘XX’라는 등급명이 붙은 서스펜션 제품들의 등장을 시작으로 유압식 서스펜션 조절 레버를 적용하는 등 새로운 시도로 MTB 서스펜션 시장을 이끌어나가고 있다.

락샥 서스펜션 포크 라인업

이제 막 MTB를 시작한 라이더라면 대부분 자전거를 처음 구입했을 때 장착되어 있던 서스펜션 포크와 리어쇽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실력이 늘어갈수록 자전거 부품의 업그레이드 욕심도 나고 내 자전거의 부품이 어느 정도 등급인지 궁금해지기 시작하는 것은 대부분 비슷하지 않을까?

서스펜션 포크만을 살펴보아도 락샥은 무척 다양한 제품들을 출시하고 있다. 일반 판매가 이루어지지 않는 자전거 메이커 공급 전용 OE 모델도 있지만, 대부분의 제품은 별도로 구입 가능하며 국내에도 주요 제품이 HK코퍼레이션을 통해 공급되고 있다.

RS-1, 시드, 레바, 레벌레이션, 파이크 와 같은 다양한 서스펜션 모델 중 내 자전거에 맞는 것은 어떤 것일까? 락샥이 제공하는 제품 매트릭스를 참고하면 이를 쉽게 구분할 수 있다. 락샥의 서스펜션 포크는 크로스컨트리/트레일/엔듀로/그래비티의 4가지 카테고리로 구분된다. 각 카테고리별로 라인업이 세분화되는데, 크로스컨트리에서 그래비티 쪽으로 갈수록 서스펜션의 상하 가동범위인 ‘트래블(Travel)’이 더 길고, 튼튼하며, 무겁다. 엔듀로/그래비티 장르의 서스펜션 포크는 오르막보다는 내리막에서의 성능에 치중한 서스펜션 포크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락샥 서스펜션 포크에 적용된 주요 기술

락샥의 서스펜션 포크들은 ‘월드컵’, ‘팀’, ‘XX’ 등급을 제외하면 ‘RC’, ‘RCT3’, ‘RLT’와 같이 해당 제품에 적용된 기술들을 R, L, C, T와 같은 약어로 표시하여 세부 등급을 나눈다. 이 같은 명칭을 처음 접할 때는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의미만 이해하면 제품의 기능을 한눈에 알 수 있어 무척 편리하다.

우선 명칭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서스펜션의 대략적인 작동 원리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서스펜션이 충격을 받아 압축되었다가 복원될 때 내부에서 오일의 흐름이 발생하는데 압축될 때는 오일 밸브를 열어 저항 없이 빠르게 움직이지만, 압축된 서스펜션이 복원(Rebound, 리바운드)될 때는 밸브를 닫아 저항을 발생시켜 느리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한다. 이렇게 오일을 통해 서스펜션의 속도를 제어하는 장치를 ‘댐퍼’라고 부르며, 댐퍼를 통해 서스펜션의 리바운드 속도를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을 ‘리바운드 컨트롤(Rebound control)’이라 한다.

또 이 댐퍼 내부의 오일 흐름을 완전히 막아버리면 서스펜션은 돌덩어리처럼 단단하게 변한다. 이를 이용해 자전거를 타고 언덕을 오를 때 서스펜션이 위아래로 출렁거리는 현상을 막기 위해 일시적으로 단단하게 바꾸는 것을 ‘락아웃(Lock out)’이라고 한다.

한편 락아웃을 걸어놓았더라도 충격을 받았을 때 자동으로 락아웃이 풀리면서 충격을 흡수하는 기능이 있다면 무척 편리할 것이다. 스레숄드(Threshold)는 락아웃이 자동으로 풀리는 시점을 조절하는 기능으로 ‘락아웃 강도 조절 기능’이라 부르기도 한다. 이를 통해 큰 충격을 받아야만 락아웃이 풀리게 할지, 작은 충격에도 락아웃이 풀리게 할지 라이더는 자신의 취향에 맞는 세팅을 할 수 있다.

컴프레션(Compression)은 서스펜션 스프링의 반응을 조절하는 기능을 의미한다. 작은 충격이나 페달링에 의해 서스펜션이 쉽게 압축될 경우 이는 자전거의 출렁임이나 주행 중 힘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컴프레션 조절기능은 흔히 로우 스피드(Low speed compression, 저속 압축 조절)과 하이 스피드(High speed compression, 고속 압축 조절)의 두 가지로 나뉜다. 로우 스피드 컴프레션은 일반적인 페달링과 서스펜션의 초기 반응을 조절한다. 하이 스피드 컴프레션은 점프나 고속주행 중의 큰 충격을 받았을 때의 서스펜션 반응을 조절하며 주로 엔듀로나 그래비티 장르와 같은 격렬한 주행용으로 개발된 서스펜션에 탑재되는 기능이다.

이미 눈치 챈 분도 있겠지만 락샥 서스펜션 모델명의 네 가지 이니셜 R, L, C, T는 리바운드, 락아웃, 컴프레션, 스레숄드 기능의 탑재 유무를 표시한다. 추가로 ‘RCT3'과 같은 모델의 경우 락아웃, 컴프레션, 스레숄드 그리고 ’3가지 주행 모드로 조절 가능한 락아웃‘ 기능이 탑재되었음을 뜻한다. 모델에 따라 명칭에도 약간의 변화가 있으며 세부 기능을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매뉴얼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국내의 MTB 라이더들 중 절반 이상이 크로스컨트리(Cross Country, 이하 XC) 장르를 즐기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상당수의 라이더들은 락샥 서스펜션 포크를 사용하고 있을 것이다. 아마 자전거를 처음 구입했을 때 장착되어있던 포크를 사용하고 있는 경우도 많을 것이다.

락샥의 서스펜션 포크는 가격대와 기능에 따라 모델이 세분화 되어 있다. 락샥 30, 리콘, XC30은 주로 입문용 크로스컨트리 자전거에 장착되는 모델이며 보다 상위의 모델로 레바, 시드 RS-1과 같은 모델이 있다. 락샥 서스펜션 포크는 스램 컴포넌트의 국내 공식 디스트리뷰터인 HK코퍼레이션을 통해 공급되며, 전 라인업이 아닌 일부 모델이 수입된다. 국내 출시된 서스펜션 포크 주요모델의 특징과 기능을 소개한다.

XC 30, 30, 리콘(RECON) - 갖출 것은 모두 갖춘 MTB 입문용 서스펜션 포크

락샥 ‘XC 30’, ‘30’, ‘리콘(RECON)’은 자전거를 구입했을 때 장착되어있는 서스펜션 포크로도 쉽게 만나볼 수 있다. 서스펜션의 트래블은 100mm이다. 30 실버 TK는 포크 내부에 강철 코일 스프링이 들어있는 모델이며, XC 32 TK와 리콘 실버, 30 골드 TK에는 보다 가벼운 무게와 섬세한 서스펜션 강도 조절이 가능한 락샥 솔로에어 에어스프링이 적용된다. 서스펜션 포크 상단의 다이얼을 돌려 락아웃을 걸 수 있는 ‘턴키(Turn key, TK)’ 기능이 있으며, 포크 하단의 다이얼로 리바운드 스피드를 조절할 수 있다. 말 그대로 가장 기본적인 기능을 갖춘 입문용 MTB 서스펜션 포크다.

레바(REBA) - XC에서 트레일 라이딩 까지

락샥 레바(REBA)부터는 중급 이상의 MTB 라이더를 위해 본격적으로 서스펜션의 상태를 조절할 수 있는 다양한 기능들을 갖추었다. 국내에 공급되는 모델은 레바 RL로 26인치 휠과 27.5인치 휠용 모델이 모두 출시되며, 27.5인치 모델은 100mm와 120mm 2가지 서스펜션 트래블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락샥 레바 RL에는 XC와 트레일 장르에 최적화되어 오르막에서의 주행성능과 다운힐의 밸런스에 초점을 맞춘 ‘모션컨트롤(Motion control)’ 댐퍼가 장착되며, 락샥 솔로에어스프링과 리바운드컨트롤, 플러드게이트(Floodgate, 일정한 충격이 가해지면 자동으로 락아웃이 해제되는 기능)를 내장한 락아웃과 원락(OneLoc) 리모트 컨트롤을 제공한다.

시드(SID) - 월드컵에서 검증된 서스펜션 명기

시드(SID)는 RS-1 등장 이전까지 락샥을 대표하는 XC 레이스용 서스펜션 포크였고, 지금도 현역으로 레이스에서 활약하고 있다. 특히 시드는 락샥이 스램 그룹에 소속되면서 스램의 최상급 ‘XX’ 컴포넌트 그룹과 최상의 조합을 이루도록 디자인되었고, XX로부터 비롯된 유압식 ‘XLoc’ 리모트 락아웃 레버가 처음으로 적용되었다.

국내 수입 모델은 시드 XX, 시드 XX 월드컵 2종류이며 휠세트의 사이즈에 따라 26, 27.5, 29인치 휠세트용 모델을 선택할 수 있다. 중심이 되는 모델은 27.5인치 모델로 트래블은 100mm와 120mm 2가지를 지원한다. 댐퍼는 XC 레이스에 초점을 맞춘 락샥의 최상급 경량 댐퍼인 ‘모션컨트롤 DNA’이며 리바운드와 로우스피드 컴프레션을 조절할 수 있다.

시드 XX와 시드 XX 월드컵은 레이스에 초점을 맞춰 개발된 서스펜션 포크로 굴곡 있는 노면을 고속주행 시 서스펜션이 연속으로 압축과 복원을 반복하며 댐퍼가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는 현상을 줄인 래피드 리커버리 리바운드(Rapid Recovery rebound) 기술을 적용했다. 래피드 리커버리 리바운드는 굴곡이 많은 지형에서 서스펜션의 복원속도를 높여 타이어가 지면과 밀착된 상태를 유지해 안정적인 컨트롤을 유지하며 주행 저항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갑작스러운 브레이킹 시 서스펜션이 압축되며 자전거가 앞으로 쏠리듯 기울어지는 ‘다이브’ 현상을 줄이기 위한 디그 밸브 컴프레션 튠(Dig Valve compression tune) 또한 적용되었다. 시드 XX에는 앞서 소개한 유압식 XLoc 리모트 컨트롤 레버가 장착되며, 시드 XX 월드컵 모델의 경우 테이퍼드 카본 스티어러 튜브로 무게를 더욱 가볍게 만들었다.

RS-1 - 레이스를 위해 개발된 도립식 서스펜션 포크

RS-1은 현재 락샥의 최상급 XC 레이스용 포크로 기존의 락샥 서스펜션 포크들과 외관에서부터 큰 차이가 있다. 포크가 압축될 때 내부로 들어가는 부분인 스텐션 튜브가 아래에 위치해, 일반적인 서스펜션 포크를 위아래로 뒤집어놓은 듯한 구조의 ‘도립식’ 서스펜션 포크다.

도립식 포크에는 단점과 장점이 있다. 우선 단점으로 스텐션 튜브가 아래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라이딩 중 돌이나 바위에 부딪혀 손상되거나 스크래치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단점을 감수할 만큼 큰 장점이 있는데, 바로 스프링 아래의 무게(Unsprung Weight)가 가볍다는 점이다.

일반적인 서스펜션 포크의 경우 스텐션튜브 아래에 스프링이 들어가며, 그 아래의 로워 레그와 휠세트 전체가 움직이게 된다. 쉽게말해 ‘움직이는 부분의 무게’가 무겁다. 그러나 락샥 RS-1과 같은 도립식 포크는 크라운 일체형 레그에 에어스프링이 들어있고, 그 아래 위치한 스텐션튜브와 휠만이 상하로 움직인다. 움직이는 부분의 무게가 가벼운 만큼 관성의 영향이 적어 작은 충격과 노면의 굴곡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락샥 RS-1 서스펜션 포크는 스티어러튜브와 크라운-레그 전체가 카본으로 만들어졌으며, 락샥 솔로에어 스프링과 현재 RS-1에만 적용된 노면 반응성을 극대화한 액셀러레이터 댐퍼가 장착되었다. 래피드 리커버리 리바운드 기술로 노면 반응성과 뛰어난 컨트롤을 유지하며, 다이브 현상을 막아주는 디그 밸브 또한 적용되었다. 또한 일체형으로 만들어진 크라운과 레그는 뛰어난 강성으로 라이더의 스프린트에 완벽한 호흡을 맞출 것이다.

RS-1 서스펜션 포크는 27.5, 29인치 휠세트용 모델이 국내 공급되며, 서스펜션 트래블은 100mm지만 27.5인치 모델은 추가로 120mm를 선택할 수 있다. 락아웃을 조절하는 리모트 레버는 XLoc Spring, XLoc Full Sprint를 사용할 수 있다.

블루토(BLUTO) - 팻바이크의 오프로드 주행능력을 더욱 강력하게

마지막으로 소개할 모델은 락샥의 팻바이크용 서스펜션 포크 블루토(BLUTO)다. 일반적으로 폭 4인치 이상의 두꺼운 타이어와 휠을 장착한 팻바이크는 타이어 내부의 공기가 노면으로부터 발생하는 충격의 상당부분을 흡수하기 때문에 서스펜션이 아닌 리지드 포크를 장착하기도 한다. 그러나 타이어의 탄성으로 인해 튀어 오르며 접지력을 잃거나 점프 후 착지시의 충격 흡수에 취약하기에 타이어만으로 서스펜션을 대체하기엔 완벽하지 않다.

블루토는 현재 락샥 이외의 메이커에서 보기 어려운 팻바이크 전용 서스펜션 포크다. 팻바이크 전용 허브규격에 맞춰 15×150mm ‘맥슬 라이트(Maxle Lite)’ 액슬을 사용하며, 서스펜션 트래블은 80, 100, 120mm를 지원한다. 단순히 기존 서스펜션 포크의 폭만을 늘린 것이 아니라 무거워진 휠과 타이어 중량에 맞춰 댐퍼와 스프링을 튜닝했고, 강도를 더 높였다.

HK코퍼레이션이 국내 공급하는 모델은 블루토 RL과 RCT3의 2모델이다. 블루토 RL은 100, 120mm 서스펜션 트래블을 선택할 수 있고 원락 리모트 레버를 포함한 락아웃을 지원한다. 블루토 RCT3는 리바운드와 로우스피드 컴프레션 조절, 그리고 락아웃 강도를 3개의 포지션으로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추었다. 참고로 블루토는 만화 뽀빠이에서 주인공의 라이벌로 등장하는 캐릭터의 이름이다.

이상으로 락샥의 XC/트레일 서스펜션 포크 라인업의 주요 모델을 살펴보았다. 현재 락샥 서스펜션 포크의 전 라인업 주요 제품이 정식으로 공급되고 있으며, 특히 아직 국내에서 팻바이크가 마이너 장르임에도 불구하고 블루토와 같은 컴포넌트를 정식으로 공급하고 있다는 점에서 무척 반갑다.

프레임과 포크 휠세트의 업그레이드는 자전거의 성능 향상을 바로 몸으로 느낄 수 있게 해준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라이딩 성향에 맞는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다. 일례로 트레일 라이딩을 즐기는 라이더라면 무조건 가벼운 레이스용 포크를 선택하기보다 120mm의 넉넉한 트래블을 가진 포크가 즐거운 라이딩을 도와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상급 모델의 경우 라이더가 서스펜션의 특성을 직접 세팅할 수 있는 범위가 넓지만, 세팅에 따라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에 대한 ‘공부’가 필요할 수도 있다.

우선 지금 내 자전거에 장착된 포크가 무엇인지를 먼저 살펴보고, 어떤 기능이 있는지 알아보는 것은 어떨까? 만약 락샥의 제품이 장착되어있다면 우선 서스펜션 포크의 리바운드나 컴프레션 조절 같은 기능을 조금씩 바꿔보면서 느낌의 차이를 경험해보는 것도 무척 재미있는 경험이 될 것이다. 이런 경험은 라이더의 실력 향상에도 도움이 되며, 향후 서스펜션 포크를 업그레이드 할 때도 자신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는 지침이 되어줄 것이다.

글

장낙규 기자 rockyou@ridemag.co.kr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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