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종류의 휠은 자전거 라이딩을 즐겁게 만드는 요소 중 하나다. 지난번 라이드매거진은 휠의 명가 DT스위스(DT SWISS)의 RRC 65 다이컷 T(RRC 65 DICUT T) 휠세트를 소개한바 있다. RRC 65 다이컷 T는 높이 65mm의 카본 림으로 빌딩된 하이프로파일 휠세트지만 무게는 불과 1405g으로 가벼운 무게를 자랑하는 모델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허브와 스포크까지 DT스위스 부품들로 조립되었고 휠의 모든 구성요소를 완벽한 조화를 이루도록 설계된 것이 인상적이었다.

RRC 65 다이컷 T가 스프린터를 위한 휠이었다면, 이번에는 언덕의 스페셜리스트 클라이머를 위한 휠세트를 소개하고자 한다. DT스위스가 올해 선보인 최상위 등급 신제품으로 절정의 기술력을 담은 초경량 휠이다. 바로 ‘RC 28 스플라인 C 몬 체세랄(RC 28 SPLINE C MON CHASSERAL)’이다.

휠의 이름에도 알 수 있듯 RC 28 스플라인 C 몬 체세랄은 높이 28mm의 로우프로파일 림을 가진 휠이며, 형제 모델인 RC 38과 함께 ‘몬 체세랄’이라는 새로운 라인업에 속한다. '몬 체세랄‘ 이라는 독특한 이름에 먼저 관심이 생길 텐데 몬 체세랄은 DT스위스 본사가 위치한 스위스 베른 주 빌(Biel)시에 있는 해발고도 1600m정도에 위치한 산의 이름이다. 정상에는 독특한 전파송신탑이 있으며 독특한 풍경의 관광명소로 알려져 있다. 몬 체세랄의 풍경은 RC 28 스플라인 C의 신형 카본 허브와 림에도 그려져 있다.

어쩌면 DT스위스 본사 근교에 위치한 몬 체세랄은 DT스위스의 휠 테스트가 가장 많이 이루어졌던 장소일지도 모른다. RC 28 스플라인 C 몬 체세랄 역시 이 오르막이 탄생시킨 초경량 휠세트가 아닐까? 몬 체세랄과 같이 험준한 오르막길을 오르기 위한 휠을 오늘 소개하고자 한다. RC 28 스플라인 C 몬 체세랄의 무게는 불과 1250g으로 무척 가볍다. 게다가 가벼운 무게뿐 아니라 클린처(Clincher) 타입 휠세트라는 점이 놀랍다. 무려 로드바이크용 튜브리스타이어를 겸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튜브리스 레디(tubeless ready)로 개발된 휠세트다.

 

1250g의 초경량 카본 클린처 휠

그동안 가벼운 레이스용 휠들은 주로 튜블러(tubular)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튜블러 타이어는 타이어 내부에 공기압을 유지하는 튜브를 넣고 봉합해 림에 접착하는 방식인데, 공기압이 카본 림에 큰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에 공기압을 견디기 위한 카본 림의 측면 보강을 최소화하고 가볍게 만들 수 있었다.

하지만 클린처 휠세트, 특히 튜브리스 방식 타이어를 사용하기위해서는 휠세트의 림 월이 직접 공기압을 견뎌야 하는 만큼 견고함이 요구된다. 그만큼 휠의 무게가 늘어나게 된다. 하지만 DT스위스의 뛰어난 기술력은 이 조건들을 만족하면서도 1250 그램이라는 매우 가벼운 무게를 실현하였다.

이는 가히 휠의 명가만이 해낼 수 있는 놀라운 스펙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프론트 휠의 무게는 560g 그리고 리어 휠은 690g이며 림의 폭은 21mm로 전통적인 로드바이크용 규격이다. 클라이밍 스페셜리스트를 위한 무기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단 한 가지 단점을 꼽자면 라이더 체중제한이 90kg이라는 점일 것이다. 하지만 RC 28 스플라인 C 몬 체세랄을  선택할 정도의 클라이머라면 분명 자신의 체중감량에 신경 쓰지 않았을 리 없으니, 몸무게가 90kg을 초과하는 경우는 흔치 않을 것이다.

가벼운 무게와 클린처, 튜브리스 레디라는 점에서만 놀라긴 이르다. DT스위스가 휠의 명가라는 명성을 얻게 된데 는 휠의 모든 구성요소의 궁합을 고려한 특유의 설계가 있다. 휠은 여러 가지 다양한 부품으로 조립되어 비로소 제 역할을 한다. 림, 니플, 스포크, 허브 그리고 허브 내부에 위치한 베어링까지 하나하나 요소는 엄선되어 세심하게 조립되어야만 레이스에서 최상의 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 구성 요소들 간의 완벽한 균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스플라인(SPLINE)’이라는 이름은 DT스위스의 허브 디자인 중 하나를 가리키는 명칭이다.

휠은 스포크의 팽팽한 장력이 균형을 이루며 구조를 유지한다. 라이더의 출력을 고스란히 전달하여 휠이 지면을 박차고 나가기 위해서는 힘 전달을 위해 단단한 강성을 확보해야 하며, 한편으로는 가볍고 휠을 구성하는 각 요소에 무리를 주지 않는 내구성까지 확보해야 한다. 스플라인 허브의 특징은 스포크를 고정하는 플렌지가 별 모양이라는 점이다. 이 별 모양의 플렌지는 드라이브사이드에 적용되며, 뿔 하나당 2개의 스포크가 걸리고 서로 반대방향으로 잡아당기며 균형을 이룬다.

스포크는 전통적인 J밴드 방식보다 무게대비 내구성과 강성이 뛰어난 스트레이트 풀 타입으로, DT 에어로라이트(DT aerolite)와 DT 에어로 콤프(DT aero comp)를 사용한다. 공기를 가르는데 유리하고 강성이 뛰어난 블레이드 타입이며 중앙으로 갈수록 얇아지는 더블버티드 형태로 제작되어 무게를 감소시켰다. 스트레이트 풀 타입 스포크를 사용하면 휠 전체의 장력을 고르게 유지하기 쉬우며 허브에도 부담을 덜 준다. 앞바퀴는 좌우 각 10개의 스포크를 래디얼 패턴으로 배치했고, 뒷바퀴는 드라이브사이드에 16개의 스포크를 3크로스 패턴으로 배치, 논 드라이브사이드는 8개의 스포크를 래디얼 패턴으로 배치했다.

게다가 DT스위스는 몬 체세랄 라인업에 신형 카본 셸 허브를 적용했다. 이 신형 카본 허브 셸은 그야말로 극한의 경량화를 위해 알루미늄 소재의 사용을 최소화했고, 심지어 스포크 헤드가 걸리는 앵커를 단순화 시키면서 혁신적으로 무게를 줄였다. 클린처 그리고 튜브리스 레디로 만들어진 림임에도 RC 28 스플라인 C 몬 체세랄이 초경량 휠이 될 수 있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앵커와 스포크 헤드 거기에서 연장된 스포크와 니플 그리고 림까지 빈틈없이 완벽하게 결합될 수 있도록 설계한 DT스위스의 스플라인 콘셉트는 휠의 성능을 결정짓는 훌륭한 균형과 조화 거기에 내구성까지 확보하고 있다.

스플라인 허브 내부의 SINC (Silicon Nitride ceramic) 베어링은 궁극의 정밀도와 내구성을 자랑한다. DT스위스의 신형 세라믹 베어링으로 RC 28 스플라인 C 몬 체세랄의 앞, 뒤 허브에 적용되어 얼음처럼 매끄러운 주행감과 극도로 적은 구름저항을 선사한다. 또한 뒷 허브 래칫은 DT스위스의 상징과도 같은 일명 ‘스타 래칫’이 장착되었다. 아마 DT스위스 휠세트를 사용해본 경험이 있다면 특유의 “차르르”하는 프리허브 소리에 반한 이도 적지 않을 것이다.

래칫 시스템은 DT스위스에게 휠의 명가라는 명성을 얻게 해준 부품중 하나다. 두 개의 정교한 톱니 판이 맞물리는 간단한 구조로 낮은 구름저항과 휠의 빠른 반응성을 주는 부품이다. 간단한 구조와 전용 공구가 필요 없어 누구나 쉽게 정비할 수 있는 구조덕분에 많은 사랑과 신뢰를 받고 있는 DT스위스를 상징하는 기술이다.

 

클라이밍 레이스를 위해 태어난, 그러나 전천후의 훌륭함

몬 체세랄이라는 특별한 이름 덕분에 이 휠에 상당한 호기심이 들었다. 몬 체세랄 정상에 있다는 독특한 생김새의 송신탑을 형상화해서 그려 넣은 데칼이 인상적이다. 자전거의 성능을 향상시키는 휠의 본래 역할만큼이나 자전거와 조화를 이루는 멋스러움도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흔히 ‘감성’이라고 말하는 자전거의 멋, 그동안 DT스위스 제품들의 디자인이 맘에 들지 않았던 라이더라도 이 몬 체세랄을 보면 반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정교한 카본 무늬가 비치는 28mm 림과 카본 허브 그리고 멋스러운 데칼이주는 고급스러움은 한눈에 반할만 하다. 과연 그 성능은 어떨까? 몬 체세랄을 장착하고 오르막으로 자전거를 몰았다.

자전거 장착과정에서도 DT스위스의 장점은 빛난다. 바로 RWS 퀵 릴리즈 레버다. RWS는 DT스위스 특유의 퀵 릴리즈 레버인데 일반적인 레버들과 달리 시계 방향으로 돌리면 휠을 자전거에 고정할 수 있도록 잠기게 만들어졌으며 레버를 위로 당겨서 위치를 조절할 수 있다. 자전거에 휠을 확실히 고정하기도 편하며 고정된 상태에서 레버를 들어 올려 위치를 별도로 조정할 수 있는 점은 매우 마음에 들었다. 휠을 자주 갈아 끼우는 라이더라면 RWS 퀼 릴리즈 레버는 정말 고마운 존재가 될 것이다.

주행해본 소감은 가볍다. 정말 가볍다. 같은 자전거가 맞는지, 자주 찾던 익숙한 오르막 코스가 맞는지 의심이 들 정도로 RC 28 스플라인 C 몬 체세랄이 주는 체감효과는 크다. 페달링을 할 때 가볍게 밀고나가는 감각, 매우 가볍고 단단하게 만들어진 최상 등급의 휠만이 줄 수 있는 탁월한 주행감을 준다.

자주 찾던 익숙한 힐클라임 코스에서 더욱 무거운 기어비로 달릴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다리에 걸리는 부하가 적고 속도는 더욱 빨라진다. 현존하는 최고의 기술로 만들어진 휠이 제공하는 성능을 차원이 다르다는 느낌을 받기에 충분했다.

레이스용 휠이지만 평소에 사용하기에도 큰 부담이 없을 것이다. 바로 클린처 방식으로 만들어져 펑크로 인한 타이어, 튜브의 유지보수 걱정이 적은 덕분이다. 또한 앞으로 보편화될 로드바이크용 튜브리스도 사용할 수 있게 개발된 튜브리스 레디라는 점은 구매욕을 당기는 부분이다.

RC 28 스플라인 C 몬 체세랄의 국내 소비자 가격은 467만원으로 구입을 쉽게 결정할 수 있는 가격은 아니다. 하지만 진정한 최상위 등급 초경량 레이스 휠을 맛보고 싶다면 이만한 선택도 없을 것이라 생각된다. 힐클라임에 특화된 가벼운 무게, 완벽한 균형과 정비 편의성 그리고 클린처 튜브리스타이어를 사용할 수 있는 RC 28 스플라인 C 몬 체세랄은 어떤 환경에서도 제 성능을 발휘해줄 것이다. 오르막길에 자신 있는 라이더이거나 다가오는 힐클라임 레이스에서 활약하고 싶다면 RC 28 스플라인 C 몬 체세랄을 주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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