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클로크로스(cyclo-cross, CX) 바이크는 생소한 장르지만 오랜 역사를 지닌 오프로드용 자전거다. 흔히 오프로드용 자전거라고 이야기 하면 MTB를 떠올리기 마련이지만 사이클로크로스는 MTB보다 훨씬 긴 역사를 가지고 있다. 기록에 따르면 1902년 프랑스 내셔널 챔피언십이 열렸고 1950년 세계 선수권대회가 열렸다고 하니 적어도 114년 이상의 긴 역사를 가지고 있는 자전거다.

사이클로크로스는 로드바이크의 DNA를 물려받은 오프로드용 자전거라고 할 수 있다. 로드바이크와 유사한 외관을 지닌 사이클로크로스는 로드바이크로 비포장도로를 달리기 위해 오프로드 타이어와 브레이크를 장착한 것이 기원이기 때문이다.

현대 오프로드 자전거의 대표 MTB와 비교해보면 가장 큰 차이는 역시 서스펜션의 유무다. 오로지 자전거를 이용해 장애물과 코스를 주파하는 MTB경기와 달리 사이클로크로스는 때때로 자전거에서 내려 뛰거나 자전거를 어깨에 메고 장애물을 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다소 무거운 무게의 서스펜션은 대부분의 사이클로크로스 자전거에는 장착되지 않는다.

정리하자면 사이클로크로스는 로드바이크보다 오프로드에 강하며, MTB보다 가벼운 오프로드용 자전거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비포장도로를 벗어난 순간 약한 모습을 보이는 것도 아니다. 기본적으로 로드바이크와 같은 혈통을 가진 자전거인 만큼 오프로드 타이어를 로드바이크 타이어로 바꿔 끼우는 순간 다시금 로드바이크의 DNA가 살아난다.

다양한 매력을 가지고 있는 사이클로크로스에 강한 자전거 메이커가 있다. 바로 포커스다. 포커스의 창립자 마이크 클루(Mike Kluge)는 13번의 독일 내셔널 챔피언 타이틀과 XC월드컵 챔피언 그리고 1992년 사이클로크로스 월드챔피언을 지낸 화려한 이력의 엘리트 선수였고 지금은 포커스에서 브랜드 컨설턴트 겸 홍보대사 역할을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이크의 오랜 레이스경험을 토대로 설립한 포커스는 산악자전거와 사이클로크로스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그중 포커스의 알루미늄 프레임 사이클로크로스 모델인 '마레스 AX Disk APEX'(이하 마레스 AX Disk)모델을 살펴보자.

 

튼튼한 골격을 지닌 레이스용 CX바이크

마레스 AX Disk는 레이스용 사이클로크로스 바이크다. 알루미늄 소재의 프레임과 카본포크에 은은한 펄이 들어간 회색바탕에 아이보리와 파랑, 빨간색 데칼로 디자인 되어 있으며, '스램 아펙스(SRAM APEX)' 구동계 부품과 콘셉트 컴포넌트, 에이-클래스(A-CLASS)의 휠세트가 장착된 마레스 AX Disk를 한번 살펴보자.

레이스용 바이크의 기본 성능은 프레임에서 나온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자전거에게 있어 프레임은 중요한 요소다. 자전거 프레임의 단단함과 가벼움은 자전거 개발자들에게 있어 숙제와 같은 존재다. 마레스 AX Disk의 프레임은 단단함과 가벼움. 이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기 위해 알루미늄 프레임을 선택했다. 얼핏 보기에도 완성도가 높은 마레스 AX Disk의 프레임은 트리플버티드 가공을 통해 불필요한 무게를 최대한 줄인 최고급 알루미늄 튜빙으로 제작되었다.

프레임의 튜빙 중 한눈에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독특한 부분이 있다. 바로 탑튜브다. 측면에서 보았을 때는 비교적 얇고 위에서 보았을 때는 넓은 모양을 한 넓적한 모양의 탑튜브는 자전거를 어깨에 메고 장애물을 넘거나 뛰어다녀야 하는 사이클로크로스 경기의 특성이 반영된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모양의 튜빙은 프레임의 경량화에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프레임의 뒤틀림에도 강한 면모를 보여준다.

마레스 AX Disk의 다운튜브는 넓은 구경의 튜빙이 사용되었다. 헤드 튜브와 만나는 부분은 양옆에서 누른 듯 세로로 길쭉하고 BB셸과 만나는 부분은 위아래에서 누른 듯 가로로 길쭉한 모양을 하고 있다. 이는 라이딩을 할 때 부분에 따라 가해지는 충격의 방향이 다르기 때문이다.

자전거 앞쪽 헤드튜브와 만나는 부분은 포크를 통해 지면으로부터 전달되는 상하방향의 힘이 가해지고, BB셸과 만나는 부분은 라이더가 페달링을 할 때 좌우로 프레임이 비틀리는 듯한 힘이 가해진다. 때문에 마레스 AX Disk의 다운튜브는 각 부위별로 가해지는 힘에 상반되는 모양으로 디자인되어있다.

탑튜브와 다운튜브가 만나는 지점이며, 프레임에 포크를 장착하는 부분인 헤드튜브는 테이퍼드 방식의 디자인이 적용되었다. 테이퍼드 헤드튜브는 프레임에 포크를 장착할 때 사용되는 두 개의 베어링 중 하단이 상단보다 큰 구경의 비대칭 구조를 가진 디자인을 뜻하는 말이다. 또한 변속케이블과 리어 유압 브레이크 케이블이 외부로 노출되지 않고 프레임 내부를 관통해 지나가는 인터널 라우팅 방식이 적용되었다.

포크는 포커스의 ‘P2T 10’카본 소재로 만들어진, 곧게 뻗은 스트레이트 타입의 포크다. 스트레이트 포크는 앞으로 약간 휘어져 있는 전통적인 방식의 벤트 포크와 달리 자전거의 직진성보다는 민첩한 주행에 어울리는 포크로, 다양한 변수가 존재하는 사이클로 크로스 바이크에 적합한 포크라고 볼 수 있다.

체인스테이는 위에서 보았을 때는 얇고 옆에서 보았을 때는 두꺼운, 세로방향으로 긴 모양의 튜빙이 사용되었다. 또한 BB셸과 만나는 부분은 넓고 반대방향으로 가다가 급격히 얇아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역시 충격흡수를 위한 디자인으로 자전거 뒤쪽에 충격이 가해지더라도 자전거 중심부에 전해지는 충격을 감소해준다.

드롭아웃 부분이 살짝 굽어져 있는 시트스테이 역시 일반적인 둥근 모양의 튜빙이 아닌 다양한 방향의 충격을 흡수할 수 있도록 드롭아웃 부분과 중간 부분이 살짝 가로와 세로방향으로 눌려져 있다. 주로 투어링을 즐길 때 사용하는 패니어 랙을 장착할 수 있는 구멍이 있어 별도의 장치 없이 장착이 가능하다.

변속케이블과 유압디스크 케이블이 프레임을 관통해 외부로 빠져나오는 BB셸 하단의 구멍과 케이블이 다른 자전거들과는 조금 다르다. 다운튜브와 BB셸이 만나는 지점에 보강재를 덧댄 후 BB셸과 보강재를 중심으로 구멍이 뚫려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프레임 접합부와 BB셸의 강도를 높이면서 사이클로크로스 경기 중 프레임 내부로 진흙과 같은 이물질이 들어오는 것을 조금이나마 막기 위함으로 보인다. 또한 케이블 역시 시작부터 끝까지 어느 한곳 노출되어 있지 않고 케이블하우징으로 감싸져 있다. 이 역시 외부의 오염물질로부터 케이블을 보호하기 위함이다.

디스크브레이크가 장착된 포커스의 자전거들에는 다른 메이커의 스루액슬과는 약간 다른 ‘R.A.T.(RAPID AXLE TECHNOLOGY)’라는 기술이 적용되었다. 기존의 스루액슬은 나사를 돌려 고정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경기에서 타이어 트러블이 발생했을 경우 휠을 분리하는데 다소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포커스의 R.A.T.는 액슬의 레버를 젖혀 풀어준 뒤 레버를 시계 반대방향으로 90도 돌려 뽑아내면 쉽게 빠진다. 반대로 휠 교체 후에는 액슬의 각도를 맞춰 넣어준 뒤 시계방향으로 90도 돌린 후 레버를 잠그면 된다.

디스크브레이크에는 스램의 ‘센터라인 로터(Centerline Rotor)’ 160mm 모델이 사용되었다. 과거의 사이클로크로스용 디스크 브레이크는 140mm 디스크 로터가 많이 사용되었지만, 최근에는 무게가 조금 더 늘어나더라도 제동력이 보다 우수한 160mm를 장착하는 경우도 자주 볼 수 있다. 마레스 AX Disk의 디스크 브레이크 캘리퍼는 최근 새로운 규격으로 등장한 플랫마운트가 아직 적용되지 않았고, 기존의 포스트마운트 방식을 채용하고 있다. 센터라인 로터는 브레이크 제동 시 소음이 적을 뿐만 아니라 로터의 진동 또한 적어 브레이크패드와의 균일한 마찰로 제동력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마레스 AX Disk에는 대만 에이-클래스(A-CLASS)의 'CEX CD 4.0 DB' 휠세트와 슈발베(Schwalbe)의 ‘로켓 론(Rocket Ron)’ 타이어를 장착했다. 로켓 론 타이어는 수많은 오프로드 경기에서 그 성능을 인정받은 타이어로 마레스 AX Disk에 장착된 로켓론은 마레스 AX Disk의 디자인에 맞춰 아이보리 색상이 사이드 월에 들어간 특별 에디션이다.

핸들바와 스템, 안장, 시트포스트는 ‘콘셉트 EX(Concept EX)’제품이 사용되었으며 프레임사이즈는 XXS(48), XS(51), S(54) 세 가지 사이즈가 있다. 마레스 AX Disk를 비롯해 다양한 포커스의 자전거들에는 ‘SSPS(Stable Stiffness Per Size)’라는 포커스만의 프레임 설계기술이 적용되었다. SSPS는 어떠한 사이즈의 자전거를 타더라도 라이더가 동일한 프레임 성능을 경험할 수 있는 프레임 설계로, 알루미늄 프레임에도 이 같은 콘셉트를 적용했다는 점이 놀랍다. 라이더를 위한 성능을 최우선시 하는 포커스의 철학이 담겨져 있는 부분이다.

사이클로크로스를 자동차에 비교하자면 로드바이크와 같이 날렵한 주행성능과 MTB같이 험로에서도 탁월한 면모를 보이는 CUV(Crossover Utility Vehicle)와 같다고 이야기 할 수 있다. 평소 자전거를 이용해 도심 속 출퇴근을 하는 라이더라면 편안한 승차감과 날렵한 주행성능을 동시에 지닌 자전거를 한번쯤은 꿈꿔보았을 것이다. 빠른 속도를 즐기고 싶다면 로드바이크 타이어를, 도심 속 익스트림 라이딩을 즐기고 싶다면 오프로드 타이어를 번갈아 장착하면서 자전거 생활을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그렇다면 사이클로크로스가 가지고 있는 매력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마레스 AX Disk APEX 제원

프레임 : 레이스 크로스 V2 디스크 알로이 트리플버티드 디스크
포크 : 마레스 CX P2T 10 카본 T4 디스크
크랭크 : 스램 아펙스
시프터 : 스램 HRD700
앞 디레일러 : 스램 아펙스
뒤 디레일러 : 스램 아펙스
카세트 : 스램 PG-1050, 11-28 10단
체인 : 스램 PC-1051
브레이크 : 스램 HRD700
타이어 : 슈발베 로켓 론 포커스 에디션 622X33
휠세트 : 에이-클래스 CEX CD 4.0 DB
핸들바 : 콘셉트 EX
사이즈 : XXS(48), XS(51), S(54)
가격 : 259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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