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이맘때 엘파마의 환타시아 S7 S900을 시승했다. 우연찮게도 1년의 간격을 두고 이름이 같은 자전거를 시승하게 되니 기분이 묘하다. 물론 이름만 같을 뿐 실제로는 다른 자전거로, 작년의 시승모델은 26인치 휠을 장착했지만 이번에 시승한 2016 환타시아 S7 S775는 27.5인치(650b) 휠을 장착했다.

 

환타시아(FANTASIA)는 엘파마의 카본 MTB 라인업의 별칭이다. 최상급 모델인 환타시아 G시리즈가 엘파마 MTB의 플래그십을 맡고 있고 그 아래에 환타시아 S7 시리즈가 위치한다. 2015년 모델은 환타시아 G시리즈가 27.5인치, S시리즈가 26인치 휠을 장착해 서로 다른 포지션을 담당했다. 하지만 2016년 모델은 환타시아 S시리즈가 27.5인치와 26인치 휠의 두 가지 버전으로 출시되면서 ‘카본 하드테일 엔트리 모델’로 포지션이 살짝 바뀌었다.

 

 

흔히 엔트리 모델이라 하면 입문자용 자전거를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카본 프레임’의 엔트리 모델이라면 입문자용이 아니라, 본격적인 고성능 모델의 시작기 정도로 이해해야 할 것이다. 오히려 엘파마 환타시아 S7 시리즈는 중상급 이상의 실력을 갖춘 라이더를 만났을 때 날개를 달아줄 수 있는 레이스 지향 모델로, 합리적인 가격에 우수한 성능을 갖추었다.

 

여러 자전거 브랜드의 ‘같은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는’ 다양한 자전거들 중 독보적으로 우수한 프레임을 자랑할 뿐 아니라 부품의 구성 또한 훌륭하다. 제한된 예산으로 구입할 수 있는 최고의 자전거를 원한다면, 엘파마 환타시아 S7 시리즈는 최고의 선택지를 제공한다.

 

 

 

 

‘잘 만든 알루미늄 프레임이 어설픈 카본보다 낫다’, 이런 믿음으로 알루미늄 프레임에 우수한 부품을 장착한 합리적인 가격의 MTB를 선호하는 이들도 있다. 그렇다면 ‘잘 만든 카본 프레임 MTB를 알루미늄 모델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면 어떨까?

 

엘파마의 MTB 플래그십인 환타시아 G 시리즈는 최고의 소재와 기술을 사용했고, 무엇보다도 엘파마가 후원하는 국내 최고수준의 선수들이 실전에서 테스트한 피드백을 반영해 개발한 레이스 모델이다. 한편 환타시아 S7은 환타시아 G 시리즈를 바탕으로 개발된 보급형 모델로, 카본 소재와 세부 디자인에는 다른 점이 있지만 환타시아 G 시리즈와 99% 동일한 프레임 지오메트리로 설계되으며 우수한 소재와 기술을 아낌없이 투입했다.

 

 

환타시아 S7의 프레임 소재와 기술만 보아도 범상치 않은 모델임을 알 수 있다. 프레임은 일본 토레이사의 T700원사를 사용했다. 여러 브랜드의 중상급 자전거 프레임에 널리 사용되어 그 성능이 충분히 검증된 고급 소재다. 엘파마에 의하면 환타시아 S7의 프레임에는 카본 원사를 3000가닥 단위로 교차했음을 의미하는 ‘3K’ 능직 소재를 사용했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카본 소재는 촘촘하게 엮은 것을 사용할수록 비틀림에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3K 카본소재를 이용해 프레임을 강화하고 연결부위를 비롯해 높은 부하를 견뎌야 하는 곳을 보강해 프레임 전체의 내구성을 높였으며 외관 또한 이를 통해 아름답게 마무리했다.

 

 

소재 뿐 아니라 프레임의 제작과정에서 내부의 주름을 제거하고 매끄럽게 마무리하는 기술인 EPS(EPS Moulding Innerlayer) 공법을 적용했다는 점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보이지 않는 기술과 마무리가 프레임의 수명과 성능에 큰 영향을 미친다. 환타시아 S7은 보급형 모델이지만, 누구나 구입할 수 있는 모델이기에 엘파마가 더욱 신경 써서 만들었다는 인상을 받았다.

 

 

또한 엘파마 환타시아 S7 프레임에는 독특한 특징이 있는데, 국내 라이더들이 선호하는 부품 규격에 맞춰 프레임을 제작했다는 점이다. 가벼운 무게와 단순한 구조를 이유로 해외 자전거 메이커들은 프레스 방식 BB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국내의 많은 라이더들이 아직 나사산 방식의 BSA 규격 BB를 선호하는데, 기존 크랭크와의 호환성이 높을 뿐 아니라 프레스 방식 BB를 장착한 자전거에서 종종 발생하는 소음문제로부터 비교적 자유롭기 때문이다.

 

 

반면 프론트 디레일러는 시마노의 사이드스윙 방식을 지원하며, 최신 Di2 전동 구동계를 장착할 때 모든 전선이 프레임 내부를 통과하도록 설계하는 등 최신 규격을 적용했다. 드롭아웃은 알루미늄 소재로 양쪽 모두 교체가 가능한데, 드롭아웃을 교체해 9mm QR 방식과 12mm 스루액슬 방식을 선택할 수 있는 ‘컨버터블’ 디자인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엘파마 환타시아 S7 시리즈는 100만 원대의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는 카본 하드테일 MTB다. 장착된 부품의 구성에 따라 6가지 모델을 선택할 수 있는데, 가격을 낮추기 위해 품질이 낮은 부품을 섞는 등의 꼼수를 사용하지 않았다. 환타시아 S7 라인업의 어떤 모델을 선택하더라도 합리적인 가격과 사양으로 높은 만족감을 줄 것이다.

 

 

환타시아 S7 시리즈 중 가장 저렴한 가격의 S670 모델은 시마노 데오레 급 구동계와 RST F1RST 포크를 장착했고 완성차의 가격은 179만원이다. F1RST 서스펜션 포크는 에어서스펜션, 리바운드컨트롤, 리모트 락아웃을 지원한다.

 

한편 환타시아 S7의 최상위모델인 S970에는 시마노의 상급 구동계, DT스위스의 컴포넌트와 서스펜션 포크, 폭스의 팩토리 등급 포크 등 고급 부품을 아낌없이 사용했다. S7 라인업의 최상급 모델인 S7 S970은 시마노 XTR M9000 11단 구동계와 폭스 32 플로트 팩토리 서스펜션 포크, DT스위스 XR1501 스플라인 원 휠세트를 장착했고 가격은 549만원이다.

 

 

그리고 이번에 라이드매거진이 시승한 환타시아 S7 S775는 라인업의 중간에 해당하는 모델로 시마노 XT M8000 11단 구동계와 시마노 MT15 휠세트, DT스위스 OPM OL 서스펜션 포크를 장착했고 가격은 279만원이다. 자전거를 업그레이드 할 때 최소한 XT급 이상의 구동계를 선호하는 라이더가 많다는 점을 생각하면 환타시아 S7 S775는 고급 구동계를 갖춘 합리적인 가격의 모델로 국내 라이더들의 큰 호응이 예상된다.

 

라이드매거진이 실측한 환타시아 S7 S775의 무게는 11.3kg. 프레임 사이즈 40cm(15.7인치)의 모델로 부품 구성 대비 준수하다. 부품 구성을 살펴보면 약간의 업그레이드를 통한 감량의 여지가 있으니 차차 시도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하다.

 

 

포크는 DT스위스의 OPM OL을 장착했다. OPM은 DT스위스의 경량 원피스 마그네슘(One Piece Magnesium) 기술을 의미하며 OL은 오픈-락(Open-Lock)의 2가지 주행 모드를 지원한다는 것을 뜻한다. 핸들바의 리모트 레버를 통해 간단히 서스펜션을 잠글 수 있다. 서스펜션의 트래블은 100mm이며 15mm 스루액슬 휠세트가 장착된다.

 

 

구동계는 시마노 XT M8000. 크랭크에는 40/30/22T 트리플 체인링이 장착되며 카세트 스프라켓은 11-40T 11단이다. 충분한 등판능력을 갖춘 세팅으로 국내의 동호인 라이더들이 선호하는 구성이다. 프론트 디레일러는 시마노의 신형 사이드 스윙 방식이며, 케이블이 프레임 내부를 통과하는 인터널 라우팅 디자인을 적용했다.

 

휠세트는 시마노 MT15로 다른 구동계 부품들에 비하면 낮은 등급이다. 그러나 저렴하면서 튼튼하고 센터락 디스크 로터 장착을 지원하는, 기본기에 충실한 휠세트로 환타시아 S7 S775의 가격 경쟁력에 한 몫 했을 것이다. 타이어는 슈발베의 래피드 롭 와이어로, 레이싱 랄프 타이어의 구형 모델과 동일한 트레드 디자인을 적용했으나 와이어비드와 싱글컴파운드를 사용했다.

 

 

11.3kg이라면 동호인을 위한 자전거로서는 충분히 가벼운 무게다. 여기에 타이어만 조금 더 가벼운 것으로 바꾸어도 10kg대의 무게에 진입할 수 있다. 어차피 타이어는 소모품이니 나중에 교체할 때 경량의 레이스용 제품을 선택하면 더욱 즐겁고 경쾌한 라이딩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엘파마 환타시아 S7 시리즈는 강한 개성으로 어필하는 모델은 아니다. 엄청나게 가벼운 무게나 단단함과 같은 특색보다는 MTB 라이더들이 보편적으로 원하는 요구에 의해 디자인되고 완성도를 끌어올린 모델이 아닐까 생각된다. 한마디로 모난 곳 없이 무난한 모델이라는 뜻으로 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것이 환타시아 S7 시리즈를 낮게 평가할만한 요소는 아니다. 보편적으로 대부분의 라이더들이 만족할만한 구성을 갖추었고, 수입 브랜드의 알루미늄 프레임 완성차 가격으로 이정도 수준의 자전거를 구입할 수 있는 것은 분명 축복이다. 프레임만 구입할 때의 가격은 140만원이다. 그러나 완성차를 구입한다면 엘파마가 국내 공급을 담당하고 있는 DT스위스 엘파마 고유 브랜드 컴포넌트가 더해지기 때문에 가격대비 높은 사양의 자전거를 소유할 수 있다.

 

이번에 시승한 환타시아 S7 S775 모델에서 인상적인 것은 프레임과 포크. 이미 상급 기종인 환타시아 G 시리즈를 시승해보았기 때문에 ‘상대적인’ 느낌을 떠올리며 비교하게 된다. 환타시아 G 시리즈와는 비슷한 디자인에 다른 카본소재를 사용한 환타시아 S7 프레임. 단단한 주행감, 특히 뒷삼각이 딱딱하고 강한 추진력을 확실히 받쳐주는 느낌을 원한다면 프레임에 조금 더 투자해서 환타시아 G 시리즈를 선택하는 것이 나을 것이다. 특히 근력을 바탕으로 빠르고 강한 템포의 페달링을 하는 라이더라면 단단한 프레임의 이점을 잘 살릴 수 있다.

 

 

하지만 가벼운 기어비를 사용해 언덕을 오르거나, 주로 느린 템포의 페달링을 하는 라이더라면 오히려 탄력 있는 느낌을 주는 환타시아 S7의 프레임이 잘 맞을지도 모르겠다. 탄력 있다는 표현을 썼지만 프레임이 휘청거린다는 의미는 아니니 안심하기 바란다. 페달링에 반응해 자전거가 달려 나가는 느낌이 경쾌하다. 꾸준한 페달링 속에서 프레임이 라이더에게 전해주는 독특한 리듬감을 느끼게 된다.

 

다운힐에서도 조향의 안정감이 있고, 서스펜션 포크의 반응 또한 민첩하다. DT스위스 OPM OL 포크는 비록 최상급 모델은 아닐지언정 일반적인 트레일 라이딩에서 부족함이 없다. DT스위스 서스펜션 포크 특유의 빠르고 통통거린다고 표현될만한 서스펜션 반응을 잘 살린다면 재미있는 자전거가 될 것이다. 물론 원한다면 리바운드스피드를 낮춰 부드러운 세팅을 할 수도 있다. 어쨌거나 중요한 것은 라이더가 어떤 세팅을 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자전거가 된다는 점이다.

 

 

휠과 타이어가 둔한 느낌을 주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생각 이상으로 경쾌한 주행감이다. 일단 자전거의 전체적인 무게가 가볍고 3×11단 구동계의 넓은 기어비는 언덕의 등판능력과 내리막의 스피드를 충분히 커버해준다. 가격경쟁력을 위해 와이어비드 타이어를 장착한 것에는 다소 아쉬움이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래피드 롭 타이어는 아스팔트 같은 노면에서도 구름저항이 낮고 흙길에서는 훌륭한 접지력을 보여주니 즐거운 산악주행을 보장해 줄 것이다.

 

 

솔직히 필자가 ‘이 자전거 좋아요’라고 아무리 칭찬하고 강조하더라도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독자여러분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환타시아 S7 시리즈를 직접 비교해보고, 기회가 된다면 꼭 시승해보기를 바란다. 합리적인 가격과 사양 뿐 아니라 엘파마의 역량을 가능할 수 있는 아주 잘 만든 하드테일 MTB이기 때문이다.

 

 

 

 

 

프레임 : 환타시아 S7 카본 27.5
포크 : DT스위스 OPM 27.5 100mm 블랙 리모트 1.5 테이퍼
크랭크 : 시마노 XT FC-M8000 40/30/22T
시프터 : 시마노 XT SL-M8000
앞 디레일러 : 시마노 XT FD-M8000 사이드스윙
뒤 디레일러 : 시마노 XT RD-M8000 SGS, 11S
카세트 : 시마노 XT CS-M8000 11-40T, 11S
체인 : 11S 110링크, 실버/그레이, OEM
브레이크 : 시마노 데오레 BR-M615
로터 : 시마노 SLX RT-68 160mm, 센터락
타이어 : 슈발베 래피드 롭 액티브라인 27.5×2.10
휠세트 : 시마노 WH-MT15, F:15mm 스루액슬/R:9mm QR, 블랙/그레이
스템 : 엘파마 HS-EM70 알루미늄
핸들바 : 엘파마 HB-EM70 알루미늄, 700mm, 스윕 9도
헤드셋 : FSA NO.42/CF/ACB, 테이퍼드
안장 : Q-BIK XC 플로우 블랙/그레이
시트포스트 : 엘파마 SP-EM70 알루미늄, 31.6x400mm
사이즈 : 340, 370, 400, 440, 470
색상 :  매트블랙/레드, 매트블랙/글로스블랙
무게 : 11.3.kg (사이즈 400, 실측치)
가격 : 279만원

문의 : (주)엠비에스코퍼레이션 http://www.elfam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