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차는 기존 하이브리드와 전기차에서 한 단계 진화된 미래 운송수단으로 주목 받고 있다. 그러나 아직 우리에게는 수소차가 낯설게 다가오는 것도 사실이다. ‘친환경’이라는 추구하는 방향은 같지만 그 과정과 방식이 기존 차들과 조금 다르기 때문이다. 이를 태면 충전을 하는 간단한 방법에도 큰 차이가 있다. 이에 토요타는 이번 ‘하이브리드 스페셜리스트 아카데미 일본’에서 직접 수소 충전소를 둘러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아울러 단순히 수소차의 기능 및 충전을 넘어서 미래 토요타가 지향하는 수소차 방향과 목표 등도 같이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같은 듯 다른 수소 충전소

먼저, 수소 충전소를 둘러봤다. 겉보기에는 일반 내연기관 차들이 기름을 넣는 주유소와 다르지 않다. 오히려 얇고 긴 호스가 LPG 충전소에 온 것 같은 느낌이다. 그러나 직접 보고들은 충전 방법과 쓰임새는 기존 내연기관 차들과 전혀 다른 구성이었다. 단위는 kg당 가격을 매긴다. 운전자가 미리 원하는 가격이나 kg을 입력하면 그 양에 맞게 넣는 구조다.

충전소는 토요타가 아닌 일반 에너지 회사들이 운영한다. 이날 만난 수소 충전소는 ‘이와타니’라는 에너지 회사에서 관리하며 가격은 1kg당 1,100엔, 우리 돈으로 약 1만 1천원 수준이었다. 토요타 미라이가 완충했을 때 5kg이 들어가니까 약 6만원정도면 가득 넣고 달릴 수 있는 샘이다. 참고로 미라이는 한번 완충으로 650km를 갈 수 있고, 수소는 3~5분이면 충전이 완료된다.

충전은 전문 인력의 손으로만

미라이를 구입해 타고 있는 운전자라고 해도 충전을 셀프로 할 수는 없다. 수소 충전은 자격증을 취득한 전문 인력과 실무 경험이 있는 사람들만 사용할 수 있다. 각 충전소 당 최소 1명이상 배치되어야 하고, 그들의 손으로 직접 수소 충전을 해야 한다. 매우 바쁠 것 같지만 다행히도 수소차는 아직 보급률이 빠르지 않기 때문에 충전소를 찾는 자동차도 많지 않다. 실제 충전소에 들리는 수소차는 하루 13대 정도에 불과하다.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

토요타가 수소차 개발과 인프라 구축에 가장 신경 쓴 부분은 안전이다. 수소의 움직임이 많은 충전소 역시 안전에 만반의 준비를 갖춘 모습이다. 우선 충전소 내 액체수소를 기체로 변환하는 과정, 그리고 다시 완성된 수소가스를 보관하는 모든 과정은 엄격한 규제와 관리를 통해 만들어진다. 또한, 만일을 대비해 수소충전 탱크 주변에는 높고 두껍고 단단한 벽이 설치되어 있다. 이 모든 조건이 맞춰지지 않으면 충전소 자체를 도심에 지을 수 없다고 한다.

차에 충전 호스를 넣는 과정도 특별하다. 호스 끝 부분에 각종 센서를 달아 충전 직전 차의 현재 온도와 수소탱크 압력 등을 확인한다. 이후 파악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일정한 온도와 압력을 사용해 주입을 시작한다. 무턱대고 넣는 일반 내연기관 연료와는 확실히 다른 부분이다. 아울러 모든 작업자의 손길은 섬세하고 차분하다.

일상 속으로 들어온 수소차

동경 한 복판에 있던 수소 충전소에서 직접 미라이 충전 시범을 보니 느낌이 색다르다. 단순히 전기 콘센트가 있는 주차장을 찾아 다니던 것을 벗어나 또, 다른 미래에 마주선 느낌이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수소차에 대한 인식이 빠르게 자리잡고 있는 모습이다. 실제 수소 충전소를 둘러보고 있는 중에도 일반 고객의 자신의 수소차를 충전하고 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토요타는 양산형 수소차 미라이 판매 증가와 함께 수소 충전소 인프라 구축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까지 일본 전역에 77개의 수소 충전소를 지었고, 이 중 수도권에서만 35개에 이른다. 인구가 많은 도심을 중심으로 수소 충전소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토요타, 닛산, 혼다 등 주요 수소차 개발 회사들이 공동으로 출자해 수소 충전소 운영비 지원을 정부와 함께 협업하고 있다. 적어도 일본에서만큼은 수소가 더 이상 무섭고 생소한 존재가 아닌 일상 속으로 깊이 들어오고 있는 것이다.

토요타가 생각하는 친환경차란?

도심 속 수소충전소와 인프라 구축 계획을 보며 토요타가 생각하는 미래 친환경차의 정의를 다시 한 번 알 수 있었다. 단순히 새로운 기술력을 보여주는 게 아닌 새로운 모빌리티를 제시해 사회에 공헌하고, 지구환경과 사람이 모두 행복해 질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는 게 이 회사가 친환경차를 만드는 이유다.

그리고 이런 토요타의 노력은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1997년 처음 나온 양산형 하이브리드 프리우스는 현재 누적판매 373만대를 돌파했고, 그 결과 일본 내 하이브리드차 비중은 이미 30%를 넘어섰다. 또, 2014년 세계 최초 양산형 수소차인 미라이는 2020년까지 연간 약 3만대 판매 목표는 무난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를 넘어 수소차까지 토요타가 보여준 친환경차 만들기는 언제나 놀라웠다. 이와 함께 인프라 구축과 환경오염 제로에 도전하는 토요타의 행보에 더욱 관심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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