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은 돌고 도는 것이라고 했다. 탈것의 유행도 마찬가지인 것일까? 자동차를 대체할 미래의 친환경 탈것으로 자전거를 지목하는 사람들도 있고, 자전거의 유행에도 클래식이나 레트로스타일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번에 소개할 슈퍼 73(Super 73)은 아예 이름부터 1970 감성을 표방하고 나선 전기자전거다. 자전거 라이더로서 아쉬운 점이라면 1970년대의 미니 모터사이클을 흉내 냈다는 점이겠지만, 어쨌거나 당시 ‘바이크’의 분위기를 즐기고 싶은 이들이라면 환영할만한 자전거가 아닐 수 없다.

슈퍼 73의 오리지널이 어떤 형태였을지 짐작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50cc 정도의 작은 엔진을 탑재한 미니 모터사이클이 유행했던 시기가 있었고, 간혹 지금도 이런 모터사이클이 달리는 것을 발견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

슈퍼 73은 마치 오리지널 미니 모터사이클에서 엔진을 제거하고 페달과 전기모터를 장착한 듯한 형태다. 자전거의 프레임 디자인은 놀랄 만큼 단순하다. 아마 손재주가 있다면 재료를 구입해 휘고 용접해가며 비슷한 것을 직접 만드는 것도 그리 어렵지 않을 듯하다.

전기모터는 최대 1000와트의 출력을 내며, 동력원은 당연히 리튬이온 배터리다. 모터 유니트는 크랭크에 장착되는데 생김새가 마치 작은 엔진을 닮았다. 제원 상 시속 30마일 이상의 속도를 낼 수 있다고 하는데, 어쩌면 실제 판매되는 모델은 속도제한이 걸릴지도 모르겠다. 환산하면 시속 48km/h 정도의 속도를 낼 수 있다는 뜻인데, 우리나라를 포함한 많은 나라에서 이런 빠른 속도를 내는 전기자전거를 타는 것은 법규를 위반하는 것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배터리는 자전거에서 분리해 충전할 수 있고, 납작한 모양으로 안장 아래에 장착된다. 자전거의 외관을 망치지 않는 깔끔한 디자인이 멋지다. 하지만 모터사이클의 연료탱크 모양으로 디자인 했어도 왠지 어울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 밖에 제조사가 자랑스럽게 내세우는 기능으로 컵홀더와 병따개가 프레임에 붙어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사실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감성’을 만족하는 데는 중요한 요소다. 시원하게 달리고 마시는 콜라는 역시 캔보다 병이 제격이 아닐까? 어쩌면 병맥주의 뚜껑을 따기 위함인지도 모르지만, 설마 음주라이딩을 위한 것은 아닐 것이라 믿는다.

슈퍼 73을 만든 리튬 사이클(lithium cycles)은 현재 킥스타터를 통해 자전거를 예약 받고 있다. 원래 판매 목표액은 2만5000달러지만 벌써 20만 달러가 넘는 금액이 모인 것을 보니 이런 스타일을 원했던 이들이 적지 않았나보다. 슈퍼 73의 가격은 미국 캘리포니아 오렌지카운티의 창고를 방문해 직접 제품을 수령할 경우 1895달러, 그 외의 경우 1899달러에 배송비가 포함된다. 이후 킥스타터 캠페인이 아니라 직접 구입할 때의 판매가격은 2999달러가 될 예정이다.

그런데 슈퍼 73을 구입해 엔진을 장착한 미니 모터사이클을 만들 수 있겠다는 엉뚱한 생각을 한 사람은 혹시 필자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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