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에서 서남쪽으로 약 200km 떨어진 르망. 올해도 이곳에선 전 세계 여러 레이싱팀의 머신들이 24시간동안 쉬지 않고 불꽃 튀는 레이스를 펼치는 르망24시간내구레이스가 펼쳐진다. 현지시간으로 6월18일 시작해 19일까지 진행되며, 13.629km의 서킷을 제한된 시간 동안 어느 팀이 가장 많은 달리는지 극한의 내구성을 겨루는 레이스가 이번 주말 시작되는 것이다. 레이스에 투입되는 머신들은 24시간 동안 평균 시속 210km 이상으로 약 5,000km를 주파하며, 속도는 물론이고 내구성까지 시험 받게 되는데, 결과적으로, 드라이버의 역량에 앞서 차량의 내구성과 속도에 의해 승패가 갈리게 되고, 이에 따른 자동차 생산 회사들 간의 기술력 경쟁이 승부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다. 이처럼 자동차 회사들 간의 치열한 속도 경쟁은 물론 드라이버 개개인의 인간승리를 엿볼 수 있는 2016르망24시를 더욱 재미있게 볼 수 있도록 핵심 포인트 7가지를 짚어봤다.  

 

포인트1. 리베리온 레이싱팀

 

 

어쩌면 생소할 수도 있겠다. 그만큼 포르쉐 팀과 아우디 스포트 팀이 워낙 유명한 탓이 아닐까. 어찌 됐건, 스위스에서 설립된 리베리온 레이싱팀은 현재 업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독립된 레이싱팀으로 평가받고 있다. 2016시즌 FIA WEC LMP1 팀 자료를 보면, 현재까지 종합점수 50점을 획득하며 정상을 달리고 있고, 과거에도 2013 FIA WEC LMP1 트로피 위너, 2012 FIA WEC LMP1 트로피 위너 등 여러 차례 수상을 한 이력이 있다. 이 팀이 사용하는 LMP1 머신은 리베리온 R-ONE으로 2.4리터 V6 트윈터보 엔진을 탑재하고 있다. 이달 초 열린 2016르망24시 테스트 주행에서 3분27초062를 기록하며 7위에 이름을 올린 바 있으며, 내연 기관만을 탑재함에도 불구하고 하이브리드 시스템 머신에 버금가는 속도를 자랑했다. 이에 따라 팀 내부적으로는 만약 아우디 및 포르쉐 LMP1 하이브리드 머신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상위권도 노려볼 수 있다는 의견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상황이기도 하다. 전혀 가능성이 없는 얘기도 아닌데, 테스트 주행 최고시속 측정에서 리베리온 레이싱팀 리베리온 R-ONE이 시속 336.0km로 아우디 스포트 팀 R18을 시속 3.1km 차이로 따돌린 바 있다. 물론, 이 수치는 레이스 전반에 큰 영향을 끼치진 않겠지만, 길고 짧은 건 대봐야 아는 법. 리베리온 레이싱팀이 이변의 주인공이 될지 말라는 법은 어디에도 없다.

 

포인트2. 포르쉐 팀

 

 

포르쉐 팀은 2016르망24시의 강력한 우승 후보다. 지난해 르망24시 정상에 오른 챔피언이자 이달 초 열렸던 테스트 주행에서도 2, 3위를 석권하며 재우승의 가능성을 높였다. 이 팀의 머신 919 하이브리드는 테스트 주행에서 3분22초270을 기록했으며, 1위를 차지한 아우디 R18을 바짝 추격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주말의 치열한 접전을 예고하기도 했다. 그런데 상황이 그렇게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올해 LMP1 하이브리드 클래스에 한해서 성능 조정이 진행되면서 출력 저하가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물론 이 같은 규정은 아우디나 토요타 등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동력원으로 사용하는 모든 제조사에게 적용되는 사항이라 그렇게 큰 문제는 아닌데, 포르쉐 팀은 2016 WEC 1~2차전 모두 하이브리드 시스템에서 트러블이 발생해 2016 WEC 3차전인 2016르망24시에선 베터리를 작년 스펙으로 교체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이 때문에 약간의 우려를 낳고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포르쉐 팀은 이에 대해 “문제점을 명확히 파악했으며, 현재는 아무런 이상이 없다”고까지 밝힌 바 있다. 과연 포르쉐 팀은 우려를 신뢰로 바꾸며 2015년도에 이어 2016년에도 트로피를 거머쥘 수 있을까. 전 세계 르망 팬의 이목이 919 하이브리드에 집중되고 있다.

 

포인트3. 토요타 가주 레이싱팀

 

 

토요타 가주 레이싱팀의 부활은 가능할 것인가. 2015년도 부진의 늪을 탈탈 털고 일어나 2014년도 FIA WEC 타이틀을 가져갔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지 전 세계 르망 팬들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토요타 내부에선 “올해 르망24시 우승은 토요타 가주 레이싱팀의 것”이며 “이를 위해 우리의 하이브리드 엔지니어들이 밤낮으로 머신을 조율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는데, 이에 대한 근거로 파워트레인의 변화를 앞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FIA WEC LMP1 규정이 변경된 탓에 출력이 다소 낮아졌지만, 전체적인 밸런스를 구형보다 높였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달 초 테스트 주행 결과는 어떻게 나왔을까. 아쉽게도 아우디와 포르쉐의 높은 벽을 뛰어 넘지는 못했다. 토요타 가주 레이싱팀 주행 성적이 3분23초197로 4위인 아우디 스포트 팀에 이어 5위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물론, 테스트는 어디까지나 테스트일 뿐 본 경기에선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수도 있다.

 

포인트4. 아우디 스포트 팀

 

 

미래가 밝다. 아우디 스포트 팀이 14번째 우승 트로피를 차지할 수 있는 확률이 조금은 높아졌다. 일단 테스트 주행 성적이 좋다. 아우디 스포트 팀 머신 R18 e-트론 콰트로가 3분21초375로 정상에 이름을 올렸기 때문이다. 지난해 우승팀인 포르쉐 팀을 꺾었다는 점에서도 그 의미가 깊다. 최고출력 514마력의 4.0리터 V6 TDI엔진과 408마력의 전기모터를 동력원으로 사용하고 있는 R18 e-트론 콰트로가 기분 좋은 출발을 한 셈이다. 어떻게 보면, 경쟁 차종으로 꼽히는 포르쉐 919 하이브리드, 토요타 TS050 하이브리드보다 높은 배기량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연료 효율 지닌 아우디 스포트 팀 머신이 빠른 가속력을 앞세워 부정적인 면을 극복하고 있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사실 아우디 스포트 팀은 르망24시에서 디젤 하이브리드 엔진을 탑재한 머신으로 레이스에 출전하는 유일한 브랜드다. 결과적으로, 디젤 엔진에서 뿜어져 나오는 힘과 전기모터의 순간적인 힘을 가미한 기술력이 바탕이 돼 2006년부터 8년 연속 우승을 거머쥘 수 있었으며, 해마다 성능 개선을 통해 르망하면 아우디라는 독보적인 위치에 오르기도 했다. 2016르망24시에서 아우디 스포트 팀의 활약이 기대된다.

 

포인트5. 바이콜레스 레이싱팀

 

 

리베리온 레이싱팀과 함께 LMP1 클래스 비주류를 담당하고 있는 바이콜레스 레이싱팀. 이 팀의 레이싱 머신은 CLM P1/01으로, 동력원은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아닌 내연 기관을 사용한다. 본 경기가 있기 전 테스트 주행 결과는 3분33초025로 9위를 차지했으며, 이는 결과적으로 LMP1 클래스 최하위 성적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심지어 같이 내연 기관을 사용하고 있는 리베리온 레이싱팀보다 한참 떨어지는 경기 내용을 보여주고 있어서 실전에서는 보다 분발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지금으로서는 그 어떤 팀에도 위협을 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포인트6. 모든 팀에 있는 스위스 드라이버

 

 

앞서 언급한 다양한 팀은 물론이고 소개하지 않은 여러 LMP1 클래스 팀에 스위스 드라이버가 한 명씩 꼭 있다는 점은 재미있는 이야기 거리다. 명단을 나열해 보면, 아우디 스포트 팀의 마르셀 패슬레르, 포르쉐 팀 닐 야니, 토요타 가주 레이싱팀 세바스티앙 부에미, 바이콜레스 레이싱팀 사이먼 트러멀 등이 있다. 이쯤되면 스위스는 LMP1을 위한 나라다.

 

포인트7. 3번째 머신은 볼 수 없다

 

 

2016르망24시에서 모든 팀이 3번째 머신을 삭제했다. 따라서 포르쉐 팀, 아우디 스포트 팀, 토요타 가주 레이싱팀 등이 2대의 머신으로만 테스트 주행을 진행한 것을 알 수 있다. 이에 대한 이유로 한 외신은 “폭스바겐 그룹이 디젤 게이트 사건으로 모터스포츠 부분 예산을 삭감한 결과”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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