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에 입문하고, ‘이제 취미로 자전거를 좀 탄다’고 주변인에게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정도라면 아마 자신의 자전거에도 큰 애착을 갖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자전거를 아무리 아껴타도 자잘한 트러블은 생기기 마련이고 매번 정비를 위해 숍을 방문하게 된다. 물론 처음에는 확실한 전문가에게 정비를 맡기는 것이 좋다. 하지만 간단한 정비를 위해 돈과 시간을 쓰는 것이 아깝기도 하고, 내 소중한 자전거를 직접 정비하고 싶다는 욕심도 생겨나게 된다.

그런데 아마 이런 생각을 하는 라이더들이 적지는 않은가보다. 시중에는 라이더가 자신의 자전거를 ‘자가정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다양한 제품들이 나와 있다. 정비 책 한 권, 혹은 인터넷을 뒤져 궁금한 것을 찾아보고 직접 내 자전거를 뚝딱뚝딱 고치다 보면 정비 실력이 늘 뿐 아니라 내 자전거를 더욱 잘 다루는 법에 대해서도 스스로 깨닫게 된다.

 

나에게 적합한 공구들 고르기

내 자전거를 직접 정비하기 위해 가장 먼저 준비해야 할 것이 무엇일까? 역시 공구를 준비하는 것이 처음 해야 할 일이다. 자전거용 공구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가장 자주 사용하는 렌치와 드라이버에서부터 자전거의 기어 정비에 사용하는 특수공구까지 종류가 다양하다.

물론 자전거 공구 중에는 전문가들도 가끔 사용하는 특수한 공구들도 있다. 정비에 입문하면서 이런 것까지 미리 갖춰놓을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공구를 준비해야 할까? 우선 자전거에 트러블이 생겼을 때 바로 사용가능한 공구, 즉 사용빈도가 높은 공구를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시중에는 다양한 가격대의 제품이 나와 있지만 공구의 품질 또한 천차만별이다. 그리고 공구의 정밀도가 높고 내구성이 높은 ‘좋은 공구’라면 아무래도 가격 또한 비싸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아무 공구나 사용하는 것은 내 자전거에게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정밀도가 떨어지는 렌치를 사용한다면 자전거 부품의 나사가 망가지거나, 힘을 가했을 때 오히려 공구가 망가지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이런 경우는 실제로 자주 볼 수 있으며, 이를 피하기 위해서는 신뢰할만한 품질의 공구를 사용하기를 권한다.

사실 자전거 공구를 처음 구입하는 입장에서 좋은 공구세트를 찾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브랜드가 널리 알려져 있고, 특히 자전거 레이스 팀 미캐닉 같은 전문가들이 사용하는 제품이라면 믿을만하지 않을까? 이번에 소개할 ‘버즈맨(Birzman)’의 공구라면 분명 가격과 품질 모두 자전거 정비에 입문하려는 라이더가 만족할 수 있을 것이다.

자전거 공구를 처음 구입할 때는 단품으로 구입하기보다 세트로 구입하는 것이 오히려 경제적이다. 물론 필요한 것만 하나씩 구입할 수도 있겠지만, 공구를 하나하나 모으다보면 결국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것은 마찬가지이며, 모아둔 공구를 정리하는 것 또한 성가시다. 그러나 세트 공구는 실제 정비에서 자주 사용하는 공구들로 구성되어있을 뿐 아니라 공구를 잘 정리할 수 있는 가방이나 상자가 포함되어 관리하기도 수월하다.

이번에 소개할 버즈맨의 트래벌 공구 박스(Travel Tool Box)는 총 20가지 공구를 모아놓은, 정비 입문자용으로 적합한 제품이다. 20인치 노트북 정도의 크기에 007가방을 연상시키는 블랙컬러의 상자안에는 버즈맨 특유의 라임색상이 가미된 공구들이 들어있다. 자주 쓰는 공구들로 구성되어있을 뿐 아니라 공구를 정리하기 편하고 휴대하기도 쉽다. 특히 공구 하나하나의 내구성과 정밀도가 높아 믿고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다.

 

자주 쓰는 공구의 사용법 익히기 

자전거의 트러블에 따라서 사용하는 공구가 다르겠지만, 의외로 라이더들이 자주 사용하는 공구는 거의 비슷하다. 육각 렌치와 페달렌치, 체인 휩과 스프라켓 공구는 메이커를 불문하고 대부분의 공구세트에 기본적으로 들어있다.

공구를 사용하기 전 사용방법을 정확하게 익히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최근에는 자전거 정비학원과 같은 사설 교육기관도 있으나, 다양한 정비 관련서적과 온라인 동영상 등 참고할 수 있는 자료 또한 많으니 간단한 정비기술을 배우는 것은 어렵지 않다. 중요한 것은 여유를 갖고 찬찬히 직접 자전거를 만져보면서 공구 다루는 법을 몸에 익히는 것이다.

버즈맨 트래벌 공구 박스는 입문자가 자신의 자전거를 정비하는데 필요한 거의 모든 기본 공구를 갖춘 제품이다. 가장 많이 사용하는 기본 공구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살펴보자.

 

육각 볼 렌치 세트(9PCS) & 롱 암 별렌치 세트(9PCS)

자전거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공구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자전거 부품의 나사를 잘 살펴보면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많이 사용하는 십자, 일자드라이버를 사용하는 나사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 관찰력이 뛰어난 라이더라면 나사머리의 육각형 구멍을 보고 ‘육각렌치’가 가장 많이 쓰이는 공구라는 것을 눈치 챘을지 모르겠다.

버즈맨 트래벌 공구 박스에는 9가지 사이즈의 육각 볼 렌치 세트가 포함되어있다. L자모양의 육각 렌치는 앞코부분이 수직으로 꺾여있고, 한쪽 끝부분은 볼 헤드로 마무리되어 공구를 넣기 어려운 부분이나 좁은 공간의 나사도 쉽게 풀고 조일 수 있다. 육각 렌치만큼 사용빈도가 높지는 않지만 힘을 많이 받는 부위에 사용되는 별 모양의 머리를 가진 나사를 위한 별모양 톡스 렌치) 또한 9가지 사이즈가 제공된다.

 

타이어 레버 셋 & 펑크패치 킷

초보자들이 자전거 숍을 가장 많이 찾게 되는 이유는 펑크때문일 것이다. 퍽! 하는 소리와 함께 튜브가 터졌을 정도의 손상이라면 타이어와 함께 교체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뾰족한 물체에 찔리거나 찍혀 발생하는 작은 구멍정도라면 패치로 수리가 가능하다.

타이어레버는 자전거의 바퀴에서 타이어를 탈거할 때 사용한다. 기본적으로 3개가 한 세트로 되어있는데, 2개의 레버를 이용해 타이어의 비드를 휠에서 들어올리고, 마지막 3번째 레버로 2개의 레버 사이를 들어 올리면 타이어를 쉽게 분리할 수 있다.

펑크패치는 대부분 고무패치를 본드로 접착하는 방식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버즈맨의 펑크패치 키트인 경우 스티커 방식으로 본드를 손에 묻히지 않고 간편하게 수리할 수 있다. 또한 타이어가 파손되었을 때, 안쪽에 붙여 수리 할 수 있는 패치도 포함되어있다.

 

스피드 체인 휩과 스프라켓 툴을 이용한 뒷바퀴 기어 분해조립

카세트스프라켓은 뒷바퀴에 동력을 전달해주는 기어뭉치다. 외부에 노출된 채 체인과 맞물려 동력을 전달하는데, 항상 오일이 묻어있고 외부에 노출되어있기 때문에 쉽게 더러워진다. 자전거가 항상 저항 없이 기분 좋은 주행감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체인과 카세트스프라켓을 자주 청소해 깔끔한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이를 위해 스프라켓을 자주 분리하게 되는데 이를 위해서는 전용공구인 체인 휩과 렌치, 프리휠 공구가 필요하다.

카세트스프라켓을 분리하기위해서는 뒷바퀴를 분리한 다음 체인 휩을 이용해 카세트스프라켓을 고정하고, 프리휠 공구로 카세트스프라켓 고정 락링(Lock ring)을 시계방향으로 돌려 풀어주면 된다. 사진과 같이 시계방향으로 힘을 주면 ‘따당’ 소리와 함께 락링이 풀린다. 조립은 분해의 역순으로 하면 되는데, 이때는 프리휠 공구만을 사용한다.

 

스포크 렌치 사용방법 

스포크 렌치의 용도는 자전거 바퀴의 균형을 잡아주는 것이다. 스포크(바큇살)의 텐션이 떨어지거나 트러블이 생길경우 조금씩 균형이 무너지기 때문에 라이더의 안전을 위협 할 수 있다. 때문에 주기적으로 자전거 바퀴의 균형을 체크하고, 균형이 무너진 부분이 있을 경우 해당부위 스포크의 텐션을 조절해 균형을 맞춰주어야 한다.

버즈맨의 스포크 렌치는 정육각형에 눈꽃모양을 하고 있다. 총 6개의 다른 규격의 스포크(바큇살)의 조절이 가능하다. 간단하고 쉬워 보일 수 있으나 전문 미캐닉도 시간이 걸리는 작업인 만큼 충분한 정비 실력을 갖춘 다음에 도전해 보자.

 

체인 체커 & 체인 커터 사용법

체인을 분리하고 싶다면 체인커터부터 준비하자. 체인 커터라고해서 체인을 자르는 것이 아니다. 자전거 체인 마디를 연결하는 핀을 밀어내 분리하는 자전거 전용공구이다.

체인 분해는 양쪽 변속기를 조절해 체인 장력을 느슨하게 한 상태에서 작업을 시작한다. 체인을 체인커터에 물려 체인커터가 체인의 핀에 정확하게 맞물리도록 고정한 다음 체인커터의 손잡이를 오른쪽방향으로 돌린다. 그러면 나사가 체인커터의 고정 핀을 밀어내면서 체인을 분리한다. 

체인은 3000~4000km 사이에 교환이 이루어져야 되는 소모품이다. 일부 라이더들은 체인이 손상되거나 파손이 될 경우 교체해야 된다고 생각하는데 자전거 체인은 자동차 타이밍 벨트처럼 동력을 전달해 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부분이기에 조금이라도 이상이 생긴다면 교체하는 것을 추천한다. 체인의 수명을 늘고 원활한 작동을 위해서는 주기적인 청소와 윤활이 필요하다.

 

페달렌치를 이용한 페달 교체 

페달렌치는 크랭크부분에 부착되어있는 페달을 분리하는데 사용한다. 페달의 종류에 따라서는 페달렌치를 사용하지 않고 육각렌치를 이용해 크랭크와 결합하는 제품도 있지만, 일반적인 로드바이크나 MTB용 페달은 표준규격 15mm 페달렌치를 가장 많이 사용한다.

페달 분리방법은 간단하다. 페달크랭크가 보이는 우측(R)부분에서 위치한다. 그다음 페달렌치를 페달축나사에 끼우고 렌치를 잡고 시계반대 방향으로 풀면 된다. 그다음 손으로 천천히 돌리면 쉽게 분리가 가능하다. 그리고 좌측(L)부분은 반대 위치에서 시계방향 쪽으로 풀면 된다. 조립은 분해의 역순으로 하면 된다. 그리고 페달 안쪽 새겨져있는 우측(R),좌측(L) 표시를 구분해서 결합한다면 크게 어려운 부분은 없다.

 

케이블커터 사용법

새로 케이블로 교체 할 때는 케이블커터가 필요하다. 커터란 이름과 같이 케이블을 정확히 잘라주는 공구이다. 케이블을 자를 때는 케이블커터의 날 사이에 물린 후 강한 힘으로 한 번에 잘라내야 끝부분이 깔끔하게 마무리된다.

 

M-TORQUE4 휴대용 멀티 토크렌치

육각렌치를 비롯하여 나사를 죄는 공구를 사용할 때는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나사를 죌 때 지나친 힘을 가하게 되면 나사머리가 뭉그러지거나 부품이 망가질 수 있다. 특히 카본 시트포스트나 핸들바와 같은 부품을 고정할 때 지나치게 강하게 죄면 크랙과 같은 치명적인 손상을 유래할 수 있고, 이를 모른 채 자전거를 탈 경우 주행 중 부품 파손과 같은 위험한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

따라서 자전거 부품을 조립할 때는 규정된 토크 값에 맞는 힘으로 나사를 죄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가 자주 조이고 푸는 부품들은 주로 5Nm(뉴턴 미터) 정도의 힘으로 나사를 죄는 것을 권장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 정확하게 지키기 위해서 토크렌치 하나정도는 구비해두면 좋다.

토크렌치 중에는 가정에 구비하기엔 지나치게 비싸고 정밀한 제품도 있지만, 버즈맨 M-TORQUE4 휴대용 멀티 토크렌치라면 부담 없는 가격에 휴대하기도 쉽다. 버즈맨 M-TORQU4 휴대용 멀티 토크렌치는 육각렌치 (4, 6mm) 2개와 별모양의 톡스 렌치, 일자드라이버로 구성되었다. 사용법이 독특한데 손잡이의 동그란 버튼 위에 손가락을 올리고 힘을 주면 5Nm 이상의 힘이 가해질 때 버튼이 눌리며 ‘똑딱’하는 소리를 낸다. 간단한 공구지만 이를 이용해 오버토크로 인한 자전거의 손상을 미연에 방지 할 수 있다.

자전거는 사람의 몸과 달리 고장이 발생했을 때 저절로 고쳐지지 않는다. 따라서 꾸준히 관리하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 미연에 발견하고 수리하는 것이 큰 고장을 예방하는 방법이다. 처음부터 정비의 고수가 되는 것은 어렵지만 평소 자전거의 기초정비를 하며 잘 관리해 나간다면 점차 정비 실력도 늘게 되고, 항상 기분 좋은 라이딩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대부분의 자전거 부품은 분해의 역순으로 조립하면 되며, 초보자가 잘못 건드려서 완전히 수리 불가능할 만큼 자전거가 망가지는 경우는 많지 않으니 과감하게 공구를 사용해보자. 잘 될 때까지 반복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숙련된 자가정비를 할 수 있게 된다. 만약 정비에 실패하여 자전거 전문 숍의 미캐닉에게 자전거를 맡기더라도, 전문가가 작업하는 모습을 통해 자신의 정비방법에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알게 될 터이니 정비 실력은 더욱 성장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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