쿼크(QUARQ)는 파워미터를 전문으로 개발하는 메이커로 2011년 스램 그룹에 인수되었고, 스램의 크랭크기술을 바탕으로 더욱 진보한 파워미터를 내놓고 있다. 쿼크의 파워미터는 크랭크 암에 장착되는 방식으로 크랭크 암과 사용하는 체인링의 종류에 따라 모델이 나뉜다.

국내에 출시되는 쿼크 파워미터는 두 가지 모델로 스램 레드 쿼크(SRAM RED QUARQ)와 쿼크 엘사 RS(QUARQ ELSA RS)를 선택할 수 있으며, 두 모델 모두 쿼크 라인업의 최상위에 해당하는 제품이다.

과거 파워미터는 비싼 가격과 유지관리의 번거로움 등으로 인해 선수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다. 실제 자신의 몸이 내는 힘을 장비를 이용해 수치화하고, 이를 참고해 운동 계획을 짜거나 훈련의 성과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그러나 기술의 발달로 파워미터의 가격은 예전보다 저렴해졌고, 이에 일반 동호인 라이더들 중에도 파워미터를 구입해 훈련이나 라이딩에 활용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게 되었다. 특히 최근에는 ‘ANT+’라는 무선통신규격을 지원하는 각종 장비들이 서로 연결되는데, ‘가민 엣지’와 같은 사이클링컴퓨터와 파워미터를 연동해 라이딩 중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확인, 저장하고 지도와 함께 불러와 자신의 운동기록을 확인하는 등 무척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즈위프트’처럼 온라인으로 연동되는 가상현실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즐기고자 할 때도 ‘파워미터’를 베이스로 보다 현실에 가까운 라이딩을 즐길 수 있다. 무엇보다 파워미터는 자신의 운동능력을 ‘힘’으로 표시해 객관적인 데이터를 보여준다. 꾸준한 실력 향상을 꿈꾸는 라이더라면 언젠가는 구입해야만 할 훈련장비다.

 

스렘 레드를 베이스로 개발한 레이스용 파워미터 크랭크

스램 레드 쿼크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스램의 레드 크랭크를 바탕으로 개발되어 다른 스램의 11단 구동계와 호환성을 극대화한 모델이다. 엘사 쿼크 RS는 시마노의 듀라에이스와 같은 4볼트 타입 크랭크를 장착할 수 있는 모델이다.

스램 레드 쿼크와 엘사 RS는 모두 스램 레드와 같이 크랭크 암 내부를 비워 경량화 하는 ‘엑소그램(Exogram)’ 기술을 사용했고 무게는 스파이더를 포함해  레드 쿼크가 567g, 엘사 RS가 616g으로 무척 가볍다. 크랭크의 회전축과 BB는 BB30과 GXP를 선택할 수 있으며, BB30 이전의 나사산 방식 BB를 사용하는 경우 GXP 버전을 선택해야 한다.

크랭크 측면에 돌출된 둥근 케이스는 배터리를 수납하는 공간이다. 배터리는 CR2032 리튬 배터리를 사용하며, 제조사가 밝힌 연속 사용시간은 최대 300시간이다.

사실 시중에는 다양한 파워미터 제품들이 출시되어있고, 제품마다의 특징과 가격 또한 다양하다. 그리고 쿼크 파워미터 크랭크의 국내 판매 가격은 레드 쿼크 180만원, 쿼크 엘사 RS가 185만원으로 저렴한 편은 아니다. 최근 100만 원 이하 파워미터 제품들이 하나둘 나오고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파워미터를 처음 접하는 라이더들에게 다소 비싸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실제 파워미터를 사용하는 라이더들 사이에서 스램 쿼크 파워미터 크랭크는 비싼 제품이라 불리지 않는다. 물론 파워의 측정방식 등에 따라 파워미터 제품마다의 장단점이 있지만, 스램 쿼크는 SRM과 같은 초고가의 장비들과 비교할 때, 데이터의 정확도가 높고 안정적일 뿐 아니라 크랭크 암 자체의 성능도 우수하다. 퍼포먼스를 중시하는 라이더들이 휠세트를 구입하는데 비용을 아끼지 않듯, 쿼크 파워미터 크랭크는 효율적인 트레이닝을 중시하는 라이더를 위한 충분히 합리적인 운동데이터 계측 장비라고 생각된다.

 

쿼크 파워미터 크랭크의 구성

스램 레드 쿼크, 쿼크 엘사 RS 파워미터 크랭크의 구성품은 여느 일반 로드바이크용 크랭크와 크게 다르지 않다. 차이가 있다면 크랭크의 스파이더 중간에 배터리가 들어가고, 크랭크와 무선으로 연결하기 위한 ANT+ USB 통신단자가 포함되어있다.

쿼크 파워미터 크랭크에는 체인링이 포함되어있지 않기 때문에 자신의 자전거 세팅에 알맞은 제품을 별도로 구입해 장착해야 한다. 체인링 장착을 위한 볼트는 크랭크에 포함되어있다. 물론 체인링에 따라 별도의 체인링 고정 볼트를 구입해 사용해도 되지만, 보다 정확하고 안정적인 데이터를 얻기 위해서 경량 알루미늄 볼트는 사용하지 말 것을 권장한다. 특히 정확한 데이터 측정을 위해 체인링을 고정하는 각 볼트는 정확한 토크로 고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파워미터 크랭크는 일반 크랭크보다 무게가 더 나가는 경향이 있지만, 쿼크 레드는 스램의 최상급 카본크랭크를 적용한 만큼 충분히 가볍고 단단하다. BB30이 아닌 GXP 타입 모델을 사용했는데 이는 프레임의 BB규격에 의한 것이지만 프레스 방식 베어링이 간혹 보여주는 소음문제와 자전거의 호환성 등을 생각하면 필자는 스레드 방식 BB 베어링을 선호하는 편이다.

캘빈은 쿼크 파워미터를 관리하고 설정하기 위해 스램이 제공하는 프로그램의 이름이다. ANT+를 지원하는 스마트폰 등의 기기에서 캘빈 앱을 이용하거나, 포함된 ANT+ USB 통신단자를 이용해 PC와 연결도 가능하다. 이 ANT+ 통신단자는 쿼크를 트레이닝용으로 활용하기 위한 것뿐 아니라 캘빈을 통해 파워미터를 설정하고 관리하는데 유용하게 사용된다. 쿼크 파워미터 크랭크의 세팅과 확인(Setting & System Info)과 영점 설정(Set Zero), 슬로프(Slope) 설정을 통한 오차 보정, 펌웨어 업그레이드까지 주요기능을 사용할 수 있게 해준다. 이 같은 다양한 기능을 통해 보다 정확한 데이터를 얻어 훈련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해준다.

 

쿼크와 함께한 라이딩

레드 쿼크 파워미터 크랭크를 장착한 레퍼런스 시승차와 함께 사무실을 나와 북악 코스로 향했다. 함께 달리는 라이딩 동료를 포함해 주변에 파워미터를 사용하는 라이더들이 많지만, 이들의 경험담과는 별개로 ‘파워미터가 과연 무엇을 보여줄지’가 궁금했다.

라이딩 전 우선 가민 엣지 사이클링컴퓨터와의 연동, 일단 가장 먼저 해야할 것은 ANT+ 장비검색을 통해 쿼크 레드 파워미터 크랭크를 연동하고, 크랭크의 캘리브레이션을 통해 영점을 잡는 것이다. 라이딩을 시작하기 전 파워미터 크랭크를 6시 방향으로 놓아 부하가 없는 상태로 만든 다음 사이클링컴퓨터를 이용해 수동으로 캘리브레이션을 실시한다. 라이딩 도중에도 파워 데이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들을 제거하고 데이터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쿼크 레드 크랭크를 뒤로 회전시키면 자동으로 캘리브레이션을 실시하는데, 단 설정에서 이 기능이 활성화되어야만 한다.

라이딩의 결과는 기록으로 이야기를 대신한다. 가민 엣지 사이클링컴퓨터의 로그를 가민 커넥트 사이트에서 분석한 결과물이다. 솔직한 소감부터 이야기하자면 라이딩을 시작하는 순간은 흥미진진했고, 라이딩을 마치고 난 후 로그에 자신의 실력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것을 보니 기분이 묘하다.

파워 데이터는 들쭉날쭉하게 튀는 부분 없이 안정적이다. 크랭크의 드라이브사이드 쪽에서 측정한 데이터를 이용해 좌우 페달링 파워를 나누어 계산해 기록해주는 방식인데, 좌우 페달링의 힘 분포를 보면 전반적으로 데이터 값이 균일하며 큰 측정 오차가 있을 것으로 여겨지지는 않는다. 단, 이 부분의 정확도는 다른 측정 장비를 함께 사용하면서 검증하지 않은 이상 필자가 분명히 평가하기는 어려운 부분이다.

파워미터는 라이더의 실력을 더하거나 곱해주는 장비가 아니다. 그러나 현재의 상태를 그대로 비춰주는 거울이다. 라이딩의 재미를 위해서라면 파워미터가 아니더라도 더 멋지고, 자전거의 속도를 높여줄 장비를 구입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훈련을 통해 진정 빨라지고 싶은 라이더라면 스램 쿼크 파워미터 크랭크는 언젠가 반드시 갖춰야만 할 장비다

<저작권자 © 라이드매거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