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MTB에 입문한지도 제법 시간이 흘렸다. 1990년대에서 2010년까지를 MTB 전성기라 부를 만큼 고급 자전거의 대세였던 시절도 있지만 요즘은 MTB보다 로드바이크로 스포츠 사이클링을 시작하는 이들이 더욱 늘어나는 추세다. 그러나 러닝과 등산이 각각의 즐거움이 있듯 MTB 역시 개성과 매력을 지닌 자전거의 장르로 한번 빠지면 헤어나기 어려울 만큼 중독적인 재미가 있다.

필자는 로드바이크와 MTB 모두를 즐겨 타며 자전거를 타는 것이 신발을 고르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산책하러 나갈 때는 조깅화를, 산에 갈 때는 등산화를 신는 것처럼 말이다.

그런데 자전거 입문당시 매일같이 MTB 커뮤니티를 드나들며 저렴하면서 괜찮은 자전거를 찾다보면 먼저 입문한 사람들이 항상 하던 말이 있었다. “MTB 입문하시려면 적어도 데오레 급으로 사세요.”

요즘 나오는 자전거는 대부분 예전보다 가볍고 좋은 부품을 사용해 일상생활이나 여행용으로 사용하기에 별로 부족함이 없다. 그러나 산악자전거는 자전거를 거칠게 다루는 일이 많은 만큼 아무래도 조금은 까다로운 조건으로 고르게 된다. 그런데 필자에게 입문용 자전거 선택에 대해 묻는 이들에게 추천하는 자전거의 조건을 생각해보니 10년 전에 필자가 들었던 말과 별로 달라진 것이 없다. “비싸진 않아도 믿을만한 국산 브랜드의 알루미늄 프레임에 시마노 데오레 급 부품을 장착한 자전거를 추천합니다.”

 

입문자용 산악자전거의 필수요소는?

대체로 입문자들이 자전거를 고를 때 중시하는 요소는 가격대비 우수한 성능이다. 물론 산에서 자전거를 타기위해서는 일정수준 이상의 성능이 필요하기 때문에, 저렴한 가격만을 기준으로 자전거를 선택하다가는 만족스러운 라이딩이 어려울 수도 있다.

필자가 생각하는 입문용 MTB의 필수요소는 내구성과 오프로드를 달릴 수 있는 최소한의 주행성능이다. 부품의 조작성과 빠른 반응속도 같은 부분은 결국 ‘더 좋은 부품’을 장착해 개선이 가능하지만 한편으로는 자전거의 가격이 높아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자전거를 타면서 보는 눈이 높아지면 차차 업그레이드에 욕심을 내고 새로운 자전거로의 기변을 생각하게 된다. 단, 입문자 티는 벗어나고 나서 자신의 라이딩 스타일에 대해 알고 실력을 키운 다음의 이야기다.

입문자용 자전거라고 해도 필자가 처음 MTB를 시작했을 당시와 비교하면 성능과 품질이 굉장히 높아졌다. 알루미늄 프레임은 보다 가벼울 뿐 아니라 튼튼해졌고, 구동계 부품 성능 또한 우수하다. 부품 성능의 한계를 느끼게 될 정도라면 그때는 이미 초보자 티를 완전히 벗었을 것이다.

첼로의 입문자용 MTB 볼더(BOULDER)는 알루미늄 프레임의 하드테일 MTB다. 하드테일이란 앞바퀴의 포크에만 서스펜션이 장착되어있는 비교적 단순한 구조의 MTB를 말한다. 가볍고 튼튼하며 고장 날 부분이 많지 않아 처음 오프로드 주행을 배우는 라이더가 자전거를 다루는 법을 몸에 익히기에 좋으며, 산이 아니더라도 도심의 도로나 공원 등 어떤 장소라도 부담 없이 탈 수 있다. 자동차로 비유하면 SUV같은 자전거다.

볼더의 프레임은 6061 알루미늄 튜빙을 용접한 다음 열처리해서 만든다. 알루미늄 튜빙은 금형에 넣고 내부에서 압력을 가해 부풀려 모양을 만드는 하이드로포밍 공법으로 가공했고, 용접부위는 비늘모양 자국 없이 매끄럽게 마무리하는 FLT(플랫 웰딩)라는 공법을 적용했다. 외관이 미려할 뿐 아니라 불필요한 부위를 최대한 제거하고 얇게 만들어 무게도 가볍다.

입문자용 모델인데도 변속케이블을 프레임 내부에 수납해 외부 오염을 줄이고 외관을 더욱 아름답게 마무리하는 ICR(인터널 케이블 루팅 시스템)을 적용한 것도 인상적이다. 브레이크의 유압 호스는 프레임 밖으로 노출시켰다. 사실 유압계통 부품은 프레임 내부에 수납하게 되면 정비하기가 굉장히 불편하다. 이를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브레이크는 프레임에 어댑터 없이 직결되는 포스트 마운트 방식을 사용한다. 특히 체인스테이와 시트스테이 안쪽에 브레이크캘리퍼를 장착하는데, 이는 고급 모델에 주로 적용되던 방식으로 브레이크 지지부위의 내구성이 높아 급제동 시 브레이크의 떨림과 같은 영향을 최소화하는 장점이 있다.

장착된 부품은 시마노의 데오레등급이 중심이 되며, 크랭크는 시마노 MT500-5 모델이 장착된다. 보통 연식이 바뀌면서 작년모델과 비교해 부품이 바뀌기도 하는데 첼로 볼더 3.0 27.5 올해모델은 드라이브사이드-스핀들 일체형의 작년보다 업그레이드 된 크랭크가 장착되었다. 크랭크는 동력을 전달하는 핵심부품이고, 자전거를 오래 탈수록 높은 등급의 디레일러보다도 오히려 크랭크의 중요성을 더 크게 느끼게 된다. 필자 개인적으로 무척 마음에 드는 부분이다.

구동계는 3×10단 변속을 지원한다. 휠은 시마노의 허브와 알렉스 림의 제품을 이용해 조립한 것으로 보인다. 만약 성능을 높이기 위해 업그레이드를 하고자 한다면 휠부터 바꾸기를 추천하고 싶지만, 사실 입문용 MTB에는 충분한 내구성과 성능을 가진 휠이니 반드시 업그레이드를 해야만 할 필요는 없다. 타이어는 켄다의 27.5×1.95 사이즈를 장착, 타이어 트레드의 노브 패턴은 스몰블록 에이트 모델과 같은 것을 사용한다. 오프로드에서는 다져진 흙길처럼 단단한 노면, 그리고 아스팔트 도로에서도 저항이 적어 경쾌한 주행이 가능한 타이어다.

 

시승 - 도로에서 산길까지

의외로 MTB 라이더가 가장 많이 다니는 길은 오프로드가 아니라 아스팔트 위일 것이다. 대부분의 입문자들이 집이나 도시 근교의 산으로 갈 때 일반 도로를 자전거를 타고 이동할 때가 많다. 게다가 산에 갈 때 뿐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자전거를 탄다. MTB로 아스팔트를 달려보면 노면을 신경 쓸 필요도 별로 없고 포지션도 무척 편안하다.

첼로 볼더 3.0 27.5는 사실 이러한 입문자용 MTB의 니즈를 잘 고려한 모델이다. 알루미늄 프레임과 부품구성은 오프로드를 달리기에 충분하다. 레이스보다는 여유롭게 산길을 달리는 트레일 라이딩용 세팅에 가깝다.

사실 선수들처럼 오프로드를 고속주행하기 위한 자전거라면 보다 부드럽고 유연한 서스펜션이 필요하다. 단, 이러한 세팅을 위해서는 훨씬 고성능의 부품이 필요하고 자전거의 가격 또한 비싸진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첼로 볼더에 장착된 서스펜션 포크는 코일스프링과 유압식 댐퍼를 이용한 것으로, 에어서스펜션과 성능을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내구성이 높고 유지관리가 쉽기 때문에 입문자용으로 적합하다. 핸들의 레버를 이용해 서스펜션을 단단하게 만드는 ‘리모트 락아웃’ 기능도 탑재되었다. 언덕을 오를 때나 일반 도로를 주행할 때 서스펜션이 움직이며 자전거의 추진력을 저하하는 경우 락아웃을 걸어 이를 방지할 수 있다.

브레이크는 처음에 약간 밀리는 느낌이 들지만 차차 길이 들면서 충분한 제동력을 발휘한다. 레버의 위치를 손가락 길이에 맞춰 조절해야 한다는 점만 염두에 둔다면 누구나 부담 없이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다. 구동계는 3×10단의 폭넓은 기어비로 강력한 등판능력을 제공한다. 저속에서 균형만 잘 잡는다면 대부분의 산길을 자전거에서 내리지 않고 오를 수 있을 것이다.

첼로 볼더 3.0 27.5는 합리적인 가격에 입문자에게 반드시 필요한 모든 조건을 갖춘 모델이라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본격적인 레이스용 하드테일은 아니지만, 누구나 쉽게 다룰 수 있고 주행성능에 부족함도 없다. 게다가 100만 원 이하의 가격으로 이만한 기본성능을 갖춘 자전거를 손에 넣을 수 있다는 것은 국내 브랜드 첼로이기에 가능한 것이라고 본다. 첼로 볼더 3.0 27.5와 함께라면 더욱 많은 라이더들이 산길의 즐거움에 눈 뜰 수 있을 것이다.

 

첼로 볼더 3.0 27.5 제원

프레임 : AL6061 알루미늄 하드테일 프레임, 스무드 웰딩.
포크 : SR썬투어 XCR 32 RL-R-Coil 27.5, 유압식 락아웃 100㎜ 트래블
크랭크 : 시마노 MT500-3, 40/30/22T, BSA
시프터 : 시마노 데오레 M610 3×10
프론트 디레일러 : 시마노 데오레 M610 34.9mm 클램프
리어 디레일러 : 시마노 데오레 M610 SGS
카세트 스프라켓 : 시마노 HG50-10, 11-36T 10S
브레이크 : 시마노 M365 유압 디스크, 160mm 센터락 로터
핸들바 : 첼로 알루미늄 OS, 플랫
스템 : 첼로 알루미늄 OS
안장 : 첼로 MTB
시트포스트 : 첼로 알루미늄, 31.6mm
허브 : 시마노 TX505
림 : 알렉스림 TD-26
타이어 : 켄다 K1047 27.5×1.95
무게 : 12.9㎏
사이즈 : 15, 16, 17
가격 : 85만원
제품문의 : 참좋은레져(주) 02-2671-3000 cello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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