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보레 스파크, 현대차 쏘나타, 기아차 K5, 쌍용차 티볼리 디젤. 앞서 언급한 모델은 모두 공통점을 갖고 있다. 바로 1년 전, 이맘때 출시된 국산차라는 점이다. 이러한 신차는 각 사마다 야심찬 계획과 목표 속에 출시되었음은 두 말 할 필요가 없다. 누군가는 시장 탈환을 노리기 위해 등장했고, 또 누군가는 굳건히 1위 자리를 지키기 위해 상품성을 강화하기도 했다. 그리고 1년이 지난 지금, 각각의 명암은 엇갈리고 있다.  

가장 활짝 웃은 차종은 쉐보레 스파크다. 스파크는 7월 1일 출시 이후 꾸준한 판매량 상승에 힘입어 2016년 상반기 국산 경차 판매 1위를 달성했다. 상반기 누적판매대수는 4만776대로 전년대비 50%넘게 올랐으며, 전년 동월과 비교해도 27.3% 상승한 수치다. 스파크는 출시 이후 사전계약 물량이 풀리던 작년 8월 모닝을 앞지르며 이미 돌풍을 예고한 바 있다. 하지만 모닝의 두꺼운 벽을 깨는 것은 좀처럼 쉽지 않았다. 이후 줄곧 2위에 머물렀던 스파크는 올해 들어서 서서히 빛을 보기 시작했다. 

스파크는 대형 가전제품 제공 및 파격적인 할인 프로모션이 더해지면서 사람들의 입소문을 탔다. 또, 상대적으로 최근에 나온 신차라는 점과 안전성을 입증받아 동급 최저 보험료 등급을 획득하는 등 여러모로 이점이 작용했고, 이는 판매량 상승이라는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졌다. 그 결과 올 2월부터 줄곧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현재도 승승장구 중이다. 그러나 기아차 모닝 역시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특히, 올 연말 신형 모닝이 출시를 앞두고 있어 1위 탈환을 위한 경차 전쟁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쌍용차 티볼리는 1년 전 디젤 모델 투입으로 소형 SUV 시장에서 굳히기에 나섰다. 결과는 만족스러웠다. 작년 디젤 SUV 바람을 타고 티볼리 디젤은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고, 가솔린 모델과 함께 내수 총 4만 5,021대를 팔아 11년 만에 단일 차종 사상 최대 판매실적이라는 기록도 세웠다. 쌍용차는 한 걸음 더 나아가 뒷공간을 대폭 늘린 티볼리 에어를 통해 더욱 박차를 가했다. 실제 에어를 포함한 티볼리 브랜드 판매량은 지금도 순조롭게 상승 중이며 쌍용차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을 볼 때 티볼리의 독주는 당분간 계속 될 전망이다.  

현대차는 작년 7월 2일 새로운 심장을 얹은 2016 쏘나타를 출시했다. 기존 2.0가솔린 중심 라인업에서 1.7디젤, 1.6터보,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모델을 새로 추가해 선택의 폭을 넓힌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또한, 평소 국내 소비자가 선호하는 옵션을 기본 적용하면서도 주력 모델인 2.0 CVVL의 경우 가격을 동결해 제품 경쟁력을 한층 높였다. 1년이 지난 지금 쏘나타는 여전히 국산 중형차 시장 1위를 지키고 있으며 오랫동안 지켜온 명성에 걸맞게 쉽게 자리를 내주지 않는 모습이다. 하지만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쏘나타를 잡기 위해 이를 갈고 있는 경쟁회사 차들도 만만치 않다.

연초 출시한 르노삼성차 SM6는 일찌감치 경쟁차를 따돌리며 쏘나타의 턱 밑까지 추격했다. 더구나 아직 선보일 파워트레인 수가 남아있는 SM6로서는 충분히 겨뤄 볼 만한 상황이다. 쉐보레 역시 감각적인 디자인과 높은 상품성을 내세우며 9세대 신형 말리부를 새롭게 출시해 시장 선점에 나섰다. 이에 쏘나타는 60개월 무이자 할부와 특별 에디션 모델 등을 출시하며 1위 자리를 더욱 확고히 하겠다는 전략으로 맞서고 있다. 

반면, 기아차 K5는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야 했다. 기아차는 작년 7월 15일 2세대로 완전 변경된 신형 K5를 출시했다. 전작의 뛰어난 디자인을 크게 해치지 않는 선에서 세련된 스타일을 강조한 K5는 국산차 처음으로 두 개의 얼굴을 가지고 출시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초기 반응은 좋았다. 사전계약 11일 만에 6,000대를 넘기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소형 SUV 및 RV 모델 같은 세그먼트의 다양화와 중형세단 시장의 부진 등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올해는 SM6, 말리부 등 신차 공세에 밀려 결국 6월에는 국산 중형차 판매 실적 꼴찌라는 성적표를 받아야만 했다.

기아차는 모든 부분을 재정비하고 시장 반격에 나선다. 이번 주 새롭게 출시된 2017년형 K5는 고급 옵션과 등급을 추가하고, 가격 조정을 통해 상품성을 높였다. 먼저, 각 파워트레인 등급에 맞게 시그니처(Signature)’와 ‘GT 라인(GT-Line)으로 나눠 콘셉트를 다르게 했다. 여기에 어라운드 뷰 모니터링 시스템과 티맵 미러링크 기능을 추가해 편의성을 개선했고, 모델별로 가격을 소폭 낮춰 경쟁력까지 갖췄다. 또한 출고 시 50만 원에서 최대 130만 원까지 휴가비를 지원하고 저금리 할부 혜택을 제공하여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겠다는 전략까지 세우고 있다. 향후 K5의 야심찬 도약이 기대되는 부분이다. 

<저작권자 © 라이드매거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