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차 시장을 향한 PSA그룹의 야심찬 도전이 시작됐다. 푸조와 시트로엥, DS브랜드를 총괄하고 있는 PSA그룹은 현지시각 12일 일본 도쿄에서 블루HDi를 본격 론칭하고 디젤엔진이 탑재된 모델의 공식 판매를 시작했다. 일본에서는 크게 1.6리터와 2.0리터 블루HDi 디젤엔진이 선보이며, 6개월 이내에 총 14종류의 디젤 모델을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디젤엔진을 향한 한결같은 연구

PSA그룹은 디젤 엔진에 대한 독보적인 기술력과 노하우를 갖고 있는 회사다. 1938년 푸조 최초의 디젤 승용차 402를 시작으로 대중적인 디젤차 만들기에 노력했고, 당시 택시기사들에게 큰 인기를 끌며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1966년 출시된 푸조 204에는 알루미늄 소재를 사용해 만든 디젤엔진으로 경량화를 이뤄냈고, 1979년에는 최초로 디젤엔진에 터보를 장착한 푸조 604를 선보이며 효율을 넘어 성능까지도 잡으려는 노력을 보여줬다. 90년대 말에는 직접 분사식 엔진 시스템을 채택해 HDi(고압직분사) 엔진이 탄생했다.

보다 좋은 디젤엔진 만들기는 2000년도에 들어서 절정에 이른다. 효율과 성능을 비롯해 환경까지 중요해지면서 세계최초로 DPF(미립자 필터)를 개발하고 공개했다. 이는 현재 전세계 약 1,200만대의 PSA 그룹 모델에 장착되어 있다. 또, 2013년에는 선택환원촉매인 SCR 기술을 도입해 배기가스 규제인 유로6를 충족할 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자동차 환경오염 개선에 앞장서고 있다.

SCR이 도대체 뭔가요?

SCR은 쉽게 말해 배기가스가 지나가는 통로 사이에 설치한 별도의 여과필터 외에 요소수를 분사해 화학 성질을 바꿔주는 시스템이다. 배기가스 온도가 180~190도 수준에 도달하면 인젝터를 통해 요소수를 분사하고 기화를 거쳐 암모니아 형태로 성질이 바뀐다. 암모니아는 다시 질소산화물 반응을 일으켜 물과 질소로 변한다. 이후 맨 뒤에 붙어있는 미립자 필터까지 통과하게 되면 매연의 90% 이상이 제거된다.

배기가스 및 유해물질을 감소하는 방법 중 가장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게 SCR 이지만 사용하려면 별도의 요소수 탱크를 비롯해 각종 압력 및 온도 센서를 달아야 하기 때문에 수백만 원정도 가격이 오르게 된다. 때문에 주로 고급 승용차나 상용차에 장착하고 있다. 참고로 PSA그룹은 SCR 시스템을 개발한 2013년 9월 이후 세그먼트 구분 없이 모델 전반에 걸쳐 기본 장착하고 있다.

3가지 블루HDi 엔진, 14개 차종 선보여

일본에 판매할 디젤 엔진은 크게 1.6 블루HDi와 2.0 블루HDi 두 종류다. 먼저, 직렬 4기통 1.6리터 터보 디젤 모델은 는 최고출력 120마력, 최대토크 30.0kg.m를 낸다. 또, 2.0리터 모델은 최고출력 150마력과 180마력짜리로 나뉘며, 최대토크는 각각 37.8kg.m, 40.8kg.m를 발휘한다. 판매는 1.6리터 엔진을 넣은 푸조 308 해치백과 308SW, 180마력짜리 2.0리터 디젤 엔진을 탑재한 푸조 508, 308의 GT 모델이 먼저 판매에 들어간다. 이후 시트로엥 C4 필, DS4 크로스백 등이 순차적으로 시판되며 내년 1월에는 완전 변경된 푸조 3008도 공식 출시할 예정이다.

PSA그룹의 작지만 큰 도전

우수한 디젤엔진과 친환경 기술을 갖고 있는 PSA그룹은 일본 시장 공략을 통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물론 그 과정이 쉬운 일은 아니다. 자국 브랜드로 충성도가 높은 토요타를 비롯해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수소차 등 친환경 차의 빠른 상승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PSA그룹의 디젤 라인업 진출은 작지만 의미있는 도전일 수 있다. 다행히 일본 내 판매는 긍정적이다. 전년대비 15% 증가하며 지속적인 상승폭을 그리고 있고 실제 반응도 좋다. 여기에 일본 국토교통성이 정한 배기가스와 연비 기준을 만족하기 때문에 각종 세금이 면제되거나 감면된다는 것도 이점이다.

크리스토프 프레베 푸조-시트로엥 재팬 대표 역시 “새로운 디젤 라인업 추가는 평소 PSA 브랜드를 향한 고객의 기대에 보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주행 즐거움과 환경에 대한 배려, 친환경차 감세 혜택까지 더해 새로운 고객들로부터 주목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또한, 론칭 행사를 방문한 크리스챤 샤펠 PSA 그룹 파워트레인 개발부장은 “블루 HDi 엔진은 유로6 도입 이전에 검증을 마쳐 사용됐다”며, “일본 고객에게 지속 가능한 친환경 이동수단을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디젤 라인업으로 일본 시장에 승부수를 던진 PSA 브랜드의 도전에 귀추가 주목된다.

<저작권자 © 라이드매거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