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C90은 볼보의 대표적인 플래그십 SUV다. 2002년 1세대 출시 이후 꾸준한 판매 증가를 이뤄냈고, 작년에는 약 13년만에 신형 모델이 대중 앞에 공개됐다. 긴 시간만큼 공을 많이 들인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이를 태면 새로운 디자인 아이코닉부터 편의 및 안전장치, 소재의 쓰임새도 모두 달라졌다. 실제 이 차를 만든 연구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XC90과 미래 볼보의 방향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파워트레인부터, 디자인, 오디오, 소재 및 안전까지 일선 현장에 있던 그들의 XC90 개발 뒷 이야기를 정리해봤다.

“환경에 끼치는 영향을 통감합니다”

가솔린 파워트레인의 프로그램 매니저인 예르겐 브린네의 말이다. 자동차 회사는 효율과 성능을모두 잡은 좋은 엔진이 필요하지만 그 보다 더 중요한 건 환경보호에 앞장서야 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볼보가 만든 드라이브E 엔진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처음엔 아무것도 없이 무작정 힘과 배기가스, 효율성 간의 완벽한 밸런스를 찾아야 했고, 꾸준한 연구와 보완을 통해 마찰력과 무게를 줄이고 경량 알루미늄 등을 사용해 실현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대표적인 친환경 파워트레인으로 XC90에 탑재된 T8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꼽았다. 직렬 4기통 2.0리터 가솔린 트윈터보 엔진과 전기모터가 결합해 최고출력 400마력, 최대토크 40.8kg.m를 발휘하며,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 가속시간은 단 5.6초면 충분하다. 2.3톤의 무게와 풀타임 4륜구동 시스템 등을 감안하면 뛰어난 수치다. 그럼에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64g/km에 불과해 친환경적인 부분도 꼼꼼히 챙겼다.

“너무 복잡하게 만들지 않는 게 핵심입니다”

인테리어 디자인 팀 로빈 페이지는 간단명료하게 XC90의 실내를 설명했다. 그는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간결한 디자인이 특징이라며, 이로 인해 고급스럽고 우아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으로 실내 전체에 은은한 조명을 연결해 수평적인 센터페시아가 돋보이도록 했고, 마치 극장 안의 안내등처럼 편안한 밤 분위기를 냈다고 한다. 좋은 디자인이 무엇인지를 묻는 질문에는 “시선이 선을 따라가다 다시 나에게로 회귀할 수 있는 것”이라는 다소 난해한 답변도 했지만 전체적으로 화려하고 강렬한 인상보단 모던하고 은은한 아름다움을 추구한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실내 인테리어 특징 중 하나가 시트다. 어디에 어떤 사람이 앉던 똑같이 편안해야 된다는 목표로 전 좌석 개별 시트를 제공하며, ‘컴포트 커브’라 부르는 디자인을 통해 최적의 체형을 맞췄다. 그 결과 장거리 여행 및 장시간 앉아있어도 처음 출발할 때와 같은 상쾌함을 준다고 그는 설명했다. 참고로 시트 개발에는 정형외과 의사를 비롯해 각기 다른 체형과 국가의 사람들을 섭외해 직접 연구하고 토론 했다고 한다.

“장갑 끼고 터치할 수 있어요”

볼보는 보수적이고 클래식한 느낌의 차라는 인식을 벗어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대표적인 곳이 센터페시아 가운데 자리잡고 있는 세로형 터치 디스플레이다. 옌스 헨릭손 터치 스크린팀 엔지니어는 세로형 디스플레이가 더 많은 정보를 파악할 수 있고, 조작할 때도 한 화면 안에서 빠르게 작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클린 인터페이스라고 정의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최대한 직관적이게 만들어 조작이 쉽고, 적외선 터치 기술을 사용해 장갑을 끼고도 화면을 누를 수 있다. 아울러 그는 백야가 많은 스웨덴 날씨에 영감을 얻어 태양광 반사 및 눈부심 현상을 막을 수 있는 패널을 정착해 눈에 피로도를 줄였다고 덧붙였다.

“네 바퀴 위의 최상급 사운드 시스템”

플래그십 SUV답게 오디오 또한 중요 부분 중 하나다. 사운드 시스템 팀에 소속된 마이클 아데나우너는 XC90의 오디오를 “네 바퀴 위의 최상급 사운드 시스템”이라고 정의했다. 실제 바워스 앤 윌킨슨 사와 개발 초기부터 협업해 최고의 공간감을 구성했으며, 19개의 스피커와 9개 밴드의 그래픽 이퀄라이저, 공랭식 서브우퍼를 통해 풍성한 소리를 전달한다. 같은 팀 동료인 파리바 페르도스 박사는 “눈을 감고 들으면 5~7m 떨어진 곳에서 오케스트라가 나를 위해 연주하고 있는 기기분 들 것”이라며, “이를 구현하기 위해 콘서트홀 내 800곳의 소리를 측량해 똑 같은 구조로 실내에 넣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소리는 모든 승객이 동일하게 느낄 수 있으며, 얼마나 뛰어난지는 직접 들어봐야 한다며 인터뷰를 마쳤다.

“추운 겨울을 견뎌낸 특별한 우드트림”

안데르스 베르그스트륌 우드파트 담당자는 XC90에 들어가는 나무가 제법 특이하다고 말했다. 스웨덴 서부 해안에서 자라는 불꽃 자작나무만을 켜서 사용하는데 이 나무가 좀처럼 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북극권에 가까운 숲이 만들어낸 무늬와 작품이며, 추운 겨울을 견뎌낸 뒤 꼿꼿하게 자랐기 때문에 다른 나무에 비해 밀도와 점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는 곧 나무에 색을 입히거나 모양을 만들 때 흐트러짐 없이 완벽하게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언제 어디서나 보호할 수 있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안전에 대한 얘기를 빼 놓을 수 없다. 마르틴 망누손 안전분야 선임 연구원은 “볼보차는 그 누구도 다치거나 사망하면 안 된다는 막중한 책임을 지고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시티 세이프티 기술을 한층 업그레이드 시켰고 세계최초 교차로 추돌방지 시스템과 개선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차선유지 및 차선이탈 경고장치, 장애물 감지 시스템, 파일럿 어시스트 등 수 많은 안전장치가 실시간으로 주행을 돕는다. 마지막으로 그는 XC90의 안전을 이렇게 설명했다. “볼보차는 승객의 사망과 심각한 부상을 완벽하게 방지하는 목표를 갖고 있습니다. 사람의 목숨을 구하는 고귀한 일을 돕는다는 것은 실로 뿌듯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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