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램 그룹은 ‘미국 회사’다. 단순히 회사의 헤드쿼터가 미국에 있다는 것 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현재 전 세계 MTB 문화를 주도하는 북미, 캐나다 라이더들과 밀접하게 교류하고 이들이 원하는 컴포넌트를 개발하기위해 역량을 집중한다. 이렇게 탄생한 대표적인 컴포넌트가 바로 스램의 ‘1×’ 구동계다.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MTB의 크랭크는 폭넓은 기어비를 확보하기 위해 3장의 체인링을 사용해왔다. 그런데 북미를 중심으로 거친 코스를 보다 빠르고 안정적으로, 보다 재미있게 달릴 수 있는 풀서스펜션 MTB가 인기를 얻기 시작했고, 스램은 체인링의 수를 줄이면 보다 가볍고 효율적이며 신뢰할 수 있는 구동계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우선 체인링을 1장으로 줄인 대신, 뒷바퀴의 스프라켓의 숫자를 늘리고 크기를 키웠다. 그리고 ‘X-SYNC’라는 이름의 ‘내로우-와이드’ 체인링 톱니 디자인으로 체인이 쉽게 빠지지 않도록 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체인링 1장으로 구성된 구동계를 ‘1×’라고 불렀다. 

스램의 1× 구동계는 특히 풀서스펜션 MTB에 장착했을 때 효율적이고, 서스펜션의 성능을 저해하지 않아 큰 인기를 끌었다. 처음에는 많은 라이더들이 1× 구동계를 생소하게 여겼고, 시장에서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 예상하기도 했다. 그러나 XC 월드챔피언을 비롯한 많은 라이더들이 1× 구동계를 선호했고, 이를 사용해본 많은 동호인 라이더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그런데 스램 1× 구동계는 한 가지 약점이 있었다. 스램의 11단 혹은 12단 카세트스프라켓을 장착하기 위해 ‘XD 드라이브(XD Drive)’라는 새로운 규격을 적용한 휠, 또는 허브를 사용해야만 했다. 가격 또한 만만치 않아 자전거의 부품을 업그레이드 하려는 라이더에게는 적지 않은 부담이 되었다. 이런 약점을 만회하고자 스램은 보다 저렴하고, 기존의 휠과 호환되는 1×11단 구동계를 선보인다. 바로 스램 ‘NX’다.

 

크랭크 & 체인링 - 1× 구동계의 핵심

다른 스램의 1× 시리즈가 그러하듯, NX 구동계의 가장 큰 특징은 단순함이다. 자전거의 구동계는 시프터, 리어디레일러, 스프라켓, 체인, 크랭크 5개 부품으로 구성되는데 라이더의 취향이나 자전거의 규격에 따라 추가로 선택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스램 ‘1×’ 구동계의 특징을 가장 잘 보여주는 컴포넌트는 크랭크와 체인링이다. 스램 1× 구동계의 체인링은 시마노를 비롯한 기존의 구동계와 톱니의 모양이 완전히 다르다. 앞에서 설명했듯 두께가 두꺼운 톱니와 얇은 톱니가 하나씩 교대로 반복된다. 변속을 할 때 뒷바퀴 스프라켓을 따라 체인이 좌우로 이동하며 비틀리더라도 크랭크에서 벗겨지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크랭크를 구입할 때 체인링은 32T가 기본 장착된다. 이외에도 기어비에 변화를 주고자 한다면 30T, 34T, 36T X-SYNC 체인링을 별도로 구입해서 장착할 수 있으며, BCD94(체인링 볼트의 중심을 지나는 원의 직경이 94mm)인 타 메이커의 호환 체인링도 장착 가능하다. 스램 X-SYNC 체인링은 알루미늄을 CNC 가공해 제작했으며 다른 스램 1× 구동계와 호환된다. 가격은 9만 원이다. 

크랭크 암은 BB30과 GXP 2가지 규격을 선택할 수 있다. 만약 자신의 자전거 프레임이 나사산 방식으로 BB컵을 결합하는 방식이라면 GXP 타입을 선택해야 한다. 참고로 NX 크랭크는 BB30과 GXP 타입의 가격이 다른데, BB30 타입이 17만8000 원, GXP 타입이 14만5000 원이다. 체인링 만을 따로 구입할 때의 가격을 생각하면 크랭크세트의 가격이 무척 저렴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카세트 스프라켓 & 체인 - 11단 구동계

스램 1× 구동계의 특징은 체인링이 1장인 대신, 뒷바퀴의 스프라켓이 넓은 기어비를 갖는다. 사실 기존 ‘XX1’과 같은 11단 구동계가 ‘XD 드라이브’라는 특수한 규격을 사용한 배경에는 기존 시마노와 호환되는 허브기 ‘11T’ 스프라켓까지밖에 사용할 수 없다는 기술적인 제한이 있었기 때문이다. 스램 XD 드라이브는 ‘10T’ 스프라켓을 장착할 수 있기 때문에 크랭크에 작은 체인링을 장착하더라도 조금 더 빠른 최고 속도를 낼 수 있다.

그러나 스램 NX는 독자규격인 XD 드라이브 대신, 기존의 스램/시마노 10단 프리허브보디와 호환되는 방식의 11-42T 11단 카세트 스프라켓을 사용한다. 이 경우 XD 드라이브 구동계와 비교했을 때 자전거가 낼 수 있는 최고속도의 한계가 낮아진다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스램 호환규격이 아닌 타사의 자전거 휠세트에도 장착할 수 있어 NX 구동계 장착 시 휠세트 구입에 대한 경제적 부담이 덜하고, 자전거 메이커에 OEM으로 부품을 공급할 때도 유리하다는 계산을 한 것으로 보인다.

스램은 카세트 스프라켓과 함께 11단 체인도 함께 선보였는데, 굉장히 저렴한 가격의 11단 체인이라는 점에 주목할 만하다. 스램 NX 구동계의 PG-1130 카세트스프라켓의 가격은 9만 7000 원, PC-1110 체인의 가격은 1만8000 원이다.

 

디레일러 & 시프터 - XX1의 기술력을 이어받다

리어디레일러의 디자인은 NX의 상위모델인 XX1의 디자인을 거의 그대로 물려받았다. 기본 구조가 XX1과 동일하며 스램 디레일러가 자랑하는 기술인 ‘X-호라이즌(X-HORIZON)’ 기술과 스램의 최신 ‘타입3 롤러 베어링 클러치(TYPE 3 ROLLER BEARING CLUTCH)’와 ‘케이지 락’까지 적용되었다. 

스램의 X-호라이즌 기술은 리어디레일러가 변속 시 상하의 움직임이 거의 없이 수평으로 좌우 이동하도록 한 것이다. 변속기가 상하좌우 대각선으로 움직이는 기존의 디레일러는 자전거가 충격을 받았을 때 변속기가 영향을 받아 흔들리면서 순간적으로 의도하지 않은 기어 변속이 이루어지는 ‘고스트 시프팅’이라는 현상이 생길 수 있는데, 스램 X-호라이즌 기술은 이를 원천적으로 예방해준다.

롤러 베어링 클러치는 변화무쌍한 코스에서도 체인이 지속적이고 강한 장력을 유지하도록 해 체인이탈을 방지할 뿐 아니라 페달링 효율을 높이고, 변속 시 빠르게 반응할 수 있도록 돕는다. 케이지 락은 케이지를 당긴 상태에서 락 버튼을 눌러 고정해 체인의 장력을 헐거운 상태로 유지하여 바퀴를 쉽게 교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능이다. 스램 NX 리어디레일러는 다른 스램 1× 구동계와 호환되도록 디자인되었고, 가격은 9만1000 원이다.

시프터는 기존 스램 MTB 구동계와 마찬가지로 트리거 타입 시프터와 그립 시프터 두 가지를 선택할 수 있다.(국내에는 트리거 시프터만 공급된다.) 트리거 시프터는 스램 X-액추에이션(X-ACTUATION) 기술을 적용해 날카롭고 빠른 변속이 가능하다. 리어디레일러 혼자 변속을 담당하는 특성을 고려해 한 번에 5단계의 변속이 가능하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되는 코스에서도 쉽고 빠른 변속으로 대응할 수 있다.

기능적으로는 상위 모델의 시프터와 동일하지만 브레이크레버와 시프터를 하나의 클램프를 이용해 장착할 수 있게 해주는 ‘매치메이커’는 적용되지 않았다. 상위 모델과의 차이를 두기 위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러나 시프터의 가격을 생각하면 모든 불만이 사라진다. NX 시프터의 가격은 3만4000 원이며 다른 스램 1×11단 구동계와도 호환된다. 

이상으로 스램의 신형 NX 구동계를 간단히 살펴보았다. 5개의 컴포넌트로 구성되는 심플한 구성, 상위 모델인 XX1의 기술력을 그대로 이어받은 컴포넌트라는 점이 스램 NX 구동계의 매력이 아닐까 생각된다. 특히 가격적인 메리트가 상당하다. GXP 크랭크를 사용하는 경우를 기준으로 38만5000 원에 NX 구동계 그룹을 갖출 수 있다.

기존에 시마노 구동계를 사용하고 있는 라이더가 1×11단 구동계로의 전환을 생각하고 있거나, 혹은 저렴한 가격에 우수한 성능을 내는 MTB 구동계를 원하는 라이더라면 스램 NX가 얼마나 매력적인 제품인지 금방 알아차릴 수 있을 것이다. 스램의 신형 NX 1×11단 구동계는 ‘심플함이 곧 편안함이다’라는 스램의 주장을 라이더가 경험을 통해 직접 깨닫게 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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