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고성능 자전거와 장비에 대해 끝없는 욕심을 갖기 마련이다. 특히 최근에는 미니벨로 혹은 하이브리드와 같은 생활밀착형 자전거보다 본격적으로 달릴 수 있는 스포츠용 자전거, 로드바이크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그에 따라 자전거의 성능을 끌어올리기 위한 다양한 부품이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자전거를 구성하는 모든 부품은 하나같이 모두 중요하지만, 그 중 프레임과 함께 자전거의 성능을 결정짓는 1순위의 부품을 고른다면 역시 휠이다. 휠은 라이더의 힘을 받아들여 땅을 박차고 나가는 ‘자전거의 다리’다. 휠의 강성이 높은 만큼 빠른 속도와 격렬한 댄싱, 급격한 코너링에서도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 휠의 무게가 가벼워지면 그만큼 쉽게 가속할 수 있고, 공기저항이 줄어들면 더 빠른 속도를 내며 달릴 수 있다. 

라이드매거진이 이번에 만난 휠은 이탈리아의 휠세트 브랜드 ‘펄크럼(FULCRUM)’이 새롭게 출시한 레이스지향의 고성능 모델인 ‘스피드 40 T(SPEED 40 Tubular)’다. 펄크럼이 시마노나 스램 등 캄파뇰로의 경쟁사와 호환되는 제품을 내놓지만, 실은 캄파뇰로와 형제격인 브랜드라는 것은 널리 알려진 이야기다. 펄크럼 휠은 명칭은 다르지만 이탈리아의 자전거 부품명가 ‘캄파뇰로(Campagnolo)’와 같은 기술이 사용되며 부품도 공유한다. 

 

카본 / 튜블러 / 40mm

펄크럼 스피드 40 T이라는 제품의 이름을 처음 듣고 그동안 펄크럼을 대표해온 레이스용 휠세트인 레이싱 스피드 시리즈의 하위모델이 아닐까 생각했다. 하지만 휠의 실물을 받아보니 기존의 레이싱스피드와 다른 포지션의 휠이다. 최근 대세로 자리잡고 있는 와이드&에어로 디자인의 림을 적용했고, 놀랍게도 무게는 불과 1,213g에 불과한 초경량이다. 해외 판매 가격을 확인해보니 레이싱 스피드 XLR 50과 똑같은 2,548 유로, 한마디로 스피드 40 T는 펄크럼의 새로운 최상급 휠이라는 뜻이다.

‘스피드 40 T’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림 높이 40mm의 카본 튜블러 휠이다. 폭 24.5mm 높이 40mm의 림을 채택했는데, 기존의 삼각형 단면보다 둥근 단면을 지녔다. 일반적으로 많은 라이더들이 삼각형에 가까운 단면의 림이 공기역학적으로 유리할 것이라 생각하지만, 둥근 단면을 가진 림은 고속주행중 측면에서 불어오는 ‘크로스 윈드’에 영향을 덜 받으며 더욱 우수한 주행성능을 보여준다. 림 폭이 넓어 타이어는 폭 700×25c부터 32c까지 장착할 수 있다.

스포크는 스레인리스 스틸 소재를 더블버티드 가공한 스트레이트 폴 타입으로, 공기역학적 이점을 위해 납작하게 눌러놓은 ‘블레이드’ 형태다. 프론트 휠은 18개의 스포크를 래디얼 패턴으로, 리어 휠은 27개의 스포크를 ‘2:1 TWO-TO-ONE’ 패턴으로 빌딩했다.

전통적으로 자전거의 휠은 짝수의 스포크가 X자 형태로 교차되며, 좌우가 대칭을 이루는 방식을 많이 사용했지만, 펄크럼의 2:1 TWO-TO-ONE은 좌우 스포크의 개수가 2:1 비율이다. 드라이브사이드인 허브 우측에 18개, 좌측에 9개의 스포크가 연결된다는 뜻이다. 좌우 비대칭이지만 전체적으로는 균형을 이룬다. 라이더가 페달을 밟고 그 힘이 크랭크와 스프라켓에 전달되어 최종적로 뒷바퀴 오른쪽으로 전달되기 때문에, 힘 전달 효율을 높여준다는 것이 펄크럼의 설명이다. 참고로 펄크럼 2:1 TWO-TO-ONE 스포크 패턴은 ‘캄파뇰로 G3 패턴’과 거의 동일하다.

휠의 구름성을 결정하는데 균일한 림 밸런스도 중요하다. 그런데 단순히 전체의 무게균형이 잘 잡힌 것 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그 이유는 타이어를 장착했을 때 튜브에 공기를 주입하기 위한 밸브의 무게가 한 쪽으로 치우치기 때문이다. 이에 펄크럼 스피드 40 T의 림은 타이어 장착시 밸브의 무게를 고려해 림의 반대편 대칭되는 지점에 조금 더 무게를 실어 최종적인 균형을 고려한 ‘다이내믹밸런스(Dynamic Balance)’ 기술을 적용했다.

스피드 40 T의 허브에는 펄크럼의 최상위 세라믹 볼 베어링 기술인 ‘CULT(Ceramic Ultimate Level Technology)’가 적용되었다. CULT는 정교하게 제작된 컵을 사용, 비효율적인 베어링의 마찰을 최소화시켰으며 기존 볼 베어링 대비 구름성이 9배 향상되었다.

펄크럼 40 T의 구성품은 휠세트 이외에 2개의 휠 백과 퀵 릴리즈 샤프트, 캄파뇰로 신형 카본 브레이크패드가 포함되어 있다. 퀵 릴리즈 샤프트의 실측무게는 프론트와 리어 각각 58g, 63g이었다. 브레이크패드는 캄파뇰로의 BR-BO500X1 제품이다. BR-BO500X1은 캄파뇰로의 새로운 브레이크 패드 기술이 적용돼 젖은 노면에서 40%, 일반 노면에서 20%의 향상된 제동력을 보여준다.

라이드매거진이 실측한 펄크럼 스피드 40 T의 무게는 1,209g(F-531g, R-677g)으로 공식 제원 상의 무게보다도 가벼웠다. 스피드 40 T는 다른 경쟁사의 경량 카본클린처 휠세트와 비교해 보아도 결코 뒤처지지 않는 무게이며 여기에 공기역학적 디자인과 펄크럼의 기술에 대한 신뢰도가 더해지니 그 매력에 대해서는 더 이상 강조할 필요가 없을 듯하다.

자전거를 타는 데 있어 장비 보다 라이더의 실력이 우선이라고 이야기 하는 사람이 있다. 물론 맞는 말이다. 하지만 라이더의 우수한 실력을 바탕으로 뛰어난 성능의 부품이 더해진다면 한  단계 높은 실력을 가질 수 있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레이스를 통해 다양한 기술과 오랜 노하우를 축적해온 이탈리아 휠 세트 명가 펄크럼의 스피드 40 T는 고성능 카본 튜블러 휠 세트를 원하는 라이더들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제품이 될 것이다. 스피드 40 T의 국내 판매가는 아직 미정이지만 국내 공식 디스트리뷰터인 첼로스포츠를 통해 곧 만나볼 수 있다고 하니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또한 얼마 전 압구정 로데오거리에 새롭게 오픈한 첼로 홍보관에서 국내에 유통되는 펄크럼의 모든 제품을 만나볼 수 있다고 하니 이번 주말 홍보관에 들려 제품을 둘러보는 것또한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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