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상가상. 지금의 폭스바겐을 드러내는 사자성어다. 디젤 게이트에서 시작된 불씨가 쉽게 잡히지 못하고 국내외 가릴 것 없이 악재가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 2016년 글로벌 자동차 시장 판매실적을 살펴보면 이 회사의 상황이 마냥 안 좋지도 않다. 라이벌 브랜드로 꼽히는 토요타와 GM을 꺾고 자동차 생산대수 및 판매대수에서 정상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정확한 숫자로 들여다보면, 폭스바겐이 지난 6달 동안 공장에서 만들어낸 자동차 대수는 5백26만8,000대로, 토요타의 생산대수 5백3만3,177대보다 23만4,823대 많은 자동차를 제작했다. GM의 2016년 상반기 생산대수 자료는 아직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그간의 수치를 고려했을 때, 폭스바겐은 물론 토요타보다 적은 생산대수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는 바다.

판매대수 순위도 마찬가지다. 폭스바겐이 총 5백19만9,000대를 팔며, 토요타의 판매대수 4백99만1,741대를 20만7,259대 차이로 따돌렸고, GM의 판매대수 4백76만대도 43만9,000대의 큰 격차로 앞서 나갔다. 이와 같은 성적에 대해 한 외신은 “환경 문제로 전 세계적인 물의를 일으킨 회사 치고는 놀라울 만한 생산대수 및 판매대수를 기록했다”고 언급했다.

영업이익 역시 지난해 같은 시기와 비교해서 소폭 상승했는데, 폭스바겐의 2016년 상반기 영업이익은 75억 유로로 전년 동기 대비 5억 유로 올랐다. 하지만 배출가스 조작과 관련된 벌금 지불로 인해 실질적인 영업이익은 53억 유로로 마감됐다. 우리나라 돈으로 환산하면 지난 6개월 간 약 6조6,000억원을 벌어 들었다.

이와 관련해 폭스바겐 그룹 회장인 마티아스 뮐러는 “그렇게 낙관적이지만은 않은 우리의 현 상황을 돌이켜 봤을 때, 지난 반년간의 성적은 꽤나 만족스럽다”면서 “이 같은 결과는 결국 오랜 시간 자동차를 생산해오며 쌓아온 기술력과 소비자의 신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그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을 리드하는 기업으로서 책임을 다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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