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의 사진가들이 촬영한 세계에서 가장 짜릿한 스포츠.’ 이 책 매그넘 사이클링(Magnum Cycling)의 표제다. 과장된 광고문구인 양 들릴 수도 있겠다.  그러나 사진에 조금이라도 관심있는 이라면 이 책의 ‘매그넘’에 눈길이 머무르는 순간 조금의 과장도 섞여있지 않다는 것을 곧 직감하게 될 것이다. 

‘매그넘 포토즈(Magnum Photos)’는 현대 사진에 가장 큰 영향을 준 로버트 카파(Robert Capa),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Henri Cartier-Bresson)과 같은 작가가 모여 만든 세계적으로 유명한 보도사진작가 그룹이다. 이번에 소개할 책 ‘매그넘 사이클링’은 매그넘 포토즈의 작가들, 현대 사진의 거장이 찍은 자전거 레이스 사진집이다.

책의 첫 번째 챕터를 장식하는 이름은 로버트 카파. 1944년 제2차세계대전당시 미군 병사들과 함께 목숨을 걸고 노르망디 해안에 상륙하며 촬영한 ‘오마하 해변’ 같은 사진으로 잘 알려진 전설적인 작가다. 하지만 그의 사진기가 전장의 모습만을 담았던 것은 아니다.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과거, 로버트 카파의 눈으로 바라본 1939년의 투르 드 프랑스를 사진을 통해 생생하게 만나볼 수 있다.

레이스 현장에서 기자의 눈으로 바라본 선수의 모습, 그들의 경쟁과 울고 웃고 좌절하고 떠들고 노는 일상의 순간. 그리고 그들을 바라보는 관중의 모습. 승부의 순간은 과거의 레이스 기록이 보여줄 것이다. 이 사진집에 담긴 순간은 레이스의 명장면이 아니라 레이스의 일상이다. 레이서와 관중의 삶 그 자체를 시공을 넘어 우리에게 전해준다.

각 챕터마다 한 사람의 작가가 하나의 레이스 현장을 바라본 시선과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사진에 대한 코멘트, 레이스 그리고 사진작가의 이야기 또한 흥미진진하지만 이는 기회가 된다면 독자여러분이 직접 읽어볼 수 있기를. 물론 번역하는 수고 정도는 감수해야 한다. 그러나 그저 책에 실린 사진을 한 장 한 장 ‘읽으며’ 페이지를 넘기는 것만으로도 생생한 감동을 전해줄 것이다.

로버트 카파 외에도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해리 그뤼아트(Harry Gruyaert), 존 빈크(John Vink) 등 매그넘 포토그래퍼의 사진과 이야기로 가득 채워졌다. 이 책의 표지는 브레송의 아내이자 그녀 스스로도 뛰어난 다큐멘터리 감독이며 사진작가인 마틴 프랭크(Martine Franck)가 촬영한 사진이다.

고맙게도 매그넘 사이클링에 수록된 사진들은 매그넘 포토즈 공식 홈페이지(http://me2.do/G8ddxIis)를 통해서도 감상, 또는 구입할 수 있다. 비록 디지털 이미지이지만 한 장 한 장 넘겨보며 그 안에 담긴 이야기를 상상해보는 즐거움을 느껴보기 바란다. 물론 책과 함께라면 그 감동과 기쁨은 배가 되겠지만 말이다. 국내 출간되지 않은 책이기에 해외 온라인 서점을 통해 구입해야 하며, 필자는 아마존 ‘UK’를 추천한다. 할인 혜택을 받는다면 22파운드 정도에 구입할 수 있으며 배송비가 추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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