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중 가장 자전거를 타기 좋은 때, 가장 멋진 경치 속을 달릴 수 있는 계절인 가을이 돌아왔다. 무덥지도 춥지도 않은 날씨와 선선한 바람, 높고 푸른 하늘이 함께하는 라이딩의 유혹! 산, 들, 바다 어디를 가더라도 아름다운 풍경 속의 라이딩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가을은 도심을 떠나 훌쩍 ‘투어’ 라이딩을 떠나기에 좋은 시기다. 올해 봄, 여름 동안 열심히 자전거를 탔던 라이더라면 실력에도 충분한 자신이 붙었을 것이고, 특히 도시 근교만 달려보았던 라이더라면 한 번쯤 ‘100km 도전’이라거나 ‘춘천닭갈비 먹고 오기’ 같은 자신만의 목표와 라이딩 코스를 정해서 떠나보는 것도 좋다. 

즐거운 라이딩을 위해서는 만반의 준비가 필요하다. 당연히 가장 먼저 준비해야 할 것은 잘 정비된 자전거. 그리고 편안한 옷과 안전장구, 휴대공구, 약간의 먹을 것과 비상금이 든 작은 지갑. 그리고 꼭 챙겨야 할 것 하나가 더 있다. 바로 ‘마실 것’이다.

 

라이딩 전 

라이딩 전 컨디션 관리는 무척 중요하다. 만약 장거리 라이딩을 준비한다면 2-3일 전부터 컨디션을 잘 관리할 필요가 있다. 평소에도 수분을 틈틈이 섭취하고, 특히 물은 마신 후 몸에 흡수되는데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라이딩 직전이 아니라 미리 마시는 것이 중요하다.

라이딩을 시작하기 전, 식사를 할 때 충분히 물을 마시고 라이딩 직전 20~30분 정도 전에도 물을 마셔 몸에 충분히 물을 흡수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맹물을 마시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탄산수나 광천수, 자작나무수액 같은 천연 음료나 녹차처럼 몸이 흡수하는데 부담이 없는 음료 혹은 차를 마시기를 추천한다. 단, 옥수수수염차는 이뇨작용을 하기 때문에 라이딩 전 마시는 것을 피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자전거를 타기 전 약간의 카페인을 섭취하는 것은 운동능력을 향상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유럽의 프로 선수들이 레이스 전 커피 한 잔을 마시는 모습은 별로 어색하지 않다. 카페인은 신진대사를 촉진해 다이어트에도 도움을 준다고 하니 카페인에 민감한 체질이 아니라면 라이딩전 커피나 차를 한 잔 마시는 것도 나쁘지 않다. 이왕이면 이탈리안 레이서의 감성을 느낄 수 있게 설탕과 크림이 들어 있지 않은 에스프레소를 마셔보기 바란다.

운동선수 중에는 경기 전 카페인 섭취가 기록 향상에 도움을 준다고 말하는 이도 있다. 필자 또한 카페인 섭취 전과 후의 운동기록을 비교해보면 섭취 후의 기록이 조금 더 낫고, 에너지음료의 경우 카페인과 타우린이 근육의 통증을 줄이고 회복을 돕는다는 보고도 있다. 그러나 카페인 섭취를 위해 에너지음료를 마실 때 당분을 과다 섭취하게 되는 부작용을 경계해야 한다.

 

라이딩 중

라이딩 중의 수분 섭취에 대해서는 의외로 많은 라이더들이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진 경우를 보았다. 기능성 음료가 주는 효과를 크게 기대하는 라이더가 있는 반면, 철저하게 아무 성분도 들어있지 않은 물만을 고집하거나, 시판되는 스포츠용 이온 음료를 즐겨 마시는 이도 있다. 물론 운동 효과를 생각한다면 사이클링 용으로 개발된 운동용 음료를 섭취하는 것이 좋겠지만, ‘라이딩을 즐기기 위해서’라면 음료 또한 자신의 기호에 맞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갈증 해소를 위한 가장 기본적인 음료가 물이라는 것은 불변의 진리! 선선한 가을 날씨라 해도 장시간 달리다보면 제법 많은 땀을 흘리게 되는 만큼 꾸준히 물을 마시며 달리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목이 마르다고 느끼면 이미 탈수가 시작된 것’임을 기억하자. 목이 마르다는 느낌이 들기 전에 5~10분 정도의 주기적인 간격을 두고 물을 조금씩 마시며 달리는 것을 추천한다. 이온음료 또한 물의 역할을 대신해주기도 하지만, 장시간의 라이딩 중 미지근하게 데워진 이온음료는 생각보다 마시기가 힘든 경우가 많다. 

필자의 경우 물통에는 물을 채워 가지고 다니는 경우가 많다. 사실 물통에 든 물은 머리와 다리에 뿌려 열기를 식히는 데도 좋다. 언덕을 오르며 물통 바닥에 남은 물 약간을 허벅지에 뿌렸을 때 마치 근육 속에 스며드는 듯한 시원함은 경험해 본 사람만이 알 것이다. 

라이딩 중 수분과 함께 당분을 섭취하기 위해 많은 라이더들이 애용하는 음료수를 고른다면? 아마 1순위는 콜라가 아닐까 생각된다. 사실 콜라가 몸에 좋지 않은 음료라는 이미지가 있지만, (비록 플라시보 효과라 해도) 몸의 열기를 날려버리는 듯한 탄산의 청량감과 온 몸에 스며드는 당분이 잠시나마 근육에 힘을 더해주는 듯한 쾌감을 느껴본 이라면 결코 라이딩 중 동료가 건네주는 콜라 캔을 거부하지 못할 것이다. 엘리트 선수들도 레이스에서 콜라를 마신다. ‘시원하고 맛있다’는 이유만으로 충분하다. 한 때는 코카콜라가 프로 사이클링을 후원하기도 했다. 

 

라이딩 후

라이딩을 마친 직후 무엇을 마시느냐는 다음날의 컨디션에 굉장히 큰 영향을 준다. 본격적으로 실력 향상을 꿈꾸는 라이더라면 근육의 회복을 돕는 ‘리커버리 음료’를 구입해 마시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전문적인 리커버리 음료가 아니더라도 라이딩을 기분 좋게 마무리하고 회복을 도와주는 좋은 음료가 많다.

최근 운동 후 마시는 초콜릿 우유가 회복에 좋다는 내용이 SNS 등을 통해 빠르게 확산되기도 했다. 이것은 사실이다. 우유의 단백질과 폴리페놀이 근육의 빠른 회복을 도우며, 특히 운동 직후 마시는 것이 효과가 좋다. 무기질과 비타민이 풍부한 과일 주스도 운동 후 회복을 돕는다.

최근에는 영양제를 대신할 정도로 많은 비타민과 무기질, 섬유질을 포함한 자연산 ‘슈퍼 과일’이 관심을 받기도 한다. 예를 들어 천연 재료만을 사용해 만든 ‘바오밥 에너지 주스’는 비타민과 탄수화물, 단백질까지 공급해주고 소량의 천연 카페인이 대사를 활성화할 뿐 아니라 근육의 피로감과 통증도 줄여준다. 참고로 바오밥 에너지 주스는 아주 농축한 건포도를 배 주스에 희석한 듯한 달고 진한 맛이다.

 

라이딩 후 절대로 피해야 할 것

즐거운 라이딩을 마쳤으니 이제는 함께 달린 동료와 모여 친목을 다질 시간이 돌아왔다. 역시 산에서는 막걸리, 도시에는 맥주와 치킨이 최고 아닐까? 하지만 틀렸다. 적어도 라이더가 자신의 몸을 생각한다면 알코올만큼은 피하는 것이 좋다. 운동 후 알코올 섭취는 근육에 너무 심한 피해를 입히기 때문이다. 우선 근육의 혈류량을 줄이고 단백질 합성을 저하시키고, 간이 알코올을 분해하는 동안 근육의 젖산과 암모니아 분해가 늦어지는 만큼 회복이 늦어진다.

만약 알코올을 섭취했다면 다음 날 근육이 회복할 수 있도록 무리한 운동을 피하고, 가벼운 롤러 트레이닝이나 유산소 운동으로 신진대사를 활성화시키는 것이 좋다. 특히 술을 마신 다음 날 무리하게 운동을 할 경우 근육에 큰 손상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고 주의해야 한다.

이번에 소개한 음료는 라이드매거진 기자들이 실제로 라이딩 전이나 자전거 위에서, 라이딩을 마치고 쉬면서 마시는 것이다. 물론 라이딩 스타일에 따라, 기호에 따라 자신에게 맞는 것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수분을 제대로 공급하고 몸에 양분을 보충한다’는 기본에 충실한 더 나은 마실 거리를 찾아보는 것은 라이딩을 더욱 즐겁게 만들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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