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스’용 휠은 비싸다. 특히 제품의 개발 단계에서 메이커가 가진 모든 기술을 적용해서 만든 후 나중에 가격표를 붙인 톱클래스의 휠이라면 ‘가성비’보다는 ‘절대성능’에 초점을 맞춘다. 그러나 모든 라이더가 초고성능의 레이스용 휠을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톱클래스의 휠 아래에는 그에 준하는 성능을 가졌지만 가격은 훨씬 저렴한, 이른바 2인자의 위치에 있는 휠이 존재한다.

라이더는 ‘가격이 비싸도 최고의 성능을 내는 휠’ 또는 ‘성능이 조금 낮아도, 가격은 훨씬 저렴한 휠’을 선택할 수 있다. 어느 쪽이 낫다는 정답은 없다. 0.1초의 기록 향상을 꿈꾸는 라이더라면 비록 아주 조금의 성능 차이를 위해 훨씬 비싼 휠을 구입할 수도 있지만 비용이 아깝지 않을 것이며, 최고의 제품을 사용한다는 자부심과 즐거움도 느낄 것이다. 그러나 레이스가 아닌 투어를 즐기는 라이더라면 훨씬 저렴한 비용에 레이스 기술을 물려받은 휠이면 충분히 만족할 것이다. 어떤 휠을 고를지 선택은 여러분의 몫이다.

 

레이싱 스피드 35

레이싱 스피드 시리즈는 레이스 ‘실전’을 위해 개발된 휠이다. 펄크럼의 실력을 과시하는 휠이라는 뜻이다. 비싸고, 또 섬세한 관리가 필요하다. 하지만 레이싱 스피드 35를 장착하고 페달을 밟는 순간 탄성이 나올 만큼 경쾌하고 가벼운 주행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경량의 카본 림은 무게와 강도, 브레이킹 성능까지 레이스의 모든 요소를 고려했다. 다이내믹 밸런스로 밸브와 그 반대편의 무게균형을 맞췄고, 스포크 연결부 안쪽을 보강해 응력을 분산시키는 DRSC(Directionated Rim-Spoke Coupling) 기술을 적용했다. 브레이크 패드가 닿는 면은 다이아몬드를 이용해 표면을 미세연마, 레진을 제거해 카본이 패드와 직접 마찰해 높은 제동력을 내며 열을 빠르게 배출하도록 한 3DIAMANT 기술 또한 적용된다.

허브는 알루미늄을 깎아 셸을 만들었고, 오버사이즈 플랜지로 스포크와 강한 결합을 유지할 뿐 아니라 구동력 전달 시 효율을 높인다. 베어링은 전통적인 ‘컵&콘(Cup&Con)’ 방식이다. 주기적인 관리가 필요하지만, 미세한 유격 조절을 통해 라이더가 원하는 상태의 허브로 정확히 세팅할 수 있다. 에어로스포크는 스테인리스스틸 소재를 더블버티드 가공했고, 표준보다 크기를 키워 내구성과 결합력을 높인 오버사이즈 니플을 통해 림과 결합된다. 휠의 무게는 1260g에 불과하다.

무게 - 1260g
림소재 - Full Carbon, 3K fiber
타이어 - 25-32c 튜블러
림 높이/폭 - 35mm/20mm
스포크 - F18/R21(L7,R14), 스테인리스 스틸 / 더블버티드
허브 - 알루미늄 셸, 오버사이즈 플랜지
베어링 - 조절식 컵&콘 베어링 시스템
가격 - 238만 원

238만원이라는 가격은 누구나 구입할 만큼 만만하지 않다. 그러나 이보다 더욱 비싼 고성능 휠들이 다수 출시되고 있는 가운데, 본격적인 레이스용으로 사용하기에 충분한 경량 고성능 미드프로파일 휠이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35mm 림을 사용한 휠이면서 무게가 1260에 불과하다. 무게에 민감한 올라운더 스타일 라이더의 무기다. 허브가 세라믹 베어링이 아니라는 점을 아쉬워하는 라이더가 있을지도 모르겠으나, 카트리지가 아닌 컵&콘 방식 베어링은 라이더가 직접 미세한 구름성을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참고로 펄크럼의 모기업인 캄파뇰로의 레코드 허브는 전통적으로 컵&콘 방식 베어링을 사용한다. 라이더가 휠의 특성을 잘 이해한다면 120%의 성능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레이싱 콰뜨로 카본

레이싱 콰뜨로는 앞에서 말한 ‘합리적인 2인자’에 해당하는 하이프로파일 카본 휠이다. 그러나 고성능 휠이 가진 주요 특징들을 결합하고 여기에 합리적인 가격까지 갖췄다. 림은 다이내믹 밸런스와 3DIAMANT 브레이킹 서페이스 가공을 통해 고속회전과 제동성능을 모두 갖췄고, 펄크럼 특유의 2:1 스포크 패턴과 스포크 풀림을 방지하는 안티로테이션을 적용해 우수한 구동효율과 유지관리의 편리함을 갖췄다.

림 높이는 40mm, 클린처 타이어를 사용할 수 있으며 림 폭 24.5mm로 최근 새롭게 대세로 자리 잡고 있는 ‘ Wide&Fast’ 디자인을 적용했다. 또한 밸브 홀을 제외하고는 림 안쪽에 구멍이 없는 균일한 면을 가진 것이 특징. 휠의 조립을 위해 ‘MOMAG’와 같은 기술을 적용했다. 림 안쪽에 부착하는 스트립이 필요 없을 뿐 아니라 림의 강성과 내구성 향상에도 도움을 준다.

무게 - 1555g
림 소재 - Full Carbon, UD finishing
타이어 - 25-32 / 클린처
림 높이/폭 - 40mm/24.2mm
스포크 - F18/R21(L7,R14), 스테인리스 스틸/더블버티드
허브 - 알루미늄 셸
베어링 - 조절 가능한 인더스트리얼 베어링 시스템
가격 - 170만 원

170만원으로 구입할 수 있는 펄크럼의 ‘카본 클린처 휠’! 물론 이보다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는 카본 클린처 휠도 있다. 하지만 제조사가 다른 부품을 조합해서 만든 소위 ‘조립 휠세트’의 평균적인 완성도를 살펴보면 펄크럼의 3DIAMANT와 같은 최고급 기술을 사용해 만든 제품을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다. 우수한 카본 소재뿐 아니라 동력전달을 극대화한 스포크의 각도, 허브의 플랜지 디자인, 스포크의 안티로테이션 기술 같은 디테일한 요소가 모여 휠의 완성도를 결정하는데, 펄크럼의 상위 휠세트에 적용된 독자적인 기술이 레이싱 콰뜨로에도 적용된다는 점에 주목하기 바란다.

레이싱 제로 나이트

레이싱 제로 나이트는 펄크럼 알루미늄 휠 기술의 정점을 보여준다. 휠을 구성하는 림, 스포크, 허브의 3요소와 이 요소를 결합하는 방식에 이르기까지 최고수준의 기술을 사용했다. 림은 6082 열처리 알루미늄을 사용했다. 림에서 가장 큰 부하를 받는 부위는 스포크 결합부인데, 이 부분만을 두껍게 남기고 나머지 부분을 깎아내어 무게를 줄였다.

허브에는 ‘USB’ 세라믹 울트라 스무드 베어링 시스템을 장착했다. 허브의 액슬은 오버사이즈 알루미늄 액슬을 적용해 가볍지만 높은 강성을 가지며, 프리허브 바디는 알루미늄 소재로 플라즈마 전해 산화코팅 처리했다. 표면을 단단하게 만들어 카세트스프라켓 결합 시 프리허브 바디의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다.

허브 셸은 알루미늄 플렌지와 카본 보디를 결합해 무게를 더욱 줄였다. 스포크는 드라이브사이드 쪽이 14개, 논드라이브 사이드 쪽이 7개로 이를 2:1 패턴으로 적용했다. 드라이브사이드 스포크가 결합되는 쪽의 허브 플랜지는 직경을 키웠고, 페달링을 통해 동력을 전달받은 허브가 스포크를 잡아당길 때 최대한의 효율을 낼 수 있도록 스포크 각도를 배치했다. 스포크는 무게, 공기저항, 강도 모두를 충족하는 납작한 알루미늄 소재다.

조립은 100% 핸드메이드, 림 전체의 무게균형을 맞추는 다이내믹 밸런스와 스포크 풀림방지를 위한 안티로테이션 기술을 적용했다. 또한 앞바퀴의 림 높이는 26mm, 뒷바퀴의 림 높이는 30mm다. 앞바퀴의 림 높이를 낮춰 조향성을 높이고, 뒷바퀴는 회전시 공기저항을 조금이라도 더 줄이기 위함이다. 사실 로우프로파일이라 부르기엔 조금 림 높이가 높지만 무게는 1428g으로 가벼운 편. 그리고 한 가지 더, 레이싱 제로 ‘나이트’는 플라스마 전해 산화 코팅으로 검게 물들여 멋스러움을 더했다.

무게 - 1428g
림 소재 - 알루미늄 (6082, T6 Pre-Aging)
타이어 - 25-32/클린처
림 높이/폭 - F:27mm, R:30mm/22.5mm
스포크 - F18/R21(L7,R14), 알루미늄/에어로
허브 - 알루미늄 셸
베어링 - USB
가격 - 155만 원

레이스에서 프로 선수들이 사용하는 휠은 대부분 카본 림을 사용한다. 그러나 여전히 휠의 신뢰성, 특히 악천후 라이딩 시와 같은 상황에서도 높은 제동력을 원하는 라이더라면 알루미늄 휠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다. 열변형으로 인해 림이 손상되지 않으며, 림이 빗물에 젖은 상태에도 비교적 안정적인 제동성능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펄크럼 레이싱 제로는 알루미늄 휠세트가 보여줄 수 있는 성능의 한계에 근접한 모델이다. 허브와 림, 스포크까지 휠을 구성하는 모든 요소에 최고수준의 기술을 적용했다. 림에도 스포크 결합을 위한 홀을 내지 않고, 펄크럼 특유의 MOMAG 기술을 통해 휠을 조립했다. 펄크럼이 공식적으로 ‘2WAY FIT’이라는 표기를 하지 않지만, 에어밸브와 실런트를 별도로 구입해 함께 사용하면 튜브리스 레디 타이어 세팅이 가능하다. 여기에 알루미늄이지만 1400g대의 가벼운 무게를 지녔다.

어떤 환경에서도 불안하지 않은, 평지와 산악 모두를 어우르는 ‘전천후’ 휠세트를 원한다면 펄크럼 레이싱 제로 나이트를 추천한다. 카본 하이프로파일 휠세트를 보유한 라이더라도 펄크럼 레이싱 제로 나이트를 함께 운용한다면 분명 라이딩 환경의 변화에 따라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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