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를 잘 타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 비싼 가격의 자전거? 고성능의 에어로 헬멧? 자전거를 잘 타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물론 ‘자전거의 엔진’이라고 할 수 있는 다리의 힘이다. 그런데 주행속도나 페달링 회전수는 간단한 센서로 측정할 수 있지만 다리가 내는 ‘파워’는 어떻게 측정할 수 있을까? 이때 필요한 장비가 있으니 바로 파워미터(Power Meter)다. 파워미터는 스트레인 게이지(Strain Gauges) 센서를 이용해 페달링할 때 부품이 미세하게 변형되는 정도를 감지해 다리의 힘을 측정하고 이를 사람이 볼 수 있는 수치로 바꿔준다.

파워미터는 과거 프로선수의 전유물로 여겨졌다. 그러나 이제는 동호인 라이더도 레이스나 훈련을 위해 파워미터를 사용할 정도로 가격이 저렴해지고, 관리 또한 쉬워졌다. 파워미터는 크랭크 암 타입 파워미터부터 페달, 허브, 크랭크 스파이더 타입 등 종류도 다양하게 발전했다. 그중에서 전 세계적으로 많은 팬을 가지고 있는 팀 스카이(TEAM SKY)의 공식 후원사이면서, 뛰어난 가격 경쟁력으로 동호인 라이더의 파워를 손쉽게 측정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스테이지스(Stages)의 파워미터를 라이드매거진이 살펴보았다.

 

스테이지스 파워미터 넌, 뭐니?

스테이지스 파워미터는 ‘크랭크 암’ 타입의 파워미터다. 크랭크 전체를 교체할 필요 없이 자전거에 장착된 크랭크 암 중 왼쪽을 스테이지스로 교체해주는 것만으로 손쉽게 장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물론 자신이 현재 사용 중인 크랭크와 맞는 제품을 구입해야 한다.

스테이지스의 파워미터를 처음 구매할 때에는 가장 먼저 자신의 자전거에 있는 크랭크의 등급과 사이즈를 확인해야 한다. 등급과 사이즈는 크랭크 암 뒷면을 보면 나와 있다. 이번에 살펴볼 제품은 현재 기자가 사용 중인 자전거에 장착된 시마노 울테그라 6800 등급, 사이즈는 170mm이다. 처음 스테이지스 파워미터의 외관을 살펴본다면 ‘내 크랭크 암과 뭐가 다르지?’라는 생각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실제로 스테이지스 파워미터는 순정 크랭크 암을 그대로 사용해서 만드는 제품이기 때문이다. 그 덕분에 장착도 간단하고, 기존 제품과 정확하게 호환된다.

순정 크랭크 암에 센서가 추가된 덕분에 무게는 기존 크랭크 암에서 20g정도 추가되었다. 이 센서는 방수등급 IPX7로 수심 1m에서 30분 동안 방수가 가능해 우중 라이딩도 걱정 없다. 전원은 CR2032 리튬배터리로 200시간 이상 사용할 수 있다. 그리고 ANT+와 블루투스를 통해 스마트폰 혹은 가민(Garmin) 등의 사이클링 컴퓨터에 연결할 수 있다. 특히 스마트폰과 연동하면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제품 펌웨어 업데이트가 가능하다. 스테이지스 사용자라면 꼭 다운로드받아 두도록 하자.

 

스테이지스 파워미터를 직접 사용해보았다

리뷰를 위해 스테이지스 파워미터를 직접 자전거에 장착해보았다. 스테이지스 파워미터는 동호인 라이더 스스로 간단한 공구만을 이용해 장착할 수 있다. 스램, 시마노 등 기존에 사용하던 크랭크의 종류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왼쪽 크랭크 암을 분리해 스테이지스 파워미터로 교체하면 된다. 과거 크랭크 전체를 교체하거나 스파이더를 분리하는 등 전문가의 손길이 필요했던 다른 파워미터보다 훨씬 간단하다.

스테이지스 파워미터를 장착했다면 이제 사이클링 컴퓨터에 연결을 해보자. ANT+를 활용해 연동을 하고 난 뒤 가장 먼저 캘리브레이션을 해줘야 한다. 캘리브레이션은 파워미터의 영점을 잡아줘 파워 측정에 오차를 줄여준다. 일단 스테이지스 파워미터를 6시 방향으로 놓은 뒤 사이클링 컴퓨터를 이용해 캘리브레이션을 실시한다. 

이제 기자의 자전거 실력을 알아보기 위해 20분 동안 흔히 ‘파워테스트’라고 부르는 FTP(Functional Threshold Power) 측정에 들어갔다. 많은 라이더들이 20분간 최대한의 기량을 발휘하여 탄 뒤 측정된 평균 파워의 95%를 FTP값으로 주로 삼는다. 이렇게 측정된 데이터로 자신의 실력을 가늠해볼 수 있다.

이 파워데이터를 활용해서 스포츠 데이터 분석으로 유명한 트레이닝 픽스(Training Peaks)의 파워 프로파일(Power Profile)차트에 파워와 몸무게를 나눈 뒤 대입해보았다. 현재 기자의 등급은 FAIR 등급으로 월드클래스 프로 등급보다 한참 아래에 있다. 기자의 실력이 들통 나는 순간이다.

 

스테이지스 파워미터 누구에게 어울릴까? 

위에서 이야기 했던 것과 같이 파워미터는 사실 높은 가격과 장착, 관리의 어려움 때문에 동호인이 사용하게 된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거기다 업체별로 측정 방식이 다르고, 직접적으로 다리의 파워를 측정하는 것이 아니라 구동계를 한 번 거치고 난 뒤 측정하는 파워데이터가 정확한가에 대한 논란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스테이지스 파워미터는 왼쪽 크랭크 암 측정 방식으로 오른쪽 발의 정확한 파워나 좌우 페달링의 밸런스를 측정할 수 없지만 왼쪽 발의 순수한 파워를 측정해 훈련의 기준을 삼을 수 있는 데이터를 만들어 준다. 

트레이닝이나 레이스에서 파워미터가 과연 얼마나 효용성이 있는지 궁금한 분도 있을 것이다. 한 가지 재미있는 사례는 프로 선수들 중 ‘파워미터 사용을 반대하는' 이들이 있다는 것이다. 2016 부엘타 에스파냐(Vuelta a Espana)의 우승자인 나이로 퀸타나(Nairo Quintana)는 ‘파워미터를 사용하면 자신의 페이스를 정확하게 알 수 있기 때문에 레이스에서 반전이 일어나지 않는다’라며 레이스에서의 사용을 반대했다고 한다. 이는 파워미터로 측정한 데이터가 라이딩 페이스 조절의 정확한 척도로 이용된다는 방증이라 할 수 있다.

물론 팀 스카이의 공식 트레이닝 서포터인 스테이지스의 파워미터를 사용한다고 크리스 프룸(Chris Froome)처럼 투르 드 프랑스에서 1등을 할 수는 없다. 하지만 레이스를 나가기 위해 훈련을 하거나 자신의 사이클링 실력을 한 단계 올리고 싶은 라이더라면 스테이지스의 파워미터는 당신의 훈련에 목표를 만들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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