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가 발표한 2016년 9월 수입차 신규등록대수는 총 1만6,778대로 전월보다 5.3% 증가한 수치를 보였다. 그중에서도 유독 눈에 띄는 브랜드 및 모델이 보인다. 각각 신차 효과를 비롯해 시장의 흐름과 공급물량 증대 등 다양한 이유로 전월 대비 큰 폭으로 오른 차이다. 9월 브랜드를 웃게 해준 ‘효자’ 모델을 한 자리에 모아 봤다.

옛 명성 되찾아 오기

BMW 플래그십 세단 7시리즈의 회복세가 눈에 띈다. 7시리즈는 가솔린과 디젤, 4륜구동 모델이 고르게 성장하며 긍정적인 성적표를 보여주었다. 특히, 730Ld x드라이브 모델은 총 162대가 팔리며 올 들어 가장 높은 판매 대수를 기록했고, 7월부터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간 740Li x드라이브의 경우 전월 대비 2배 이상의 판매 대수를 기록하며 상승 중이다. BMW는 다양한 라인업을 토대로 7시리즈만이 갖고 있는 최신 기술 및 고급 편의품목, 브랜드 정체성을 강조해 옛 명성을 되찾아 올 계획이다. 플래그십 세단 누적판매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벤츠 S클래스를 상대로 7시리즈가 어떤 면모를 보여줄지 앞으로가 기대된다.

따라올 수 없는 하이브리드 세단

렉서스 중형 세단 ES300h는 지난달에도 빛을 발휘했다. 총 730대가 팔리며 유럽차로 가득한 베스트셀링카 순위에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고, 렉서스 전체 판매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또한, 지난 6월 743대에 이어 올 들어 두 번째로 700대 판매를 넘겼다. ES300h는 뛰어난 정숙성과 연비 효율을 가진 하이브리드 세단으로 합리적인 가격과 유지비가 장점이다. 여기에 렉서스 특유의 세심한 마감과 질 좋은 소재, 국내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는 편의품목 등이 부각되며 입소문을 탔다. 이에 수입 중형 하이브리드 세단 중 독보적인 판매를 보이고 있다. ES300h는 마땅한 경쟁차종도 보이지 않기 때문에 당분간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가솔린도 잘나가네

이번 달 가장 실적이 좋은 브랜드는 단연 메르세데스-벤츠다. 벤츠는 9월에만 총 5,087대를 팔며 2위인 BMW와의 격차를 더 벌리고 1위 자리를 꿰찼다. 인기 모델도 중형 세단 E클래스를 비롯해 엔트리 세단 C클래스, 준중형 SUV GLC클래스 등 고르게 분포되어 있어 탄탄한 성장을 보여줬다.

판매량 증가에는 가솔린 모델 역할이 컸다. E300과 E300 4매틱은 각각 818대, 701대를 기록하며 베스트 셀링카 순위에 이름을 올렸고, C200 역시 전월 대비 두 배에 가까운 404대를 팔며 선전했다. 수입차는 디젤차가 대세일 것이라는 편견이 점차 사라지고 있는 셈이다. 1월부터 9월까지 연료별 누적 등록대수를 살펴봐도 디젤은 17.7% 줄어든 반면, 가솔린과 하이브리드는 각각 7.9%, 66.2% 올랐다. 미리 시장을 예측하고 신차 중심으로 발 빠르게 가솔린 라인업을 들여온 벤츠의 전략이 들어맞는 순간이다. 벤츠는 앞으로도 더욱 다양한 제품군을 통해 소비자 선택 폭을 넓힐 계획이다.

신형이 나온다고? 상관없어!

랜드로버 판매에 주력은 막내 모델인 디스커버리 스포츠다. 그러나 이에 못지않게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는 차가 있다. 바로 정통 SUV인 디스커버리4다. 지난 9월에만 총 214대가 팔렸고, 매월 꾸준히 100~200대 이상의 판매를 보이고 있다. 2016년 누적판매대수 역시 전체 랜드로버 모델 중 2위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좋다.

랜드로버는 2016 파리모터쇼에서 디스커버리 신형 모델을 공개했다. 5세대로 돌아온 이 차는 최신 랜드로버 디자인과 안전 및 편의품목이 가득 탑재된 것이 특징으로 이르면 내년 국내 상륙할 예정이다. 하지만 아직도 기존 디스커버리4를 찾는 소비자가 많다. 인기 비결은 지금의 투박하면서도 클래식한 디자인과 뛰어난 공간활용성 등이 꼽힌다. 실제 랜드로버 일선 딜러는 신형보다 지금의 디자인이 더 좋아서 구입하는 소비자가 많고, 높은 실내 공간으로 물건을 손쉽게 싣거나 패밀리 SUV로 제격이기 때문에 많은 소비자가 구매한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변화를 꿈꾼다 

시트로엥 소형 SUV C4 칵투스의 출발이 산뜻하다. 본격적으로 고객 인도에 들어간 지난달 C4 칵투스는 총 134대를 기록했다. 덕분에 전체 판매량도 큰 폭으로 올랐고, 전월 대비 237% 증가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누적판매 역시 전년 대비 20.4% 올랐다. 잠잠했던 시트로엥 전체 판매량의 흐름을 바꿔 놓을 구원투수가 등장한 셈이다. 칵투스는 개성 넘치는 외모와 구석구석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꾸며진 소형 SUV다. 여기에 검증받은 PSA그룹의 파워트레인을 비롯해 3천만 원 이하로 책정된 합리적인 가격 등이 알려지면서 좋은 반응을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시트로엥 공식 수입원인 한불모터스는 앞으로도 적극적인 마케팅을 통해 칵투스를 알리고 소개할 예정이다. 시트로엥의 새로운 도전을 유심히 지켜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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