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즈키 GSX-R라인이 탄생한 지 30년이 지나면서 긴 시간동안 전 세계에서 백만 대 이상이 팔렸다. 그 중 GSX-R1000은 첫 출시 이후 15년간 작게 혹은 크게 진화하며 오픈 스포츠바이크 클래스를 이끌었다. 신형은 역대 GSX-R 중 가장 강력한 파워와 다양한 전자 장비를 도입해 다시 한 번 클래스 선두에 서고자 했다.

겉모습만 봐도 차체는 작고 공기역학적으로 다듬어졌다. 무엇보다 핸들링을 더 쉽게 하는 것이 큰 목표였다. 그런 목표에 따라 스로틀 반응을 부드럽게 하고 전자 엔진 매니지먼트 시스템을 갖춰 다루기 쉬운 퍼포먼스 슈퍼바이크를 만드는 데 공들였다. 30여 년간 WSBK, 슈퍼스톡 및 내구레이스와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MotoGP에서 개발된 새로운 기술과 경험을 결합해 설계됐다. 

신형 GSX-R1000은 600개 이상의 새로운 부품과 부속품으로 결합됐다. 스포츠바이크의 기본인 달리고, 돌고, 서는 것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삼십여 년 간 스즈키 GSX-R 라인은 내구성, 신뢰성 및 일관된 성능으로 내구레이스에서 명성을 쌓고 어려운 상황을 극복해왔다. 신형은 모든 라이더에게 스트리트 바이크의 재미와 레이스트랙에서의 잠재력을 동시에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신형 모델은 크게 두 가지 버전으로 나뉜다. 표준형 GSX-R1000과 리미티드 생산형 GSX-R1000R이다. 물론 두 버전 모두 일반 도로를 달릴 준비가 되어 있다. 하지만 미러와 번호판을 떼어내고 라이트를 가려 제한된 레이스 트랙 코스에서 신나게 달릴 준비 또한 되어 있다. 기본 목적은 당연히 스트리트를 달리는 일반 라이더를 위한 것이다.

GSX-R1000은 스트리트 바이크로서 친화감 있으면서도 레이스 바이크의 성능을 내는 것이 목표. 트랙과 와인딩 로드에서 스포츠 라이딩을 충분히 즐길 수 있도록 개발했다. 업그레이드 부품을 더한 GSX-R1000R은 레이스 준비 머신을 원하는 라이더를 위해 설계됐다. 또한 트랙데이 용이나 슈퍼스톡 클래스 머신으로 활용하기도 좋을 것으로 보인다.

엔진부터 살펴보자. 구형에 비하면 모든 것이 새로워졌다. 4스트로크 수랭 DOHC 999.8cc 직렬 4기통 엔진은 GSX-R 탄생 이후 가장 강력한 수치를 품고 있다. 타 모델과의 경쟁에서 이기려면 고속 파워 개선이 필수 목표이다. 하지만 GSX-R 라인은 전 영역대에서 넓은 파워를 만들어 고속영역 진입까지의 과정을 줄여왔다. 이는 과거 GSX-R시리즈의 공통된 장점이자 특기였다. 신형 또한 이 목표는 그대로다. 

또 코너링 성능을 향상시키기 위해 엔진 크기와 레이아웃을 최적화했다. 기존의 엔진 설계는 단지 파워 전달에 맞춰졌지만 신형 엔진의 크기와 레이아웃은 핸들링 성능에 크게 관여하도록 설계했다. 스즈키 엔진과 섀시 통합 설계팀은 긴밀히 협력해 초기부터 신형 엔진 규격과 레이아웃이 새로운 섀시와 어울려 코너링 성능을 개선할 수 있도록 함께 일했다. 

GSX-R 중 전례 없는 최고출력 200마력 이상을 온전히 발휘하기 위해서는 첨단 전자 장비가 필수. 모토GP에서 파생된 기술을 활용해 시스템을 단순화해 신형 GSX-R1000의 구동력을 개선했다. 역사적으로 GSX-R 라인은 내구성을 크게 중시했다. 가혹한 상황에서도 언제나 일관된 컨디션을 유지하는 것 또한 아주 중요하다. 엔진 신뢰성에 대한 부분은 여전히 GSX-R시리즈의 큰 강점이다. 스즈키의 고집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짧은 순간의 피크파워에 목매지 않고 최고 성능을 지속할 수 있는지에 매우 집중했다. 

‘중저 회전영역 출력 손실 없이 고속 파워를 증가시킨다’는 1차 엔진 설계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모토GP 기술을 신형 GSX-R에 적극 활용했다. 스즈키 레이싱 VVT (가변밸브 타이밍 시스템)는 중저속 회전 영역에서의 파워에 영향을 주지 않고 높은 엔진속도를 이용해 고회전 파워를 증가시키기 위한 기계적 시스템이다. 다른 제조사가 활용하는 복잡한 가변 밸브타이밍 시스템과는 달리 SR-VVT는 더 단순하고 콤팩트하며 가볍게 제작하기 위해 애썼다. 원심력으로 작동되는 시스템이 인테이크 스프로켓과 가이드 플레이트에 내장되어 12개 스틸 볼, 경사 홈을 이용해 회전 속도에 따라 인테이크 밸브타이밍을 늦춰 고회전에서 파워를 증가시킨다. 

구조상으로 이 시스템은 12개의 스틸볼이 스프로켓과 캠샤프트의 경사 홈통과 캠샤프트에 직접 연결된 가이드 플레이트의 직선의 홈통 사이에 있어 원심력에 따라 움직인다. 원심력은 엔진의 고속 회전에서 볼을 밖으로 움직이게 하면서 옵셋 홈이 정렬되어 캠샤프트 위 캠 스프로켓 위치를 회전, 인테이크 캠 타이밍을 늦추는 원리다. 

SR-VVT 시스템의 특징은 콤팩트 사이즈이며 단순하고 가볍다는 것이다. 또 단순한 기계 구성으로 신뢰성이 높은 것이 장점이다. 원심력은 엔진이 작동되면 필연적으로 지속 발생되며, 달리 리어 휠에 도달할 수 있는 힘을 이용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자유롭다. 또한 작동감이 매우 부드러운 것도 특징이다. 개발 초 스즈키 모토GP 레이서들이 시스템으로 테스트할 때 기계적으로 밸브 타이밍이 변경될 때를 미처 감지할 수도 없었다고 한다. 분명한 것은 결과적으로 중저속 성능 감소 없이 고회전 파워가 크게 증가했다는 것이다. 

신형 GSX-R1000 밸브 트레인 시스템은 종전 모델의 버킷-태핏 시스템에서 신형 핑거 팔로워 로커 암 시스템으로 변경됐다. 이렇게 하면 밸브 컨트롤성을 높이고 더 높은 rpm을 허용할 수 있게 된다는 장점이 있다. 로커 암이 고정 샤프트에서 회전하기 때문에 밸브 당 이동 질량은 버킷-태핏 시스템과 비교해 크게 감소했다. 감소된 이동질량은 밸브 리프트보다 높은 피크 rpm을 허용해 최고 출력을 증가시켰다. 밸브 반응과 컨트롤성도 모든 회전 범위에서 개선됐다고 한다. 

새로운 라이드-바이-와이어 다운드래프트 스로틀바디는 기존 모델의 스로틀바디보다 19mm 짧아지고 가벼워졌으며 보어는 더 커졌다. 각 스로틀 바디에 있는 1차 인젝터는 엔진이 작동하는 시간에 작동한다. 2차 인젝터는 에어 박스 톱에 있어 보다 높은 rpm에서 작동하며 연소실에 매우 미세한 연료를 공급한다. 듀얼-인젝터 설계로 저회전 및 중속 파워에서 손실 없이 보다 큰 고속 파워를 발생시킨다. 에어클리너는 공기를 더 많이 흐르게 해 인테이크 용량을 증가시키도록 설계됐다. 

신형 스즈키 듀얼-스테이지 인테이크 (S-DSI) 시스템은 중량 증가, 복잡성 및 비용 증가 없이 가변 인테이크 퓨널의 장점을 살렸다. 일반적으로 기존의 긴 인테이크 퓨널은 중저속 파워에 더 좋고 기존의 짧은 인테이크 퓨널은 고속 파워에 더 낫기 마련이다. 스즈키는 두 가지 장점을 모두 갖기 위해 중저속 rpm에서는 긴 인테이크 퓨널, 고속 rpm에서는 보다 짧은 인테이크 퓨널처럼 작동한다. 

중저속 rpm에서는 대부분 공기는 긴 퓨널을 통해 짧은 퓨널로 흘러 중저속 파워 및 토크를 증가시킨다. 높은 rpm에서는 더 많은 공기가 긴 퓨널 베이스 부근에서 짧고 낮은 퓨널로 직접 흐른다. 두 개의 S-DSI와 기존 퓨널의 조합으로 결과적으로는 넓고 부드러운 파워 밴드를 쓸 수 있게 했고, 중저회전에서 고속회전으로 원활하게 옮겨가도록 했다. 

배기시스템(S-AES)도 중저속 파워 및 토크를 감소하지 않고 고속 파워를 증가시키도록 하는 맥락은 동일하다. 두 개의 서보 작동 SET-A 버터플라이 밸브, 각 헤더 밸런스 튜브에 한 개를 추가했다. 각 헤더 밸런스 튜브의 SET-A 밸브는 닫힌 채 중저속 파워를 개선한다. 동시에 거꾸로 빨아들이는 압력을 줄여 고속 rpm에서 파워를 더 낼 수 있도록 했다. 

GSX-R1000 이전 세대는 다양한 레이스에서 달려 우승했지만 하지만 많은 레이서들이 기본적인 설계에서도 좀 더 세밀한 프론트-엔드 느낌과 피드백을 요구해왔다. 스즈키는 이런 경기 목적의 레이스 바이크를 테스트하면서 엔진의 길이와 프론트 타이어의 접지력에 대한 상관 관계에 대해 답을 찾았다. 엔지니어들은 엔진 각도를 좀 더 세워 실린더 헤드에서 크랭크케이스 리어까지 길이를 22.2mm 줄였다.

이 과정에서 프론트 액슬에서 스윙암 피봇 센터라인까지 20mm가 짧아졌다. 전후 길이가 더 짧아진 엔진은 프론트 타이어에 더 가깝게 접근됐고, 이로써 라이더에게 프론트 엔드의 접지감을 직접적으로 개선시킬 수 있었다. 또 엔진 폭이 줄자 전면 돌출부가 작아져 공기역학적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게 됐다.

신형 GSX-R1000의 첨단 전자관리 시스템은 관성측정 유닛 (IMU)에서 온 피드백을 받아 작동한다. 이 유닛은 3축 관성 센서로, 앞뒤로의 쏠림(피칭), 좌우 기울임(롤링) 및 전후 뒤틀림(요잉)을 추적한다. 실시간으로 모터사이클의 움직임을 모니터링하는 것은 물론 트랙션, 브레이킹 및 코너링 컨트롤을 더 정확하고 효과적으로 해준다.

IMU 기반 관리시스템은 32비트 듀얼 프로세스 ECM(전자 제어모듈)으로 운영된다. 라이더가 스로틀을 감으면 ECM은 일사분란하게 스로틀 포지션, 크랭크샤프트 위치, rpm, 기어포지션, 프론트 및 리어 휠 스피드, IMU 포지션, 배출산소함량 등을 판독한다. 그러면 이 시스템은 점화시기, 스로틀 밸브 개폐를 조절하고 트랙션 컨트롤 시스템과 작동하는 주입연료량을 조절해 인테이크 충전 속도를 최대화해 연료를 효율적으로 완전히 연소한다. 그 결과 전 rpm에 걸쳐 효과적인 트랙션 컨트롤과 직관적인 스로틀 반응, 그리고 나은 파워와 토크를 얻고. 더불어 배출가스는 감소시킬 수 있다.

스즈키 드라이브 모드 셀렉터(S-DMS)는 라이더가 엔진 맵핑을 통해 파워 전달 특성을 설정할 수 있게 해 준다. 레이스트랙 라이딩이나 딱딱하고 구불구불한 도로의 와인딩, 혹은 도심에서의 주행 세팅이나 광활한 고속도로와 같은 다양한 상황에 따른 라이더의 개인적 취향에 맞춰 세팅을 바꿀 수 있다. 라이더는 왼쪽 핸들 바 스위치를 이용해 파워모드를 쉽게 선택할 수 있다. 

스즈키 첨단 모션 트랙 TCS (Traction Control System)은 라이더가 도로나 레이스트랙과 개인 성향 및 경험수준에 따라 10가지 다른 트랙션 컨트롤을 선택하게 한다. 파워모드와 TCS 선택은 주행 중에도 스로틀이 닫혀있다면 바꿀 수 있다. 모션트랙 TCS는 프론트 및 리어 휠 속도, 스로틀 위치, 크랭크샤프트 포지션, 기어 포지션 등 움직임을 지속적으로 관찰하며 트랙션 손실이 감지되거나 예상되면 순간적으로 엔진 파워를 조절한다. 

모드 1은 최소 개입레벨, 모드 10은 최대개입 레벨이다. 모드 1-4는 레이스트랙 라이딩 용으로 설계되고 모드 5-8은 스트리트 라이딩 용으로, 모드 9-10은 젖고 도로 상태가 좋지 않을 때 선택하면 된다. 모드 1-4은 레이스트랙에서 리어 휠 스핀 몇 단계를 허용해 최소한의 전자 개입을 선호하는 경험이 풍부한 라이더에 맞춰 설계되었다. 계기반에서는 모션트랙 TCS가 활성화될 때 깜빡이는 램프로 알려준다.  

요즘 스포츠바이크라면 기본 사양이 되어 가고 있는 양방향 퀵 시프트 시스템 또한 갖췄다. 라이더가 클러치나 스로틀을 조작하지 않고도 업시프트나 다운시프트를 가능케 한다. 손으로 스로틀을 감아 회전수를 보정하거나 클러치를 사용하지 않고도 빠르고 부드러운 변속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런치 컨트롤 시스템은 레이서라면 탐나는 장비다. 레이스에서 스타트는 레이스 전체를 판가름할 수도 있는 중요한 순간이기 때문이다. 스타트하는 순간 시스템은 효율적인 스타트를 위해 엔진 회전을 고정하게 된다. 라이더는 풀 스로틀하고도 클러치를 연결하는 데에만 집중하고 있으면 된다. 런치 컨트롤 시스템은 궁극적으로 최대한의 가속을 위한 이상적인 접지력을 유지하는 것이 목표. 빠른 스타트 뿐 아니라 앞 바퀴가 접지력을 잃고 들릴 가능성을 줄여준다. 이는 프론트 및 리어 휠 속도를 모니터링하는 동안 모션트랙 TCS를 작동하고 스로틀 밸브를 열고 점화시기를 조절함으로써 이루어진다. 런치 컨트롤 시스템은 라이더가 3단으로 업시프트하거나 스로틀 그립을 닫을 때 자동으로 해제된다.

다른 신형 스즈키 모델처럼 원-터치 스즈키 이지 스타트 시스템도 동일하게 적용됐다. 로우 RPM 어시스트 또한 기본 적용돼 정지 상태에서 움직이거나 서서히 달릴 때 자동으로 엔진 rpm을 조절한다. 이 시스템은 라이더가 정지 상태나 심한 교통체증 또는 혼잡한 주차장에서 빠져나오기 쉽게 해준다. 초보 라이더는 물론 누구나 고마움을 느낄만한 편의사양이라고 할 수 있다.

신형 GSX-R1000의 실린더 헤드 워터재킷은 냉각수 흐름과 열 전달 효율을 개선하기 위해 설계됐다. 신형 워터 재킷 설계로 냉각수 양은 400cc 감소되어 중량 감소에 도움이 됐다. 고효율 커브 라디에이터는 높아진 냉각성능을 갖고 있는데, 기존 모델의 싱글 팬 대신 듀얼 전기 팬이 장착되어 늘어난 출력만큼 냉각력을 올렸다. 

새롭게 설계된 메인 프레임은 민첩한 핸들링과 높은 접지력 유지성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신형 GSX-R1000의 메인프레임은 강도를 최적화하고 최신 FEM 분석 기술을 이용해 설계되었으며 기존 GSX-R1000 프레임보다 10% 더 가벼워졌다. 또 각 측면의 스티어링 헤드와 프론트 엔진 행거는 단일, 일체형 캐스트 구조의 일부로 포함되었으며 가장 넓은 지점에서 20mm 좁아지고 연료탱크 레일 사이 길이가 기존 대비 20mm 짧아졌다. 

신형 보강 스윙암은 강도를 최적화했다. 리어 서브프레임/테일 섹션이 재설계되어 기존 모델의 다이캐스트 알루미늄 구조를 더 단순하고 가벼워진 알루미늄 튜브설계로 교체했다. 무게는 1kg 가벼워졌다. 신형 연료탱크는 기존 모델 탱크보다 가장 높은 부분의 높이가 21mm 낮아졌다. 라이더가 바이크 위에서 보다 더 납작 엎드릴 수 있게 된 것이다. 연료탱크 뒷부분은 디자인을 고쳐 라이더가 앞뒤로 쉽게 움직이게 만들었다. 연료탱크 형상은 섬세하게 다듬어져 코너링할 때 무게를 제대로 지탱할 수 있도록 수정했다. 

신형 GSX-R1000에 맞춘 전자제어 스티어링 댐퍼는 자동으로 고속에서 댐핑을 증가시키고 저속에서는 댐핑을 감소시킨다. 스페셜 모델 GSX-R1000R 모델은 최신 Showa BFF(밸런스 프리 포크)를 갖추고 있다. 쇼와 리어 쇽 옵저버는 서스펜션 반응을 높여 고르지 못한 포장도로와 커다란 돌출 부분에서 트랙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스프링 프리로드, 리바운드 댐핑과 두 개의 고속 및 저속 컴프레션 댐핑은 외부에서 조절할 수 있다. 

브레이크는 신형 브램보 스테인레스 스틸 디스크를 기본사양으로 했다. 직경이 10mm 더 커져 320mm가 됐으며, 각 디스크에는 신형 하이브리드 마운팅 시스템을 적용했다. 브램보 래디얼 마운트 모노블록 캘리퍼는 모두 4개의 32mm 피스톤으로 작동된다.

모션 트랙 브레이크 시스템은 레이스트랙에서 아주 강한 브레이킹을 했을 때 뒷바퀴가 들리는 것을 방지해주기도 한다. 특히 트랙의 내리막 구간에서 강한 브레이킹을 할 때 효과를 보일 것이다. 이 시스템은 이 밖에도 코너링 시 바이크가 양쪽으로 기울 때 브레이크 압력을 최적화해 앞바퀴의 제동력과 접지력 사이에서 긴밀하게 줄타기를 한다. 사람이 섬세하게 조율해야 할 일을 어느 정도 대신해준다고 봐도 좋다. 

2017 GSX-R1000은 모토GP 머신 GSX-RR에 맞춰 공기역학적 요소를 최대한 투입했다. 근본적으로 핸들링과 최고속을 높이는 방법 중 하나인데, 특히 신형 페어링은 프론트 카울이 16mm 더 작게 설계했으며, 심지어 페어링 마운팅 볼트까지도 플랫-톱 모양으로 재설계해 공기저항을 줄이고자 했다. 역사적 의미가 깊은 GSX-R의 상징, SRAD(스즈키 램 에어 다이렉트) 인테이크 덕트는 페어링 노스 중심에 더 가까이 위치해 공기압이 가장 높은 곳으로 위치를 옮겼다. 사이즈도 이전 보다 커졌는데, 이는 크기가 줄어든 LED 헤드라이트 덕분이기도 하다.  

계기반은 무게를 줄이고 크기는 작아졌다. 전면 LCD 설계로 라이더에게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밝기는 6단계로 조절되며 시프트 인디게이터 또한 타이밍을 개인 취향에 맞춰 바꿀 수 있다. 백라이트를 개선해 야간 시인성을 높였으며, 스로틀을 닫고 다운시프팅하기 전 마지막 순간에 피크 rpm을 보여주는 피크홀드 기능을 더했다. 노멀형인 GSX-R1000은 백색 백라이트, 스페셜 버전 GSX-R1000R은 블랙 백라이트로 독특하다.

모든 슈퍼바이크 개발이 윈드 터널, 레이스트랙 테스팅, 경험이 풍부한 테스트 라이더와 레이서의 피드백에서 결정되듯, 신형 GSX-R1000 스타일링은 공기역학 성능에 공을 들였다. 바디 스타일링 설계자들은 엔지니어링 팀과 함께 작업하면서 ‘단단하고 날렵한’ 이미지를 주제로 아름다움보다는 기능적인 형태를 최우선으로 추구했다고 한다. 물론 대부분의 디자인 힌트는 GP머신 GSX-RR에서 가져왔다. 

GSX-RR을 모토GP에 출전시키고 있는 스즈키는 모두가 예상한 대로 레이스 DNA를 최대한 양산차인 GSX-R1000에 투입했다. 노멀과 스페셜 버전으로 소비자에게 두 가지 선택권을 주었으며, 용도에 맞게 선택할 수 있게 됐다. 복잡하고 다양한 전자기술이 총동원되었음에도 GSX-RR은 가장 신뢰 높고 리스크가 적은 기계적 아이디어로 무장했다. 단지 최신 기술이 등장했다고 해서 서둘러 채택하기보다는 신뢰성을 기반으로 한 시스템만 접목했다. ‘달리고, 서고, 도는’ 숙성된 기본기에 무게를 두는 점은 여전히 스즈키다운 접근 방식이다. 전 브랜드 통틀어서 가장 긴 공백을 깨고 쇄신한 슈퍼바이크 GSX-R1000은 시장에서 어떤 반응을 일으킬까? 캐치프레이즈 ‘레이스트랙을 점령하라’라는 거창한 문구를 만족시킬 만한 능력을 가졌을지, 그 실체가 주목된다.

<저작권자 © 라이드매거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