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몇 년 전까지 카본 프레임의 자전거는 동호인에게 사치품으로 여겨졌지만, 이제는 입문자도 카본 프레임의 자전거를 고려할 정도로 대중화되었다. 물론 카본프레임의 자전거라고 해도 그중에는 몇 달간 아르바이트를 해서 구입할 수 있을 정도의 가격에서부터 모터사이클이나 자동차를 호가하는 비싼 것까지 종류가 다양하다. 그러나 성능이 반드시 가격에 비례하는 것이 아니며, 그중에는 가격대비 우수한 성능으로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모델도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카본 로드바이크의 유행을 주도하며 꾸준히 성장해온 국산 브랜드 자전거가 있었다. 국내 라이더와 함께 성장해온 국산 브랜드 첼로(CELLO)의 ‘엘리엇(ELLIOT)’ 시리즈가 그 주인공이다. 

첼로는 삼천리자전거에 뿌리를 둔 고급 자전거 브랜드다. 해외 브랜드 못지않은 우수한 자전거를 만들기 위해 많은 투자를 해왔지만, 첼로가 ‘국산 브랜드’라는 족쇄 아닌 족쇄를 풀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첼로는 지난 2011년 엘리엇을, 2012년 플래그십 레퍼런스(REFERENCE)를 출시해 국내 카본 로드바이크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처음에는 국산 브랜드에 대한 편견으로 인해 검증조차 받기 힘들었다. 

하지만 첼로는 제품 가격의 거품을 뺀 우수한 프레임의 개발, 디자인 개선을 위한 노력을 끊임없이 해왔다. 첼로 스스로가 품질에 대한 확신을 갖기 위해 자체적으로 프레임의 피로 파괴 테스트를 진행했을 정도로 까다로운 기준을 두었고, 라이더에게 우수한 품질을 인정받기 위해 전력을 다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엘리엇은 계속 발전하며 첼로의 베스트셀러 로드바이크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이제는 해외 브랜드의 상급 모델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완성도를 자랑하는 2017 첼로 엘리엇을 한번 만나보자.

 

프레임

프레임 개발의 핵심은 지오메트리다. 첼로는 한국인 남성 3,144명, 여성 2,861명의 신장별 신체 부위의 평균 치수를 바탕으로 프레임 지오메트리를 개발했고, 엘리트 선수와 동호인 등 다양한 테스트 라이더에게 피드백을 받아 한국인에게 적합한 프레임 지오메트리를 완성했다. 지오메트리뿐 아니라 우수한 소재와 생산기술을 투입했다. 첼로 엘리엇에는 이미 오래전부터 적용해온 기술이 해외 브랜드의 상급 모델에만 적용되는 경우도 심심찮게 볼 수 있을 정도다.

첼로 엘리엇 S8의 프레임과 포크는 우수한 품질의 일본 토레이(Toray)의 카본 원사를 사용한다. 프레임은 해외의 공장에서 위탁 생산하지만, 독자적인 디자인의 금형을 보유하고 있으며 생산 과정에서 ACOT나 SCIT와 같은 고급 기술을 투입해 완성도를 높였다.

ACOT(Advanced Carbon Optimization Technology)는 프레임의 부위별로 다른 특성을 가진 카본소재를 적용해 퍼포먼스를 극대화하는 기술이다. 프레임은 부위별로 다른 특성이 요구된다. 다운튜브와 BB셸, 체인스테이에 단단함이 요구된다면 시트스테이에는 반대로 유연함이 요구되기도 한다. 이처럼 부위별로 다른 특성을 고려해 적합한 카본소재를 사용하면 가볍고 우수한 프레임을 만들 수 있다.

또한 제조과정에서 생기는 프레임 내부의 불필요한 잔주름과 거친 부분을 최소화해 프레임의 피로를 고르게 분산하는 SCIT(Smooth Carbon Inside Tubing)기술을 적용했다. 해외 브랜드의 상급 프레임에도 이름은 다르지만 이와 비슷한 기술이 사용되곤 한다. 그러나 첼로는 엘리엇뿐 아니라 하위모델인 케인에 이르기까지 이 같은 고급 기술을 적용하여 차별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조금이라도 더 빠르게 달릴 수 있도록 날렵하게 디자인된 프레임을 만나볼 수 있다. 첼로의 엘리엇 S8은 올라운더 스타일의 로드바이크지만 조금이라도 더 나은 성능을 낼 수 있도록 시트튜브를 비롯한 프레임 일부에 에어로다이내믹 디자인을 적용했다. 또한 변속과 제동을 위한 케이블은 프레임 내부를 통과하도록 디자인되었고, 비행기의 날개와 같은 에어포일 형상의 시트튜브와 시트포스트를 통해 공기저항을 줄였다.

헤드튜브에는 테이퍼드 헤드튜브 시스템이 적용되었다. 헤드튜브 상단에는 1-1/8인치의 표준 사이즈 베어링이, 하단에는 1.5인치의 오버사이즈 베어링이 장착된다. 카본 포크는 레그와 스티어러튜브에 이르기까지 전체를 카본으로 제작해 가볍고 단단하다. 뛰어난 조향성과 안정감으로 코너링과 브레이킹, 스프린트에 이르기까지 로드바이크의 기본기를 충실하게 갖췄다.

 

컴포넌트

첼로 엘리엇의 이전 모델에는 자사 브랜드인 ‘모나키(Monarchy)’ 컴포넌트가 다수 장착되었지만, 국내 라이더는 해외에서 인정받는 브랜드의 컴포넌트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었다. 모나키 브랜드는 가격대비 우수한 성능을 가졌음에도 시장에서 별로 인정받지 못한 것이다. 고심 끝에 첼로는 전략을 수정해 자사가 수입하는 고성능 컴포넌트 브랜드인 짚(ZIPP)과 리자드스킨(Lizard Skin) 등을 완성차에 장착했다. 이번 엘리엇 S8 또한 짚 서비스코스(Service Courese) 핸들바와 스템, 리자드스킨 바테이프가 장착된다. 

안장은 많은 라이더에게 사랑받고 있는 이탈리아의 셀레 산마르코(Selle San Marco)의 아스피데 다이내믹 오픈(Aspide Dynamic Open)이 장착되었다. 카본 시트포스트는 프레임의 형상에 맞게 디자인된 전용 제품이다.

자전거의 속도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컴포넌트인 휠은 가격대비 우수한 성능으로 좋은 평가를 받는 타이완 브랜드 노바텍(NOVATEC) 제품을 채택했다. ‘노바텍 R3’ 카본 클린처 휠의 첼로 OEM 모델에는 모나키 데칼을 부착했는데 이 부분에는 호불호가 갈릴 듯하다. 타이어는 콘티넨탈의 ‘그랜드 스포츠 레이스 라이트’가 적용되었는데, 프레임과 휠의 성능을 생각할 때 타이어는 엔트리급이라 조금 아쉬움이 남는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가격대비 우수한 컴포넌트를 장착했다는 점에는 이견의 여지가 없다. 

자전거를 구매할 때 고려해야 할 부분이 추후 업그레이드 가능 여부이다. 첼로의 엘리엇은 프레임과 포크의 기본기가 우수하다. 시마노 105에서 울테그라나 듀라에이스, 스램의 컴포넌트에 이르기까지 어떤 부품으로 조립하더라도 만족스러운 성능을 보여줄 것이다. 105 구동계를 적용한 엘리엇 S7, 듀라에이스를 적용한 엘리엇 S9, 스램 레드 이탭(E-Tap)이 적용된 엘리엇 팀 등 다양한 구동계를 선택할 수 있으니 입문자에서부터 숙련된 라이더까지 자신에게 어울리는 모델을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시승 - 단단하고 경쾌한 주행감

앞에서 언급했듯 엘리엇의 프레임세트는 이미 몇 차례에 걸친 모델 체인지로 수차례 성능의 업그레이드가 이루어졌다. 또한 컴포넌트는 가격대비 최고수준으로, 이번에 시승한 엘리엇 S8에는 스프라켓과 체인, 디레일러, 컨트롤레버, 브레이크에 이르기까지 시마노 울테그라 그룹 풀세트가 장착된다. 구동계에서는 어떤 아쉬움도 느껴지지 않는다.

필자는 자전거를 볼 때 빠른 가속성능을 중시하는 편이다. 스프린트를 위해 핸들바 하단을 잡고 일어나 자전거를 흔들며 달려보지만 단단한 헤드부분을 중심으로 전반적으로 높은 강성의 프레임은 쉽사리 뒤틀리지 않는다. 대신 체중과 근력은 고스란히 뒷바퀴로 빨려들어가 추진력으로 바뀐다. 이 느낌은 언덕을 오를 때도 계속 이어지는데, 490 사이즈 실측 7.15kg의 가벼운 무게와 단단한 프레임, 견고한 포크 덕분에 페달링 하는 내내 가벼운 느낌이다. 

조향부의 단단함은 고속주행 중의 높은 안정감으로 이어진다. 코너에서 자전거를 눕히며 돌 때도 조금 더 과감하고 날카로운 라인을 그리며 달릴 수 있다. 또한 노바텍 휠은 우수한 구름성으로 꾸준히 빠른 속도유지가 가능했다. 첼로 엘리엇 S8은 프레임세트의 성능과 부품구성 모두 레이스에 나가도 부족하지 않을 만큼 만족스럽다. 물론 지갑이 협조하고 더 나은 퍼포먼스를 원한다면 듀라에이스나 스램 레드 이탭을 장착한 엘리엇 S9, 엘리엇 팀을 선택할 수도 있다. 하지만 가격대비 최고의 만족감을 주는 모델이라면 역시 울테그라 구동계의 엘리엇 S8이 아닐까 생각한다.

날씨가 점점 추워지면서 벌써 2017년 시즌의 준비를 시작하는 라이더가 늘어나고 있다. 2017년 입문 라이더를 벗어나 레이스 출전을 목표로 향상된 라이딩 실력을 원하는 라이더라면 2017 첼로 엘리엇 S8은 당신의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2017 엘리엇 S8 제원

프레임 : 엘리엇 3K 풀카본 레이싱 프레임, 테이퍼드 타입, 내장 케이블, 에어로다이내믹 디자인
포크 : 3K 카본 레그, 카본 스티어러 튜브
크랭크 : 시마노 울테그라 FC-6800, 50X34T, 프레스핏
시프터 : 시마노 울테그라 ST-6800
앞 디레일러 : 시마노 울테그라 FD-6800
뒷 디레일러 : 시마노 울테그라 RD-6800 SS
카세트 : 시마노 울테그라 CS-6800, 11-28T 11S
브레이크 : 시마노 울테그라 BR-6800
휠세트 : 노바텍 R3 카본 클린처
타이어 : 콘티넨탈 그랜드 스포츠 레이스 라이트, 700X23C
스템 : ZIPP 서비스 코스, ±6도,  AL6061 31.8mm
핸들바 : ZIPP 서비스코스 70 에르고, 31.8mm
안장 : 산마르코, 아스피데 다이내믹 오픈
시트포스트 : 엘리엇 3K카본 에어로 타입
무게 : 7.18kg
사이즈 : 440, 470, 490, 510, 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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