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오픈카를 생각해 보면 버튼 하나만으로 지붕이 쉽게 벗겨지는 차를 떠올리게 된다. 지붕이 오픈되면서 유리창도 같이 내려가고 비스듬하게 누워져 있는 앞 유리창만 남아 있을 때 비로소 오픈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감각적인 색깔의 소프트 톱이냐 딱딱하고 견고한 하드톱이냐는 그 뒤에 생각할 문제다.

하지만 이런 전자동 오픈톱 외에도 다양한 형태의 오픈카가 있다. 양쪽 기둥 부분을 그대로 남긴 채 지붕만 접히는 캔버스톱, 직접 천을 말아서 보관하고 끼우는 오픈카도 있고, 딱딱한 지붕을 통째로 뜯어서 달리는 자동차도 있다. 다양한 형태의 오픈 톱 모델이 선선한 가을 하늘에 맞춰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다. 특이한 방법만큼 기대 이상의 시선도 끌 수 있는 다양한 오픈카를 살펴봤다.

오픈한 듯 안한 듯, 캔버스 톱

오픈카라고 해서 모든 부분이 활짝 열리는 것은 아니다. 유리창과 골격이 되는 필라 부분은 그대로 유지한 채 지붕만 차곡차곡 접히는 캔버스 톱은 새로운 개념의 오픈카라고 부르기에 충분하다. 개방감은 조금 떨어지지만 상대적으로 오픈 면적이 적으니 보다 아늑한 공간을 연출할 수 있다. 또한, 심하게 들이치는 바람을 피할 수 있고 탑승자 공간을 조금 더 안전하게 보장받게 된다. 소프트 톱 특성상 차체와 투톤색상으로 나만의 개성을 표현하기에도 문제없다.

국내 대표 캔버스 톱 모델을 꼽으라면 피아트 500C와 시트로엥 DS3 카브리오를 꼽을 수 있다. 먼저, 500C는 작고 귀여운 차체와 함께 두 단계로 나누어져 있는 전자동 톱을 이용해 감각적인 오픈에어링을 즐길 수 있는 차다. 최고출력 102마력의 힘은 일상적인 주행 및 소형 오픈카 특성상 문제가 되지 않고, 실내 곳곳을 꾸미고 있는 아기자기한 구성을 보고 있으면 저절로 미소를 띠게 된다.

시트로엥 DS3 카브리오는 고급스럽고 감각적인 스타일리시 오픈카다. 투톤으로 처리된 캔버스 톱은 사람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하고, 루프 중간, 루프 끝, 완전 개방 등 총 3단계로 열리며 완전히 개방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16초가 걸린다. 또한, 최고속도 시속 120km에서도 문제없이 톱을 열었다 닫을 수 있다. 보석처럼 빛나는 LED 헤드램프와 주간운행등, 곳곳에서 느껴지는 DS 브랜드 특유의 소재와 구성도 감각적이다. 국내 출시되는 DS3 카브리오는 1.6리터 디젤엔진을 장착해 최고 99마력, 최대 25.9kg.m를 낸다. 연비는 복합기준 리터당 16.5km다.

손 수 접었다 펴는 오픈 톱

로터스 엑시지S는 여러모로 불편한 차다. 무파워 스티어링 휠을 비롯해 변변한 편의장치는 찾아보기 힘들고 몸을 구겨 넣어서 타야 하며 안락한 승차감은 일찍이 포기해야 한다. 그리고 지붕 역할을 하는 소프트 톱 역시 손 수 접었다 펴야 한다. 때문에 톱을 열거나 닫고 싶을 때는 차를 안전한 곳에 세운 뒤 작업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

작고 낮은 경량 스포츠카답게 설치 과정은 어렵지 않다. 우선, 양쪽 끝에 골격이 되는 지지대 형태의 바를 먼저 장착한다. 이후 가운데를 중심으로 말아져 있는 톱을 펼친 뒤 클립식으로 끼우면 끝이다. 지붕 면적도 작고 무게도 가벼워 누구나 손쉽게 설치할 수 있다. 한 번 톱을 열면 영락없는 오픈카의 모습과 감성을 느낄 수 있다. 더욱이 등 뒤에서 울리는 엔진 사운드와 배기음은 본능을 자극한다. 참고로 엑시지S는 V형 6기통 3.5리터 수퍼차저 엔진을 넣어 최고출력 350마력, 최대토크 40.7kg.m의 힘을 내며, 1,166kg밖에 되지 않는 가벼운 몸무게를 바탕으로 운전 재미를 극대화시킨 스포츠카다.

통으로 지붕을 뜯어내는 SUV

조금 특별하게 오픈에어링을 즐기는 차도 있다. 지프 랭글러는 차체의 절반에 해당하는 지붕을 통으로 뜯어내는 구성의 오픈 톱 모델이다. 덩치 큰 정통 SUV답게 과정은 다소 힘들다. 지붕은 운전석쪽과 조수석쪽, 뒷좌석까지 총 3단계로 나뉘어져 있다. 고정핀과 나사를 돌려 지붕을 벗기는 방식으로 가장자리에는 두툼한 철 프레임이 있어 클래식한 느낌도 살릴 수 있다.

특수 강화 플라스틱으로 무게가 꽤 나간다. 때문에 설치 과정은 복잡하지 않지만 최소 두 명 정도는 같이 작업해야 쉽게 뗄 수 있겠다. 또, 부피가 상당하기 때문에 따로 보관장소를 마련해 두어야 한다는 단점도 있다. 그러나 한 번 지붕을 벗겨내면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차체 대부분의 면적이 없어지는 만큼 온전히 자연의 바람과 햇살, 소리를 느낄 수 있다. 여기에 랭글러 특유의 험로 주행성능과 차의 콘셉트가 어우러져 스포츠카와는 전혀 다른 오픈에어링을 선사한다. 각자 추구하는 오픈톱의 성격은 다르지만 지붕을 열었을 때의 행복감은 모두다 같을 것이다. 남과 다른 방식으로 특별한 오픈에어링을 즐길 수 있는 모델의 선전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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