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국산차 판매는 전 브랜드 상승 폭을 그리며 회복세를 나타냈다. 그 중에서도 유독 가파른 성장으로 시장의 판을 바꿀 차들이 눈에 띄었고, 반대로 줄곧 상위권에서 내려오지 않던 차들이 크게 떨어지며 변화의 바람을 예고했다. 변동 폭이 컸던 차종을 중심으로 10월 국산차 판매를 살펴봤다.

무서운 신차 효과란 이런 것

지난달에는 유독 신차의 힘이 강했다. 르노삼성차가 새롭게 출시한 중형 SUV, QM6는 전월 대비 63.3%가 늘어난 4,141대를 판매해 경쟁 세그먼트 흐름을 바꿔 놓았다. 여기에 SM6의 지속적인 인기가 맞물리면서 6년 4개월 만에 최다 내수 실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참고로 QM6는 감각적인 디자인과 감성적인 옵션, 신선한 구성 등이 맞물리면서 많은 소비자에게 새로운 국산 중형 SUV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현대차 제네시스 브랜드는 G80(DH제네시스 347대 포함)이 4,876대를 팔아 다섯 계단 오르며 전체 국산차 순위 10위에 올랐다. 특히, 브랜드 론칭 이후 역대 최대 판매 실적을 달성하는 한편, 이달부터 본격 판매되는 G80 스포츠 모델에 대한 고객의 반응도 뜨거워 고급차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것으로 보인다. 플래그십 세단 EQ900 역시 총 965대가 판매되며 꾸준한 인기를 보이고 있다.

쉐보레 말리부의 성적도 좋았다. 말리부는 지난 한 달간 총 4,428대가 판매돼 전월 대비 11.5%, 전년 동월 대비 226.8%가 증가했다. 지난달 뒷좌석 열선 시트, 브링고 내비게이션 등의 옵션을 추가한 상품성 강화 모델이 판매를 시작했으며, 판매 개시를 기점으로 생산을 대폭 늘리고 계약 후 출고 대기 기간을 단축시키는 등 고객 인도에 속도를 내고 있다.

무시하지마! 비주류의 반란

틈새차종의 상승도 인상적이었다. 파격적인 할인 혜택으로 소비 심리를 키운 ‘코리아 세일 페스타’ 덕분에 다양한 차종이 골고루 높은 성장세를 기록한 것이다. 먼저, 현대차 아이오닉은 총 725대를 판매해 전월 대비 88.8%나 오르는 기록을 세웠다. 전체 국산차 판매 순위도 8계단이나 껑충 올랐다. 이 외에도 현대차 아슬란, 기아차 프라이드가 지난 9월과 비교해 각각 145%, 60% 가까운 성장세를 보이며 선전했다.

쉐보레 카마로는 10월에도 높은 인기를 유지했다. 총 308대를 고객에게 인도해 전월 대비 129.9% 올랐다. 작년 같은 기간 6대 팔았던 것과 비교해도 이례적인 수치다. 카마로는 요즘 보기 드문 대배기량 가솔린 엔진의 고성능 스포츠카다. 여기에 5천만 원 초반에 형성된 합리적인 가격과 미국산 머슬카의 감성을 느낄 수 있다는 장점이 더해져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고 높은 인기를 얻은 것으로 풀이된다.

쓸쓸히 내려오는 자, 재기를 꿈꾼다

마냥 정상을 지킬 것 같았던 차종이 대거 순위에서 내려왔다.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차는 현대차 싼타페다. 싼타페는 10월 총 4,027대를 팔아 전월(7,451대)과 비교해 두 배 가까이 내려왔다. 또한, 전년 같은 달과 비교해도 54.2% 하락한 수치다. 경쟁 차종인 QM6의 등장과 함께 지속된 파업에 따른 근무일수 부족 등이 판매 하락을 부추겼다.

대표 국민차로 불리는 쏘나타와 그랜저도 크게 떨어졌다. 쏘나타는 5,441대를 팔아 국산 중형차 순위는 1위를 지켰지만 지난 9월에 비해 8.2% 빠지며 전체 순위는 3계단이나 내려왔다. 그랜저 역시 3,527대 수준에 머무르며 줄곧 15위권 밖으로 밀려나 있는 상황. 그러나 현대차는 실망하기에는 이르다는 반응이다. 신형 그랜저가 이달 출시 예정으로 벌써부터 관심이 뜨겁고, 쏘나타는 스페셜 모델과 내년 부분변경을 통해 방어에 나선다. 때문에 대표 세그먼트의 치열한 경쟁은 끝까지 알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번외편 - 순위 신경 안 써요

큰 폭의 순위 변경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판매량으로 꾸준히 자신만의 길을 걷는 차가 있다. 현대차 아반떼와 포터, 기아차 쏘렌토, 쉐보레 스파크 등이 대표적이다. 아반떼는 10월 가장 많이 팔린 자동차로 이름을 올렸다. 총 7,943대를 팔아 전월 대비 54.7%나 올랐다. 포터 또한 6,679대를 기록하며 줄곧 상위권 자리를 지키고 있다. 더욱이 10월까지 누적판매대수로 아반떼(7만8,253대)와 포터(7만8,115대)가 138대밖에 차이 나지 않아 1위 싸움이 더욱 치열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 외에도 쏘렌토는 6,525대를 기록하며 기아차 모델 중 가장 많은 내수 판매를 기록했고, 쉐보레 스파크는 총 6,412대를 팔아 국산 경차 경쟁에서 1위를 묵묵히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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