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를 업그레이드할 때 어떤 컴포넌트를 바꿔야 체감성능을 가장 크게 향상할 수 있을까? 속도와 승차감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컴포넌트가 자전거를 굴러가게 하는 ‘휠(Wheel)’이라는 점에는 이견의 여지가 없다.

휠은 성능에 큰 영향을 미치는 컴포넌트인 만큼 다양한 브랜드와 제품이 있다. 그중 비교적 ‘젊은 브랜드’임에도 불구하고 레이스에서 성능을 증명하고 뛰어난 연구개발능력을 인정받으며, 시장을 이끌어가는 리딩 브랜드의 경지에 오른 펄크럼(Fulcrum)을 소개한다. 펄크럼의 한국 공식 디스트리뷰터인 참좋은레져를 방문한 에어리어 매니저 조르지오 페론(Giorgio Ferron)을 라이드 매거진이 만났다.

 

Q. 펄크럼은 캄파뇰로의 자회사로도 알려져 있는데요. 펄크럼 브랜드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한국을 비롯한 펄크럼의 가장 큰 시장인 유럽, 일본, 인도의 프리미엄 시장을 담당하는 펄크럼의 에어리어 매니저 조르지오 페론입니다.

펄크럼은 2004년 7월 이태리에서 설립된 휠 메이커로 정식명칭은 FULCRUM WHEEL S.R.L입니다. 펄크럼은 사실 비교적 작은 회사지만, 자전거 시장의 대형 컴포넌트 메이커인 캄파뇰로가 설립한 회사로 잘 알려져 있죠. 그러나 캄파뇰로와는 분리되어 독자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브랜드이며, 애프터마켓이나 OEM 양쪽 모두에서 많은 강점을 지닌 브랜드입니다. 무엇보다 속도에 대한 열정으로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며, 레이스용 고성능 휠과 관련해 많은 특허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Q. 모회사인 캄파뇰로는 휠세트 분야에서도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메이커인데요, 펄크럼을 설립한 이유가 무엇이죠?

A. 음, 우선 펄크럼이 캄파뇰로의 자회사인 것은 맞지만 독립된 컴포넌트 메이커라는 점을 먼저 강조하고 싶어요. 물론 캄파뇰로와 여러 가지 기술을 공유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펄크럼의 휠이 독자적인 콘셉트와 기술로 만들어진다는 점을 알아주셨으면 해요.

캄파뇰로가 펄크럼을 설립한 이유는 물론 다양한 사용자에게 휠을 공급하기 위해서입니다. 캄파뇰로와 시마노의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요, 캄파뇰로와 시마노는 서로 경쟁 관계에 있어요. 시마노 컴포넌트를 사용하는 라이더도 캄파뇰로의 휠세트를 사용할 수 있지만, 휠의 세팅을 변경하는 등의 번거로운 과정이 필요하죠. 그러나 펄크럼은 시마노를 비롯한 캄파뇰로 이외의 컴포넌트를 사용하는 라이더도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는 휠입니다. 캄파뇰로와 독립된 펄크럼은 보다 다양한 시장에 접근할 수 있고, 더 많은 라이더에게 고성능 휠을 제공할 수 있는 것이죠.

 

Q. 펄크럼 휠은 이탈리아에서 만들어지나요?

A. 네, 이탈리아의 많은 자전거 관련 기업이 시장에서 실력, 그리고 전통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자전거와 컴포넌트는 최신 기술이 적용되는 탈 것이지만, 한편으로는 여전히 많은 부분에서 사람의 손길과 장인정신을 요구하기 때문이죠. 

말 그대로 ‘한 땀 한 땀’ 바느질하는 장인처럼, 펄크럼 휠 역시 장인의 손길 없이는 만들어질 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 펄크럼 휠의 림에는 밸브 홀을 제외하고 니플을 넣기 위한 구멍이 없습니다. 니플 하나하나를 밸브 홀을 통해 림 내부에 넣은 다음 자석을 이용해 위치를 잡고 스포크를 엮어 휠을 조립하죠. 그리고 숙련된 장인이 휠이 제대로 조립되었는지 확인합니다. 이런 작업은 자동화된 조립방식으로는 불가능합니다.

 

Q. 경쟁사 휠과 비교했을 때 펄크럼 휠세트의 가장 강력한 장점은 무엇일까요?

A. 휠을 구성하는 요소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허브와 림이겠죠? 펄크럼 휠의 허브와 림이 얼마나 뛰어난 기술로 만들어지는지 직접 보여드리지 못하는 게 무척 아쉽습니다. 매우 가벼우면서도 높은 내구성을 자랑하는 카본 림, 최적화된 스포크 배열과 뛰어난 동력전달 효율을 제공하는 허브까지, 모두 펄크럼의 휠에 대한 열정으로 완성되었죠. 특히 펄크럼 휠의 허브는 부드러움이 강점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CULT와 USB 같은 고성능 베어링 기술이 적용된 펄크럼 휠의 부드러움을 꼭 체험해보시기 바랍니다. 

 

Q. 펄크럼의 휠은 ‘2:1 TWO-TO-ONE’이라는 독특한 스포크 패턴을 강조하는데요, 이는 펄크럼만의 독자적인 기술인가요? 

A. 네, 맞습니다. 사실 2:1은 캄파뇰로의 휠에서 아이디어를 얻었어요. 하지만 펄크럼이 독자적으로 발전시켰죠. 뒷바퀴 허브 우측에 14개, 좌측에 7개의 스포크를 배치해 보다 높은 지지력을 보여주며 라이더의 두 다리에서 나오는 힘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기술입니다.

 

Q. 한국에서는 펄크럼의 알루미늄 휠도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데요, 실제 선수도 알루미늄 휠을 사용하나요? 또 레이스에서는 어떤 휠을 주로 사용하는지 궁금합니다.

A. 아, 한국에서 ‘펄크럼 레이싱 제로’ 모델이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설명을 듣기로는 ‘알루미늄 삼대장(알루미늄 휠 중 가장 좋은 세 개의 모델)’ 중 하나로 펄크럼의 레이싱 제로, ‘펄레제’가 손꼽힌다니 영광이네요. 

실제로 펄크럼 레이싱 제로 시리즈는 가격대비 굉장히 좋은 휠입니다. 선수들이 레이스에서는 대부분 카본 휠세트를 사용하지만, 트레이닝이나 그란폰도에 나가는 라이더에게는 가볍고 신뢰할 수 있어 무척이나 잘 어울리는 휠이죠.

레이스에 나가는 프로 선수들은 물론 가벼움과 공기역학적 성능을 고려해 카본 휠을 선호하겠죠? 2016년 시즌 동안 펄크럼이 후원했던 람프레 메리다 팀 선수들은 ‘펄크럼 스피드 40T’ 모델을 가장 즐겨 사용했습니다.

 

Q. 최근 자전거 시장에서는 공기역학적 디자인이 화두입니다. 펄크럼은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A. 최고 수준의 동호인을 포함해 많은 라이더가 휠의 공기역학적 성능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휠의 성능은 공기역학적 디자인뿐 아니라 다양한 요소가 모여 만들어내는 결과물이죠. 

사실, 레이스용 고성능 휠의 성능은 어느 정도 이상의 레벨로 올라가면 엄청난 차이를 내기 어렵습니다. 공기역학적 디자인뿐 아니라 휠의 무게와 회전저항, 내구성과 같은 기본적인 성능을 제대로 갖추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기역학적 디자인을 강조하는 것은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제품을 원하는 사람의 관심을 끌기 위한 이유도 있어요. 물론 펄크럼에서도 클래스 15~19의 고성능 휠을 내놓고 있습니다. 와이드림 디자인을 적용한 휠은 공기역학적으로 코너링 시 안정감이 높다는 장점이 있고, 최근 장거리 그란폰도를 달리거나 디스크 로드바이크를 타는 사람이 많이 선호하고 있습니다. 

 

Q. 펄크럼의 전 세계 판매량은 어느 정도인가요? 그리고 한국 시장의 위치도 무척 궁금합니다.

A. 펄크럼의 전 세계 판매량은 약 4,000만 유로 정도입니다. 영업 비밀이라 규모를 정확하게 알려드리기는 어렵지만 한국은 펄크럼에게 있어 판매량 3위 안에 들어가는 큰 시장이며 무척 중요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한국은 역동적이고 새로운 제품을 받아들이는 속도가 빠르다 보니 무척 흥미로워요. 특히 유럽에서도 인정받고 있는 삼성, 기아, 현대 등 좋은 브랜드가 많이 있는 나라이기도 하죠. 개인적으로는 한국의 음식이나 전통도 관심이 많이 있습니다.

 

Q. 2017년 펄크럼의 마케팅 전략은 어떻게 되나요?

A. 2017년 신제품으로 레이싱 제로, 레이싱스피드 풀 카본, 여러 가지 디스크 로드바이크용 휠 모델이 출시될 예정입니다. 한국은 펄크럼에게 굉장히 중요한 시장으로 좋은 제품을 최대한 공급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고, 한국의 마케팅 전략은 수입사인 참좋은레져를 통해 구체적으로 계획할 예정입니다. 

항상 펄크럼을 사랑해주시는 한국의 라이더 여러분에게 감사드리며, ‘펄레제’이외에도 다양한 용도와 등급의 휠이 있으니 많이 사랑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펄크럼은 앞으로도 더욱 뛰어난 휠과 함께 여러분을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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