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사이클 라이더라면 창공을 향해 점프하는 모토크로스 경기 장면을 사진으로 한 번쯤은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렇듯 모터사이클 마니아도 감탄하지만, 한편으로는 모터사이클에 관심이 없는 일반인 또한 그런 멋진 장면에 모터사이클만의 자유로운 이미지를 공감한다. 익스트림 스포츠로 구분되는 모토크로스는 속도감 넘치는 로드레이스와는 또 다른 화려한 볼거리가 큰 매력이다.

그러한 매력에도 불구하고 국내 모토크로스 시장은 작은 규모와 척박한 환경 속에서 꾸준히 유지돼 왔다. 하지만 최근 시장에 한 줄기 희망이 생겼다. 실력 있는 해외파 모토크로스 선수의 피가 수혈되어 분위기가 어느 때보다도 달아올랐다. 

㈜한국모터트레이딩이 후원하는 계약 라이더 이제민 선수가 10월 21~23일 열린 전 일본 모토크로스 경기 마지막 라운드 수고 레이스에 참전한 것이다. 이 경기는 전 일본 IA-1 클래스(450cc) 연간 챔피언이 결정되는 비중 있는 경기이기도 했다.

이에 따라 일본 레이스 계가 주목하는 가운데, 한국인 라이더(Team YSK Racing)로 주목을 받은 이제민 선수는 히트1, 히트2 두 결승 경기에 참전해서 모두 완주함으로써 유종의 미를 거두었다. 

이제민 선수는 처음 출전하는 수고 코스에서 2분 1~3초로 국제급 레이스 수준에 놀라울 정도로 잘 적응했으며,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에 대해서도 좋은 평을 받았다. 참고로 톱 클래스 평균 랩타임은 1분 50초 내외로, 이에 비해서도 나쁘지 않은 기록이다.

이제민 선수가 소속한 센다이 지역 유력 야마하 팀 ‘M팩토리’의 쇼지 감독(오너 겸 사장)은 “8월의 첫 연습주행을 시작으로 부족한 시간 속에서도 이 정도 적응했다는 점과, 두 차례의 30분간 경기를 통해 랩타임의 기복이 없고 꾸준한 페이스를 유지하는 남다른 체력에 놀랐다”고 평했다.

또 “남에게 지기 싫어하는 마인드, 가르쳐준 점을 순순히 받아들이는 흡수력이 큰 장점”이라면서 “난이도가 높은 일본의 경기장을 무대로 유능한 코치의 체계적인 교육을 받는다면 큰 성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보였다.

2014년 한국 모토크로스 국제급 챔피언을 획득한 이후로 더 넓은 활동 장소를 찾아 미국, 뉴질랜드 등으로 활로를 모색해왔던 이제민 선수는 이번 일본 경기 참전을 계기로 내년부터 활동 무대를 일본으로 옮기는 것을 비롯해서 향후 계획을 크게 수정하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제민 선수를 후원하고 있는 ㈜한국모터트레이딩과, 이번 경기 결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야마하 본사 측도 앞으로의 전망을 밝게 내다봤다. 양사 모두 이제민 선수의 향후 거취 등에 관해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후원 방향을 모색한다는 기본 취지에 대해 합의했다. 

이제민 선수는 9살 때부터 오프로드 경기를 시작해서 국내의 각종 대회에서 크게 활약해 왔다. 2014년 국내 모토크로스 챔피언을 획득한 이후로는 미국과 뉴질랜드 등지에서 현지 훈련을 쌓으며 레이스에 참전하고 있다. 

이러한 그의 가능성을 알아본 ㈜한국모터트레이딩은 국내 오프로드 바이크 활성화를 위해 이제민 선수와 스폰서십 계약을 체결해 후원 중이다. 2017년을 앞두고 더욱 적극적으로 오프로드 시장을 후원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기업이 비주류 시장인 것을 알고도 투자를 목적으로 지속해서 후원한다는 것은 결코 손쉬운 일이 아니다. 리스크도 크며, 도전적인 이미지는 한때 좋게 포장될지 몰라도 자칫 큰 손실이 따를 수 있는 행보다. 그런데도, 젊고 가능성 있는 선수를 주목받게 하는 큰 이유는 역시 기업의 용단력 있는 결정이다.  

야마하 모터사이클이 국내에서 최근 높은 성장률을 견인해가는 이유는 이렇게 보이지 않는 남다른 걸음에 있다. 언덕을 넘어 숲을 보는 기업이 결국 성장할 것이며, 척박한 땅도 언젠가 씨 뿌리기 좋은 옥토가 될 것이다. 이렇듯 가능성을 향해 기업과 선수가 함께 성장하는 문화가 대한민국에도 하루빨리 정착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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