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포르쉐는 날렵한 선과 볼륨감있는 면으로 처리된 디자인 언어를 유지, 발전하고 있다. 그러나 언제나 그랬던 것은 아니다. 투박하고 남성적인 모양새를 지닌 포르쉐도 있었다. 처음에는 믿기지 않았다. ‘이게 포르쉐라고?’ 하며 두 눈을 의심했다. 신선한 놀라움을 안겨준 주인공은 1955년부터 1958년까지 생산된 포르쉐 597 야그트바겐. 1953년, 포르쉐가 독일 육군에 차량 납품을 하기 위해 개발한 군용 차량이다. 그래서인지 그 모양새에서 지프, 랜드로버에 필적할 만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이 차는 아주 적은 수만 독일 육군에 납품되었다. 육군은 많은 수의 차량을 원했지만, 당시 포르쉐는 대량생산을 소화할 여력이 안 되었기 때문이다. 한계에 부딪혀 실패를 맛본 셈. 결과적으로 1958년까지 총 71대가 만들어졌고, 이 중 49대가 민간에 판매되었다. 이런 포르쉐 597 야그트바겐에서 포르쉐 정체성을 찾을 수 있는 단 하나의 부분이 있다. 바로 엔진룸. 수평대향 공냉식 엔진이 뒷바퀴 바로 뒤에 위치한 것이다. 탑재된 유닛은 1.6리터 4기통 박서엔진. 5단 수동이 맞물렸으며, 최고 50마력을 발휘했다. 최고속도는 시속 100km.

포르쉐 597 야그트바겐을 자세히 살펴보면, 도어가 없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포르쉐에 따르면, 이는 탑승자가 신속하게 타고 내릴 수 있도록 특별히 고안된 디자인이라고. 수륙양용을 염두에 두고 애초에 도어를 만들지 않았다고도 한다. 어찌 되었건, 현재 이 차는 100대도 생산되지 않은 희소성으로 인해 그 값이 매우 비싸다. 굿우드 리바이벌 경매에서 20만 유로에 달하는 가격을 책정받았으며, 이를 우리나라 돈으로 환산하면 약 2억 5,000만 원에 달하는 가치를 드러낸다. 웬만한 슈퍼카 못지않은 가격표를 가진 것.  

사진으로 보는 포르쉐 597 야그트바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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