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가 2016년 11월 수입차 신규등록대수를 발표했다. 지난달 국내 판매된 수입차는 총 1만9,361대로 전월보다 6.1% 감소한 수치를 기록했다. 또, 전년 동월 2만2,991대보다 15.8% 떨어졌고, 올해 누적 20만5,162대는 전년(21만9,534대) 대비 6.5% 감소했다.

그중에서도 유럽차의 하락 폭이 눈에 띈다. 국가별 등록 현황을 살펴보면 유럽차는 11월 총 1만4,453대 파는 데 그쳐 작년 같은 기간보다 약 25% 줄었다. 시장 흐름을 주도했던 독일차는 전년 같은 달보다 28%가까이 판매가 줄었고, 이 외에 대부분의 유럽차도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냈다. 그나마 영국과 이탈리아차가 소폭 오르며 명맥을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판매 감소는 점유율로 드러났다. 11월 판매는 물론 올해 누적판매까지 유럽차 점유율은 80%대에서 70%대로 크게 내려왔다. 국내 수입차 시장의 절반 이상은 여전히 유럽차가 차지하고 있지만 꾸준히 떨어지고 있기 때문에 마냥 웃을 수 없다는 의견이다. 

반면, 일본차는 큰 인기를 얻으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달 총 3,325대를 판매한 일본차는 전년 같은 달보다 32% 증가한 수치로 마무리했다. 브랜드별 순위를 살펴봐도 토요타, 렉서스, 혼다, 닛산 등 모든 일본차 브랜드가 톱 10에 위치하며 기분 좋은 성적표를 받았다. 특히, 렉서스의 경우 메르세데스-벤츠, BMW에 이어 브랜드 순위 3위, ES300h는 베스트셀링카 6위에 이름을 올리며 일본차 부활을 꿈꾸고 있다.

이 같은 이유는 저유가 현상이 오랜 시간 나타나면서 가솔린차를 찾는 소비자가 많아졌고, 작년부터 불거진 디젤엔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지속되면서 일본차 증가세가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연료별 등록현황을 보면 가솔린과 하이브리드, 전기차는 전년동월대비 각각 38.7%, 77.6%, 374.1% 오른 반면 디젤은 38.6% 떨어진 수치를 보였다. 

또, 국내 수입차 판매에 큰 축을 담당했던 폭스바겐이 무너지면서 전체적인 유럽차 감소를 부추겼다는 의견이다. 연비조작으로 인해 정부로부터 인증취소와 일부 차종 판매정지를 받은 폭스바겐은 지난달 판매 대수가 단 한 대도 없었다. 유일한 판매 차종이었던 CC 가솔린 모델은 10월부터, 투아렉은 지난달 재고가 끝났기 때문이다. 같은 그룹인 벤틀리도 11월 판매 대수는 ‘0’대를 기록했다.

일각에서는 유럽차 감소세가 일시적인 현상일 것이라는 의견도 들리고 있다. 그 이유로는 먼저, 빠르게 오르고 있는 국제 유가를 들 수 있다. 이달 열릴 산유국의 감산 논의 결과에 따라 감산이 본격화하면 배럴당 60달러까지 가파르게 오를 수 있어 유가 상승에 따른 유럽산 디젤차 수해가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이 외에도 BMW 신형 5시리즈, 폭스바겐 티구안, 랜드로버 디스커버리5, 푸조 3008등 화려한 유럽 신차가 출격을 준비 중이기 때문에 시장의 흐름은 조금 더 지켜봐야 된다는 입장이다. 가솔린과 디젤, 유럽차와 일본차 사이의 팽팽한 기울기가 어느 쪽으로 내려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저작권자 © 라이드매거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