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가장 큰 축제이자 기념일인 크리스마스가 다가오고 있다. 벌써 출퇴근길 거리 곳곳에서 캐럴이 들리고, 아마 착한 라이더(?) 여러분은 벌써 산타클로스의 ‘선물’을 기대하며 커다란 양말을 주문했으리라 생각된다. 그런데 과연 산타클로스가 지난 1년 동안 열심히 일한 라이드매거진 기자들에게도 선물을 줄까? 라이드매거진 기자들이 산타클로스 할아버지에게 보낼 엽서에 받고 싶은 선물 목록을 훑어봤다.

 

레이저 Z1, 카모플라주 패턴 헬멧 - 에디터 K

기자에게 여태 헬멧도 장만 안 했냐고 묻지는 말기를. 모자도 기분 따라 바꿔가며 쓰는데 헬멧인들 그리 못 할 이유가 없다. 심지어 로드바이크에 입문하고 헬멧을 한 번도 교체한 적이 없는데, 이제 슬슬 싫증이 나기 시작했다. 좀 더 멋지고 화려한 컬러의, 더 가벼운 상급 헬멧을 쓰고 싶다. 며칠 전 전시회에서 보고 온 레이저 Z1이 눈에 아른거린다. 카모플라주 패턴이 맘에 드는 것은 결코 예비군이 끝나지 않아서가 아니다.

솔직히 레이저 헬륨과 제네시스는 흔해서 싫다. 게다가 헬멧이 머리에 잘 맞아야 하는데, 전시회에서 써본 레이저 Z1의 머리에 착 감기는 느낌을 잊을 수 없다. Z1의 후두부에 장착 가능한 전용후미등은 야간 라이딩을 즐기기에도 딱이다. 산타할아버지가 주시는 선물이라면 가격은 상관없을 듯?

제품정보 : http://arx.co.kr/

 

트렉 마돈 9.2 로드바이크 - 에디터 K

가장 소유하고 싶은 자전거라면 트렉 마돈 9.2다. 크리스마스에는 역시 산타클로스가 생각나는 ‘레드’ 컬러 아닐까? 다른 브랜드에도 빨간 자전거가 있지만, 그래도 마돈 9.2를 선택한 이유는 순전히 ‘벡터 윙’ 때문. 코너링 시 핸들이 좌우로 움직일 때 커버가 찰칵 열리고 찰칵 닫히는 것이 독특하다. 이런 특별함 때문에 더욱 소유하고 싶은 로드바이크다.

꿈은 크게 가지라고 했지만, 프로젝트 원을 선택하지 않은 것은 지금 주문해도 크리스마스 때 받기는 어려울 테니까. 산타할아버지 부담 갖지 마시라고. 마돈 9.2면 충분하다, 아무렴, 틀림없이, 그렇고말고.

제품정보 : http://www.trekbikes.com/

 

라파 스페셜 에디션 클래식 윈터 재킷 - 에디터 L

“라이딩은 멋이다.” 그리고 멋쟁이 라이더라면 입은 옷의 맵시뿐만 아니라 브랜드도 중요하다. 어디를 가더라도 브랜드 인지도에서 밀리지 않고 옷의 기능성도 뛰어난 브랜드를 찾는다면? 결국, 영국의 자전거 의류 브랜드 라파에 시선이 머무른다. 게다가 라파는 RCC(Rapha Cycling Club)라는 그들만의 멤버십 클럽 문화를 만들었고 한국은 아시아에서 가장 많은 RCC 회원 수를 보유한 국가이니, 어느덧 라파를 ‘자전거계의 교복’이라고까지 하더라. 이쯤 되니 꼭 한 벌 갖춰야만 한다는 의무감(?)에 카탈로그를 기웃거리게 된다. 

라파의 다양한 라인업 중에서도 ‘클래식’은 브랜드 정체성을 보여준다. 이번 ‘라파 스페셜 에디션 클래식 윈터 재킷’의 방수, 방풍 재질 원단은 추운 겨울 낮은 기온으로부터 라이더를 보호해주고, 안감은 수분 흡수와 배출이 뛰어난 원단으로 격렬한 운동 중에도 체온이 갑자기 상승하는 것을 막아준다. 그리고 드롭 테일 부분은 반사 재질로 되어 있어 야간 라이딩 시 라이더를 안전하게 보호해준다.

52만 5,000원이라는 가격표는 불과 패딩 점퍼 하나 살 돈이다. 추운 겨울 따뜻한 라이딩을 가능하게 하는 멋진 자전거 의류와 라파 라이더들 사이에 낄 수 있다는 핑계로는 그리 비싼 가격이 아닐 것이다. 물론 ‘내 돈 주고는 차마...’라는 이유로 크리스마스의 은총을 기다려 본다. 

제품 정보 :  http://www.rapha.cc/kr/ko/

 

ZIPP 454 NSW 휠세트 - 에디터 L

스프린트 실력을 뽐낼 수 있는 화려한 카본 에어로 휠세트를 쓰고 싶다! 어쨌거나 가격을 생각하지 않고 최신의 기술을 적용한 최고의 휠을 고를 수 있다면, 가장 먼저 바로 ‘내 짚 마련의 꿈’을 이루고자 하니, 자전거 휠의 명가 짚(ZIPP)의 454 NSW가 탐난다. 누구라도 물어뜯을 것 같은 톱니 모양의 림부터 그 특별함을 말해준다.

짚 454 NSW 휠의 톱니는 ‘소우투스(SawTooth, 톱니)' 프로파일이라고 불리며 공기의 저항을 줄이고 빠르고 조용하게 회전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또한, 림 표면에 육각형으로 올록볼록 새겨진 ’헥스핀 ABLC 딤플(HexFin ABLC dimples)‘은 회전 시 공기저항을 더욱 줄여 적은 힘으로 빠른 스피드를 낼 수 있고 측풍에도 강하다. 휠 측면은 실리카 코팅으로 열변형 가능성을 줄였다. 이런 최신 기술을 적용했지만 가격은 4,000달러 밖에 안 하니, 착한 기자에게 산타할아버지가 줄 선물로는 아주 그만 아닌가?

국내 수입이 될지도 미정이고, 어차피 지갑은 협조 안 하는데 ‘선물’이니 가성비도 중요하지 않다. 그저 펠로톤에서 뛰쳐나가 눈에 띄게 해줄 특별한 디자인의 휠세트가 필요할 뿐. 오늘 밤도 별님에게 소원을 빌어야겠다.

제품 정보 : http://www.hksram.com/

 

브룩스 캠비움 안장/바테이프/그립 - 에디터 J

오래된 물건일수록 가치 있다고 생각한다. 무조건 오래된 것이 좋다고는 할 수 없지만, 긴 시간 함께하며 손때묻은 정든 물건은 몸에서 떼어놓기 어렵다. 아마 빈티지 스타일 자전거 등에 관심 있는 라이더에게 '브룩스(BROOKS)'라는 이름은 절대 생소하지 않을 것이다. 안장과 바테이프, 그립은 물론 다양한 종류의 가방까지, 자전거를 온통 ‘가죽’으로 꾸미기에 제격인 브랜드다.

자전거에 가죽질을 한 다음에는 관리가 생명. 그런데 가죽 바테이프나 그립 같은 제품은 땀과 손때에 금방 색이 변하고, 안장은 그나마 오염이 적은 편이지만 라이딩 중 소나기라도 만나면 레인 커버를 씌우거나 어디론가 비를 피해 들어가야 한다. 귀찮다. 그래서 가죽 말고 클래식한 스타일을 찾다 보니 다시 브룩스로 돌아왔다.

브룩스 캠비움 안장은 통가죽 대신 면으로 코팅한 통고무로 만든 안장. 특수 코팅 면은 내구성이 높고 이염이 적다. 바테이프와 그립은 두터운 면소재로 이루어져 있으며 마찬가지로 특수 코팅이 되어 있다. 이번 겨울 나만의 브롬톤 혹은 클래식 자전거를 꾸밀 계획이라면 일단 산타클로스 할아버지부터 졸라보자.

제품정보 : http://sanbadasports.co.kr

 

스템 캡틴 보틀 오프너 - 에디터 J

원래 선물은 내 돈 주고 사기에는 아깝지만 갖고 싶었던 물건을 받을 때가 제일 기분 좋은 법이다. 병따개 하나면 만족하는 소박한 라이더를 설마 산타클로스 할아버지가 그냥 내치진 않으시리라. 라이딩 후 음주는 금물이니, 병 콜라를 마시기 위해 병따개는 필수다.

스템 캡틴 보틀 오프너는 이름 그대로 스템 캡 대신 장착할 수 있는 병따개. 왠지 병뚜껑을 따는 순간 내용물이 쏟아질 것 같지만, 인생은 타이밍과 한방 그리고 절대 실패해서는 안 될 일이 있다는 교훈을 깨닫게 해 줄 것이다. 라이딩 후 마시는 시원한 병맥주가 아닌 콜라의 맛은 각별하리라. 색상은 블랙, 블루, 레드, 티타늄이 있으며 블랙과 블루는 15달러, 레드와 티타늄은 25달러로 자전거 액세서리 치고는 가격도 저렴한 편. 

병따개가 아쉽지 않다면 아날로그시계나 온도계, 나침반 등 다양한 스템 캡을 구입하지는 말고 선물받자. 역시 그다지 필요는 없지만 갖고는 싶은 물건은 산타할아버지를 조르기에 제격인 법이니까.

제품정보 : http://www.stemcaptain.com

 

모돌로 모포즈 3X 브레이크/변속 레버 - 에디터 C

세상은 넓고 필요한 부품은 많은데, 왠지 구린내가 나는 아이템만 자꾸 눈에 들어온다. 1952년부터 자전거 브레이크와 레버만을 전문적으로 개발해온 이탈리아의 부품 명가(?) 모돌로의 레버가 심장을 두근거리게 한다. 

‘모돌로 모포즈 3X’ 레버는 캄파뇰로의 구형 에르고 파워 컨트롤 레버와 비슷하게 생겼는데, 이 레버는 놀랍게도 시마노와 캄파뇰로의 변속기를 모두 사용할 수 있다고. 레버 안쪽의 나사를 돌려 시마노 7, 8, 9, 10단 또는 캄파뇰로 8, 9, 10단 변속 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고 하니 그 호환성이 놀랍다. 클래식한 부품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라이더를 위한 만능 변속 레버인 셈.

그런데 해외 사용기를 보면 시마노나 캄파뇰로나 이도 저도 다 제대로 변속이 안 된다고 하지만, 이는 분명 부품이 아니라 사용자의 세팅 문제일 것이다. 이건 뭐니 해도 이탈리아제 부품이니까. 가격은 단돈 159유로. 시마노 105 레버와 비슷한 가격인데, 과연 이 레버의 가격이 싼지 비싼지는 정상 작동하는지에 달렸다.

제품정보 : www.modolo.it

 

스페셜라이즈드 알레스프린트 LTD 프레임 - 에디터 C

사실 가격표 떼면 갖고 싶은 자전거 프레임이 수도 없이 많지만, 지갑이 협조해주는 자전거 프레임은 많지 않은데 그중 하나를 꼽으라면 스페셜라이즈드 알레 스프린트를 들겠다.

알루미늄 프레임이 입문자용 혹은 중급자용으로 치부되는 경우가 많지만, 레이스용 상급 알루미늄 프레임은 입문자용과는 전혀 다른 무게와 승차감을 보여준다. 심지어 알루미늄 합금 중에는 세라믹 등이 들어간 복합소재에 가까운 것도 있으니, 알루미늄 자전거가 다 똑같다는 생각은 큰 착각인 셈.

알레 스프린트는 스페셜라이즈드의 상급 ‘E5’ 알루미늄 프레임에 ‘에스웍스’ 타막의 포크와 벤지의 시트포스트를 장착한 엄연한 레이스바이크다. 이런 녀석을 100만 원에 구입할 수 있다는 것은 상당한 메리트 아닐까? 하지만 이 프레임이 갖고 싶은 진짜 이유는, “크리스마스 하면 역시 빨강, 녹색이죠~!” 라서.

제품정보 : https://www.specialized.com/kr/ko/

 

각자 기자마다 성격과 취향이 반영된 제품들, 과연 받을 수 있을까?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들도 원하는 선물을 댓글로 달아보자. 혹시 ‘자덕’ 산타클로스가 이 글을 읽고, 선물을 줄 수도 있으니 말이다. 물론 기자의 희망 사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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