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언트는 자전거와 함께 다양한 사이클링용품, 부품을 만드는 종합 자전거 메이커이다. 자이언트와 리브 브랜드로 출시되는 다양한 사이클링 의류와 액세서리, 공구, 부품 등은 프로 선수가 사용하는 것과 동급의 뛰어난 품질을 갖고 있으며, 합리적인 가격까지 더해 국내외 많은 사이클리스트에게 호평받고 있다. 

특히, 자이언트는 종합 자전거 브랜드이면서 동시에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카본 프레임’을 만드는 메이커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경쟁사라 할 수 있는 여러 브랜드의 제품이 자이언트 공장에서 OEM 생산되며, 심지어 개발을 위탁하기도 한다. 또한 자이언트의 로드바이크 플래그십인 ‘TCR 어드밴스 SL(TCR Advanced SL)’은 세계에서 무게 대비 프레임 강성이 가장 높은 자전거다. 

이처럼 우수한 기술력을 가졌고, 특히 레이스바이크에 대한 최고 수준의 노하우를 가진 자전거 메이커가 다른 고성능 컴포넌트를 연구개발하는 것은 안 하는 게 이상할 만큼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미 자이언트는 스템 일체형 핸들바에서부터 디스크브레이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고품질 컴포넌트를 내놓고 있으며, 그중 6년 전부터 자이언트가 꾸준히 연구해온 야심작이 있으니, 바로 자이언트의 ‘휠시스템(Wheel Systems)’이다.

휠만이 아니라 휠시스템인 이유는 휠과 타이어는 최고의 성능을 낼 수 있는 최상의 조합이기 때문이다. 작년 자이언트는 2016 라인업을 공개하면서 ‘SLR 휠세트 라인업’을 선보였다. 그러나 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자이언트가 그리고 있던 큰 그림은 모습을 완전히 드러내지 않았다.

자이언트가 공개한 SLR 휠세트는 ‘튜브리스타이어’를 장착할 수 있는 휠이었다. 그리고 2017 라인업에서 자이언트는 신형 ‘가비아(GAVIA) 튜브리스 레디 타이어 라인업’을 선보였다. 자이언트의 담당자의 말에 따르면, 사실 가비아 튜브리스 레디 타이어는 SLR 휠세트와 함께 개발이 시작되었지만, 개발기간이 길어지면서 휠을 먼저 공개한 것이었다고. 가비아 타이어의 등장은 곧 자이언트 휠시스템의 완성을 뜻한다. 

자이언트는 2017 로드바이크 상급 모델에 SLR 0, SLR 1 휠세트와 함께 가비아 SLR, 가비아 SL 타이어를 장착했다. 그런데 주목해야 할 것은 자이언트 휠시스템에는 튜브가 없다는 점이다. 여러분이 예상한 그대로다. 자이언트의 완성차는 튜브리스 휠과 타이어를 기본 세팅으로 채택했다.

 

튜브리스, 미래 로드바이크 시장의 이슈가 될 타이어

많은 아마추어 사이클리스트가 ‘프로’의 장비에 많은 관심을 갖는다. 아마추어 사이클리스트 사이에서도 ‘시합용 바퀴는 튜블러’라는 말을 쉽게 들을 수 있는데, 이는 프로 사이클리스트들이 레이스에서 튜블러 타입의 타이어와 휠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 아닐까 생각된다.

로드바이크 휠/타이어는 장착 방식과 튜브의 유무에 따라 튜블러(Tubular), 클린처(Clincher), 튜브리스(Tubeless)로 나뉜다. 튜브리스는 ‘튜브(Tube)’와‘리스(Less)’의 합성어로 타이어 안에 튜브가 들어가지 않는다는 뜻으로 이 중 클린처 타이어이면서 튜브리스로도 사용 가능한 타이어는 ‘튜브리스 레디(Tubeless Ready)’라 불린다. 

그런데 최근 여러 휠 메이커, 타이어 메이커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튜블러타이어보다 구름저항이 낮고, 우수한 노면의 그립으로 보다 안정감있는 주행을 할 수 있는 타이어가 바로 튜브리스다. 단순히 공기압을 높게 유지하는 것보다는 타이어 자체의 유연성을 높이면서 내부 튜브가 만들어내는 저항을 완전히 제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이언트가 상급 로드바이크 라인업에 튜브리스를 기본으로 채택한 것은, 튜브리스가 곧 ‘로드바이크 휠, 타이어의 미래’라 생각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자이언트의 가비아 SLR, 가비아 SL은 튜브를 넣어서 클린처로도, 튜브를 제거하고 튜브리스로도 사용할 수 있는 타이어다. 튜브리스 휠은 클린처 방식과 비교해 많은 장점이 있다. 튜브가 없는 만큼 구름저항이 적고 무게가 더 가볍다. 또 튜브리스는 펑크 걱정으로부터 훨씬 자유로워질 수 있는데, 타이어 안에 실런트를 주입해두면 웬만한 바늘이나 못에 찔리는 정도로는 멈추지 않고 달릴 수 있다. 

튜브리스타이어는 자동차나 오토바이는 물론 산악자전거에도 보편화된 방식이다. 하지만 보수적인 로드바이크 시장에서는 아직 전통적인 튜블러타이어를 사용하는 라이더가 많다. 그러나 여러 과학적 입증과 연구를 거듭하며 업그레이드된 튜브리스는 가장 험난하다고 불리는 파리-루베(Paris-Roubaix), 세계 최대 투어 레이스인 투르 드 프랑스(Tour de France), 지로 디탈리아(Giro d'Italia) 등 여러 레이스에서 사용되며 성능을 검증했다. 자이언트의 신형 가비아 타이어라면 ‘튜브리스는 느리고, 관리가 어렵다’는 편견을 깨기에 충분하다.

 

튜브리스타이어 장착, 누가 어렵다고 했나

종종 튜브리스타이어의 설치가 어렵다고 하는 동호인을 보게 된다. 사실 어렵다는 것보다 이 과정을 직접 경험 해본 사람이 많지 않고,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는지 알지 못하는 사람이 더 많다.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히고 준비물을 체크한 뒤, 순서에 맞게 차근차근 진행하면 초보자도 클린처 방식을 교체하는 것보다 쉽게 튜브리스를 설치할 수 있다. 자이언트 가비아 타이어와 자이언트 SLR1 튜브리스 휠세트를 이용해 튜브리스 세팅을 하는 법을 소개한다.

준비물은 림을 밀폐하기 위한 ‘림 스트립’, 타이어 내부의 작은 구멍을 막아주는 ‘실런트’, 공기주입을 위한 ‘펌프(자이언트 컨트롤 타워 펌프)’와 공기를 모아 압축했다가 한 번에 내보내기 위한 ‘에어 탱크(자이언트 컨트롤 탱크 튜브리스 인플레이터, 2017 출시 예정)’다. 에어 탱크 없이 타이어를 처음 설치할 때는 CO2 카트리지와 인플레이터를 이용해 한 번에 고압의 공기를 주입할 수 있다.

1. 튜브리스 세팅을 할 때 가장 먼저 바람이 새지 않도록 휠세트의 림을 밀폐해야 한다. 어쩌면 새 휠을 구입했을 때 이미 림이 테이프로 밀폐되어 있다면 이 과정을 건너뛰어도 된다. 만약 림이 밀폐되어 있지 않다면 휠에 ‘림 스트립’을 감아 니플 구멍을 막아준다. 림 스트립을 감기 시작할 때 밸브 홀 위를 지나도록 감기 시작해서, 한 바퀴를 감은 뒤 다시 밸브 구멍 위를 지나 테이프를 자르도록 하자. 림 스트립은 늘어지지 않게 팽팽하게 당기면서 붙이는 것이 중요하다.

2. 튜브리스 전용 밸브를 장착한다. 림 스트립의 밸브 홀 위치에 송곳이나 칼로 구멍을 낸 뒤, 튜브리스 전용 밸브를 끼우고 바깥에서 고정나사를 장착해준다. 고정나사는 공기가 새거나 풀리지 않도록 단단히 체결해야 한다. 

3. 이제 타이어를 장착하면 된다. 타이어의 장착을 간편하게 하고, 공기가 밖으로 새어나오는지 알아보기 위해 비드 부분에 비눗물을 발라준 후 타이어를 장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타이어를 장착할 때는 림과 결합되는 타이어 비드 부분에 손상이 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며, 밸브가 위치한 부분부터 타이어를 결합하기 시작해 밸브 반대편에서 장착을 마무리하는 것이 가장 좋다.

4. 타이어를 림에 끼운 다음에는 타이어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고압의 공기를 불어넣을 차례다. 에어탱크의 압축공기나 CO2 카트리지를 이용해 한 번에 고압의 공기를 넣어주면, 타이어가 ‘땅땅’거리는 소리를 내며 림에 완전히 자리 잡게 된다. 이후 공기를 빼고 밸브 코어 제거한 뒤 실런트를 집어넣은 다음 다시 공기를 주입하면 장착이 완료된다. 만약 실런트 주입과정이 번거롭다면 처음부터 실런트를 타이어에 부어 넣은 다음 장착해도 되는데, 이때는 실런트가 흐르거나 넘치지 않도록 주의하자. 

설치 과정이 익숙하지는 않겠지만, 적응이 되면 클린처타이어 튜브 교체보다 빠를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튜브리스는 펑크에 강해서 생각보다 타이어 교체를 자주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따라해 보세요. 참 쉽죠?”

 

튜브리스! 펑크로부터 내 라이딩을 지켜 줘!

이렇게 설치가 끝났다. 그런데 튜브리스타이어가 펑크에 강하다고 하는데 정말일까? 지금 잘 사용하고 있는 클린처타이어를 버리고 튜브리스타이어를 설치해야만 할까? 분명 이렇게 고민하는 이도 있으리라 생각된다. 백문이 불여일견! 자이언트의 가비아 SL 튜브리스타이어를 송곳과 압정으로 찌르며 기자가 직접 테스트를 진행해보았다. 물론 여러분이 새 타이어를 장착했다면 반드시 테스트해보지는 않아도 된다.

압정과 송곳으로 찌르자 0.5초정도 슉! 하는 소리와 함께 실런트와 바람이 조금 나오다가 이내 멈춘다. 눌러봐도 공기압에 큰 변화는 없었고, 구멍을 낸 자리에서 다시 바람이 빠지지는 않았다. 아마 라이딩 중 뾰족한 물체에 찔리더라도 눈치 채기 전에 스스로 펑크를 메울 것이 분명하다. 물론 타이어 안에 들어있는 실런트가 마르지 않도록 유지해줄 필요가 있다. 3개월에서 6개월에 한 번 정도는 실런트가 충분히 들어있는지 점검해보기를 권한다.

 

가비아 SLR & 가비아 SL, 자이언트의 새로운 튜브리스타이어
 

이번에 출시된 자이언트의 튜브리스타이어는 두 가지다. 최상급인 가비아 SLR과 아래 모델인 가비아 SL, 두 타이어는 모두 튜브리스 레디를 지원하며 튜브리스와 클린처로 모두 사용할 수 있다.

타이어의 유연함을 판단할 수 있는 지표인 ‘TPI’ 값은 타이어를 유지하는 구조체인 카커스의 섬유 밀도를 의미한다. TPI는 1인치당 섬유 가닥수를 뜻하는데 TPI값이 높을수록 더 유연하다. 기존 P-SLR1 타이어가 120TPI인데, 가비아 SLR은 170TPI로 더욱 유연해졌다. 순수한 타이어의 무게는 가비아 SLR 25C가 255g로 P-SLR1보다 조금 더 무겁다. 그러나 튜브리스 세팅이 끝났을 때를 기준으로는 가비아 SLR이 22% 더 가볍다. 가비아 SLR 25C 튜브리스타이어의 가격은 6만 원이다.

가비아 SL은 60TPI로 SLR보다 속도는 조금 느리지만, 찢어짐과 같은 외부 손상에 더 강하다. 또한 가비아 SLR과 SL 타이어는 공통적으로 트레드와 케이싱 사이에 ‘디플렉트 2 라이트(Deflect 2 Lite)’ 나일론 보호 벨트가 있어 뾰족한 외부 이물질로 인한 손상에 더 강하다. 가비아 SL 25C 튜브리스타이어의 무게는 310g이며 가격은 4만 원이다. 

작년 출시되었던 휠세트와 함께 자이언트 휠시스템에 방점을 찍은 것이 바로 이번에 출시된 가비아 튜브리스타이어다. 심지어 자이언트는 2017년 상위 라인업에 튜브리스타이어를 기본적으로 적용했다. 이것은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은 튜브리스에 대한 공격적인 마케팅을 진행하겠다는 출사표와 그 동안의 연구개발에 대한 자신감일 것이다.

자이언트의 가비아 타이어와 함께 더 많은 이들이 튜브리스의 매력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 물론 자이언트 ‘SLR’ 휠세트와 함께할 때 휠시스템의 완성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 또한 꼭 기억해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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