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했던 2016년 병신년. 각종 신차의 등장으로 자동차 업계에도 일대 파란이 일기도 했다. 수년 동안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모델은 아쉽게 자리를 내주는 일도 일어났고,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모델이 등장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12월 판매량을 기준으로 각 브랜드 별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은 어떤 것이 있을까?

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는 2016년 한 해 동안 국내 65만 8,642대, 해외 420만 1,407대 등 전세계 시장에서 총 486만 49대를 판매했다. 차종별로는 아반떼가 전 세계 시장에서 87만 5,194대가 판매되며 한국 자동차 모델 중에서 가장 많은 판매고를 기록했다. 뒤를 이어 투싼이 73만 5,388대, 엑센트 51만 4,975대, 쏘나타 35만 4,751대 등이 세계 시장에서 현대차 판매를 견인했다. 그렇다면 국내 시장에서 12월 한 달간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은 어떤 것일까. 바로 1만 7,247대가 팔린 신형 그랜저. 이는 전년 같은 달보다 54% 상승한 수치고, 전월과 비교하면 116% 상승했다. 신형 그랜저는 출시와 동시에 11월 한 달간 5만 6,632대가 팔리며 대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개소세 인하 혜택, 신형 아반떼 출시, EQ900 출시 등 판매에 긍정적인 영향이 있던 2015년과 비교해 국내 판매가 줄었다”면서, “올해는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신형 그랜저를 중심으로 주요 차종에 대한 역량을 집중하고 새로운 차급인 소형 SUV와 G70을 성공적으로 출시해 판매를 늘려나갈 방침이다”라고 전했다.

한편, 2016년 10만대 클럽에 가입할 것으로 예상됐던 아반떼는 9만 3,804대가 팔려 아쉽게 한 해를 마무리했다. 또 소형 상용차의 대표 주자인 포터 역시 10만대 클럽에 무난히 가입할 것으로 내다봤지만, 9만 6,950대에 그쳤다.

기아자동차

기아자동차는 올 한 해 302만 217대를 판매하며 병신년을 마무리했다. 이는 전년 대비 1.0% 감소한 수치지만, 2014년 처음으로 연간 실적 3백만대를 돌파한 이래 3년 연속 300만대를 넘어섰다. 기아차는 글로벌 경기 악화와 임금단체협상 장기화에 따른 파업 등 부정적인 상황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신차와 주력 RV 차종을 앞세워 감소 폭을 최소화했다. 기아차가 발표한 12월 실적을 살펴보면, 12월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은 모닝이다. 전년 동월대비, 전월 대비 각각 18.4%, 11,3% 감소하기는 했지만 8,208대가 팔리며 가장 높은 판매량을 보인 모델에 올랐다. 모닝은 2016년 총 7만 5,133대가 팔렸다. 

기아차 관계자는 “올해도 세계 경제에 대한 전망이 밝지만은 않은 상황이며 업체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기아차는 올해에도 신형 K7의 신차효과를 이어가는 한편, 다양한 신차 출시, 브랜드 가치 제고, R&D 역량 강화 등을 통해 글로벌 판매 317만대를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기아차는 후륜구동 스포츠 세단을 비롯해 신형 모닝, 프라이드 후속 모델, 해외공장 전용 신모델을 선보이는 등 제품 라인업 강화를 통해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지엠

한국지엠은 2016년 한 해 말리부를 비롯해 신형 트랙스, 스파크의 흥행으로 2002년 회사 출범 이래 연간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12월 판매 실적을 살펴보면,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은 경차인 스파크다. 스파크는 총 7,078대가 팔렸고, 이는 전월 대비 8.3%, 전년 동기대비 2.9% 상승한 수치다. 다양한 경차 혜택을 비롯해 파격적인 판매 조건에 따른 실적으로 보여진다. 또 최근 페이스리프트된 신형 트랙스의 경우에는 전년 동기대비 무려 43.5% 상승한 2,603대를 팔며 호조를 보였다.

한국지엠 영업, A/S, 마케팅부문 데일 설리번 부사장은 “한국지엠은 지난해 스파크, 말리부, 트랙스를 비롯해 카마로 SS, 볼트(Volt) 등 전 제품에 대한 고객의 뜨거운 호응으로 출범 이후 사상 최대 판매량을 기록했다”며, “한 해 동안 한국지엠 제품을 응원해주신 고객에게 감사하며, 새해에도 신차출시, 공격적인 마케팅 및 우수한 고객 서비스를 지속 제공함으로써 견실한 실적을 이어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중형 세단인 말리부는 국토교통부가 진행한 신차 안전도 평가에서 최고점을 획득하며 ‘올해의 안전한 차’로 선정되며 돌풍을 이어나갈 것을 예고했다. 또한, 한국지엠은 이달 중순 신형 크루즈 출시에 이어 순수 전기차 볼트(Bolt) EV 등 다양한 신차 출시를 통해 내수 시장 점유율 확장에 노력을 다할 예정이다.

르노삼성자동차

중형세단 SM6를 비롯해 최근 출시한 SUV QM6를 통해 연신 신기록을 달성하고 있는 르노삼성. 가장 흥행한 브랜드가 아닌가 싶다. SM6와 QM6는 12월 한 달간 총 1만 164대가 판매되면서 월 판매량의 72.1%에 육박하는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실적을 살펴보면 역시나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은 SM6. 12월 총 6,574대를 판매되며 르노삼성 실적을 견인했다. 2016년 누계 판매량은 5만 7,478대로 기록적인 판매량을 보였다. QM6의 경우에는 하반기 출시 후 1만 4,126대가 팔리며 기염을 토하고 있다.

르노삼성자동차 박동훈 대표이사는 “지난해 시장의 판을 뒤집는 혁신적인 모델을 시장에 선보이면서 중흥을 일으킬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며, “2017년에는 SM6와 QM6, 2가지 핵심 차종을 중심으로 전체적인 라인업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며, 클리오와 트위지 등 새로운 세그먼트의 제품을 통해서 혁신을 이어나가겠다”라고 밝혔다. 

쌍용자동차 

쌍용자동차 역시 새로운 역사를 쓴 한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창사 이래 월간 최대 판매, 2002년 이후 연간 판매 최대실적을 달성했기 때문이다. 내수 판매의 경우에는 2003년 이후 13년 만에 10만대를 돌파하며 2009년 이후 7년 연속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이런 상승세는 티볼리의 공이 크다. 티볼리 브랜드 출시 이후 처음으로 9천대를 돌파하며 월간 최대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내수시장의 경우에는 12월 한 달 동안 총 5,613대가 팔렸고, 전월 대비 10.3% 상승했다. 또 누계 판매량을 살펴보면 2016년에는 총 5만 6,935대가 팔렸다. 이는 쌍용차 전체 라인업의 내수 판매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수치다. 수출량도 단연 티볼리가 가장 높다. 2016년 한 해 동안 총 2만 8,886대가 수출되며 쌍용차를 대표하는 모델로 자리매김했다. 

쌍용자동차 최종식 대표이사는 “올해 티볼리 브랜드의 성장에 따른 판매 증가세로 연간 판매가 15만대를 돌파하며, 14년 만에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며 “내년에도 소형 SUV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티볼리 브랜드와 함께 새로운 대형 프리미엄 SUV의 성공적인 출시를 통해 SUV 전문기업으로서의 위상을 한층 강화해 나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정유년에도 이변 일어날까?

지난 2016년은 말 그대로 혁신, 이변 등의 한 해였다. 중형세단 시장에서 줄곧 1위 자리를 내줄 생각이 없었던 쏘나타가 주춤했고, 중형 SUV의 강자인 싼타페와 쏘렌토 역시 QM6에게 자리를 내주기도 했다. 또 소형 SUV 세그먼트에서는 티볼리라는 새로운 강자가 1위자리에 올라 계속해서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이처럼 계속되는 기록 경신과 이변을 통해 쉽사리 시장을 예상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올 한 해에도 다양한 신차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또 한 번의 격변의 시대를 맞이할 가능성이 크다. 과연 2017년 정유년에는 어떤 모델이 강세를 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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