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트로이트 오토쇼에서 삼성 SDI 로고를 만나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친환경적 운송수단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하이브리드/전기자동차의 개발에서 배터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생각한다면 오히려 이와 관련된 소식이 들려오지 않는 것이 이상할 정도다. 테슬라가 파나소닉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시스템을 개발했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며, 삼성 SDI는 현재 BMW를 비롯한 여러 자동차 메이커들과 협력관계를 맺고 배터리를 공급하거나 기술개발에 공동 참여하고 있다.

올해 디트로이트 오토쇼에서 삼성 SDI는 차세대 전기자동차 배터리 시스템을 위한 핵심기술을 선보였다. 삼성 SDI에 의하면 차세대 고밀도 배터리 셀은 최대 600km의 주행거리를 제공하며, 20분 만에 방전된 배터리를 실제 주행이 가능할 수 있는 수준으로 고속 충전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고속충전기술의 핵심은 배터리 셀 내부의 저항을 줄이는 것이다. 이는 배터리의 재료와 공정의 개선을 통해 매년 관련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으며, 고속충전뿐 아니라 대량의 전력을 빠르게 공급함으로서 고출력을 낼 수 있음을 의미한다. 고성능 전기자동차의 개발을 위해 모터기술 이상으로 배터리가 중요한 이유다.

삼성 SDI는 ‘통합 배터리 모듈’의 개념을 도입해 현재의 배터리 시스템과 비교해 무게를 10% 정도 감량할 수 있으며, 20분 충전으로 최대 배터리 용량의 80% 가량을 충전할 수 있다고 한다. 휴게소에서 잠시 커피를 마시며 쉬는 동안, 500km를 주행할 수 있는 전력을 보급할 수 있는 것이다. 이를 통해 주행거리가 짧은 전기자동차에 대한 운전자의 불안을 해소할 수 있다.

또 삼성 SDI는 기존의 전기자동차에 사용되던 12셀 배터리팩의 2배 가까운 용량을 가진 24셀 배터리팩을 공개했고, 12, 48V 저전압 시스템의 풀 라인업을 선보였다. 용량 뿐 아니라 안전 수준도 더 높으며, 기존의 내연기관과 비교해 최대 20%의 효율 향상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또 기존의 전기자동차 제조사들이 주로 사용하던 18650 셀보다 높은 에너지 밀도를 가진 ‘21700(직경 21mm, 높이 70mm 셀)’ 원통형 셀도 많은 관심을 모았다. 테슬라를 비롯한 미국 여러 신생 전기자동차 기업들이 채택하면서 더 많은 관심을 끌고 있는 배터리 셀 규격이다.

삼성 SDI는 작년 8 월 헝가리에 위치한 자동차 배터리 공장을 설립하여 한국-중국-유럽을 삼각형으로 잇는 글로벌 전략을 세우고 있으며, 이를 통한 현지화 전략을 기반으로 자동차 배터리 및 LVS 솔루션을 주요 자동차 생산지역에 공급함으로써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의 다양한 요구 사항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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