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들의 기억 속에 남아있는 가장 특별한 자동차 중 하나로 쉘비 ‘코브라’를 꼽는 데는 누구도 이견이 없을 것이다. 캐롤 쉘비가 영국 AC사의 ACE라는 차량에 포드의 V8엔진을 탑재해 만든 이 고성능 스포츠카는 1962년 처음으로 등장한 이래 ‘세상에서 가장 빠른 양산차’ 혹은 ‘과부 제조기’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수많은 레이스에서 우승하며 트로피를 휩쓸었고, 그 중에는 세브링 12시간 내구레이스와 FIA 월드챔피언십의 우승 트로피도 존재한다.

쉘비 코브라는 근육질의 차체이면서도 아름다운 보디 셰이프로 보는 이를 매혹시키며, 엄청난 출력을 내는 강력한 엔진을 탑재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레이스용으로 튜닝 된 포드의 V8엔진은 1960년대의 자동차임에도 불구하고 300마력 이상의 강력한 출력으로 가벼운 차체를 총알처럼 가속시켰고, 레이스용 버전 중에는 500마력에 이르는 괴물 같은 출력을 내는 것도 있었으니 쉘비 코브라는 미국인의 머슬카 문화와도 접점을 갖고 있는 상징적인 스포츠카라 볼 수 있다.

주목할만한 사실은 바로 이 전설적인 스포츠카가 다시 부활한다는 것이다. 그것도 쉘비 코브라의 적통이라 할 수 있는 쉘비 아메리칸의 손에 의해 말이다. 쉘비 아메리카는 클래식 스포츠카의 복원과 레플리카를 생산하는 슈퍼포먼스와 손잡고 1960년대의 세브링 12시간 내구레이스에 출전했던 쉘비 코브라의 완벽한 복원차량을 제작했으며, 이를 바렛-잭슨 경매장에서 공개했다.

물론 오리지널 쉘비 코브라는 더 이상 생산되지 않기때문에 이 차량이 클래식카의 복제일 뿐이라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오리지널을 만들었던 자동차 제작사에 의해 당시의 차량을 그대로 재현했다는 점에서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다. 어떤 모델을 광적으로 추종하는 팬이나 다른 업체를 통해 단순히 외형만 흉내낸 단순 복제품들과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이 결과물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한다 하더라도 이견을 가지는 쉘비 코브라 팬은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쉘비 아메리칸과 슈퍼포먼스는 오리지널의 알루미늄 섀시 구조를 그대로 재현한 차량 2대와 파이버글래스 보디를 적용한 차량 13대, 총 15대의 차량을 제작해 판매할 계획이다. 이번에 공개된 차량의 페인팅은 1963, 1964년에 세브링 12시간 내구레이스에 참가했던 켄 마일즈의 16번, 댄 거니의 15번, 앨런 그랜트의 96번, 데이브 맥도널드의 198번이다.

그리고 이후 제작될 차량은 차량마다 고객의 특정 코브라 CSX넘버가 기입되며 보메 메르시에의 쉘비 세브링 기념 시계가 함께 증정된다. 또한 이 코브라에는 435마력의 주철블록 엔진이 탑재되는데, 원한다면 더 높은 출력으로 빠른 속도를 낼 수 있도록 추가적인 튜닝 프로그램도 제공될 예정이다. 단 15대가 제작되므로 디자인 역시 15가지가 나올 예정이며 차량의 가격은 아직 미정이다. 아메리칸 모터스포츠 헤리티지를 기리는 이 차의 주인은 과연 누가 될 것인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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