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MAD) 맥스가(MAX) 승리의 V를 그린다? 매드맥스 5편이 아니라, 다운힐 속도 세계 신기록에 도전하는 프로젝트의 이름이 바로 V-MAX다. 어쨌거나 개조하지 않은 일반적인 산악자전거로 낼 수 있는 속도의 끝을 보기 위해 레드불 팀과 마르쿠스 ‘맥스’ 스토클은 칠레 아타카마 사막의 자갈 산을 찾았다. 

자전거로 속도의 한계에 도전하기 위해 필요한 것. 튼튼한 자전거와 잘 구르는 바퀴. 그리고 ‘공기역학’. 사실 빠른 속도를 낼 수 있도록 기어를 변속하고 페달을 밟아 굴리는 것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차라리 중요한 것은 공기저항을 줄이는 포지션을 취하는 것, 그리고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거친 노면을 달리는 동안 절대 넘어져선 안 된다는 것이다. 

오스트리아 출신 다운힐리스트인 맥스는 이미 1999년부터 자전거로 낼 수 있는 최고속도에 도전해왔다. 남들이 보기에는 미친 짓이었을 수도 있지만 이미 2011년에 니카과라의 화산에서 시속 164.95km라는 다운힐 스피드 세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그러나 새로운 기록을 향한 그의 열망은 꺼지지 않았고 다시 한 번 도전을 결심했다. 

맥스보다 더 빠른 속도를 낸 프랑스인 에릭 바론의 기록도 있지만, 에릭 바론은 기록경쟁을 위한 프로토타입 자전거를 이용해 눈 쌓인 스키장의 슬로프에서 세운 기록이었고, 맥스의 기록은 시판되는 자전거를 이용했다는 점이 다르다. 

신기록을 위해 가장 신경써야 했던 부분은 공기저항을 줄이는 것이었다. 온몸을 매끄러운 고무재질의 스킨슈트로 감싸고, 대량의 ‘와류’를 발생시키는 다리의 종아리 부분을 날개 모양으로 감싸 저항을 줄였다. 마지막으로 머리를 완전히 감싸는 카본으로 제작된 독특한 디자인의 헬멧을 쓴다. 장비만 갖춘다고 전부가 아니다. 장비의 성능을 테스트하고 공기저항이 가장 적은 자세를 찾기 위해 수차례 윈드터널 테스트를 반복하며 최고의 기록을 낼 방법을 연구했다. 

신기록을 위한 무대로 오스트리아에서 11,000km나 떨어진 칠레 아타카마 사막을 선택한 이유는? 고른 노면 그리고 주변에 아무것도 없는 넓은 대지와 가파른 내리막이 있는 장소로 이보다 더 적합한 곳이 있을까? 당연히 이곳에 도착하자마자 내리막을 질주하며 신기록에 도전한 것은 아니었다. 수차례 연습주행을 반복했고, 기록을 세우기 가장 좋은 조건을 찾았다. 

약 45도의 급경사. 카메라의 연출이 아니다. 이런 가파른 곳이 아니면 공기저항을 이기고 속도기록을 낼 수 없다. 가장 이상적인 자세로 고정하고, 자전거가 흔들리지 않으며 완벽한 라인을 달릴 수 있도록 집중해야 한다. 

해발고도 3,972m의 언덕에서 출발해 해발고도 3,550m의 계측지점까지의 거리는 650m, 322m의 낙차와 중력가속도를 이용해 어디까지 속도를 낼 수 있을지가 성공과 실패를 가른다. 누군가는 ‘나도 할 수 있어’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할 수 있는 것과 실제로 하는 것은 다르다. 

그야말로 까마득한 내리막길을 질주하는 약 16초의 시간 동안 맥스의 심장박동수는 무려 169bpm까지 치솟았다. 그야말로 극한의 긴장과 흥분상태에 돌입하게 되는 것이다. 그 흥분되는 순간을 직접 경험해볼 수는 없을지언정, 영상이 그 순간을 기록으로 남겼다.

활강이 끝나자마자 맥스는 자전거에서 쓰러지듯 내려 그대로 땅에 엎어지듯 눕는다. 이 순간에 대해 많은 설명은 필요 없으리라.

2016년 12월 13일 정오경 계측된 167.6km/h의 기록. 자동차를 타면 누구나 경험해볼 수 있는 속도다. 그러나 자동차 속 유리창 안에서 경험하는 것과 온몸으로 공기의 벽을 부수며 그 속도에 도달하는 것은 전혀 다른 경험일 것이다.

이 42세의 남자가 도전으로 얻은 것은 무엇이며 이루어낸 것에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심지어 기록이 영원하리라는 법도 없다. 새로운 기록으로 교체되거나 혹은 사람들의 기억에서 사라지더라도 이상하지 않으며 남은 것은 숫자뿐. 그러나 그저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시도하고 도전하는 그 모습에서 우리는 감동하고, 그가 성공하는 모습을 보며 함께 희열을 느낀다. 전 세계의 많은 이들이 그의 성공을 축하할 것이다. 그러나 어쩌면 맥스는 벌써 다음 도전을 준비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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