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SBK, WorldSSP, 그리고 MotoGP에 이르기까지 야마하는 모두가 인정하는 레이스의 강호 중 하나다. 또한 레이싱에서 얻은 기술력을 시판 차량에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메이커로 그들의 스포츠 바이크에는 외형부터 보이지 않는 부품까지 레이스 노하우가 고스란히 녹아있다. 이러한 스포티한 매력을 무기로 야마하의 스포츠 라인업은 많은 팬을 거느리고 있다.
작년 야마하 스포츠 바이크는 놀라운 성과를 보여줬다. YZF-R3는 날개달린 듯이 팔려나가고 있고 YZF-R1도 순항 중이다. 그런 가운데 올해에는 YZF-R6가 풀 체인지되어 국내 시장에 투입될 예정이다. 

 

GP 디자인과 주행 전자장비 투입한 슈퍼스포츠, YZF-R6

올해 스포츠 라인업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기종은 새롭게 선보이는 YZF-R6이다. YZF-R1이 적극적인 변화를 겪는 가운데서도 R6의 대규모 변경은 단 한 번에 그쳤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미들 스포츠 시장이 시들해지며 국내외 라인업에서 자취를 감추었고, 풀 체인지가 가까워진 것이 아니냐는 추측으로 이어졌다. 이러한 가운데 화려한 변화를 통해 새롭게 등장했다. 새로운 R6은 국내에도 선보일 예정이며 이로써 야마하는 엔트리급부터 슈퍼스포츠까지 모든 스포츠 라인업을 갖추고 기존 라인업을 완벽히 재단장했다. 

마니아에게 있어 R6의 매력이라면 단연 17,000RPM을 넘나드는 초고회전 엔진일 것이다. 신형 R6의 엔진은 이전 모델의 것이 그대로 계승되었으며 14,500RPM에서 123마력의 최고 출력이 나온다. 비록 엔진은 전연식과 동일한 사양이지만 넉넉한 출력과 짜릿한 최대 RPM, 티타늄 밸브, YCC-T과 같은 사양은 여전히 충분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 

여기에 새로운 알루미늄 탱크와 마그네슘 서브프레임, 43mm 도립식 포크를 사용해 더욱 안정된 밸런스를 갖췄다. 더불어 날렵한 움직임으로 칭송받던 코너링 성능이 진일보했을 것도 예상할 수 있다. 또한 기존보다 커진 브레이크 디스크와 고사양 캘리퍼를 갖추고 ABS, TCS가 추가되어 최신 스포츠바이크다운 면모를 갖추었다. 가속 시 빠른 변속을 돕는 퀵 시프터도 추가됐다.

성능의 변화와 더불어 겉모습의 변화도 빼놓을 수 없다. YZF-R1의 파격적인 스타일이 그대로 적용되면서 기존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큰 변화가 생겼기 때문이다. 엉뚱하게도 헤드라이트가 있어야 할 곳에는 헤드라이트가 존재하지 않는다. 잔뜩 인상 쓴 헤드라이트처럼 보이는 LED 미등이 존재할 뿐이고 진짜 헤드라이트는 그보다 밑에서 안개등과 비슷한 모습으로 장착되어 있다.

물론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은 단순히 눈요깃거리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이 디자인은 마찰면적을 줄여주고 공력성능에도 큰 영향을 줬다. 여기에 새로운 윈드 스크린이 더해져 공기 저항이 8%가량 감소해 달리기 성능에도 큰 도움을 준다. 

R6의 주 타깃층은 단지 본격적인 스포츠 바이크 입문자에 그치지 않는다. 엔트리급을 벗어나 본격적인 스포츠 바이크를 원하지만 리터급 슈퍼바이크의 무시무시한 성능과 가격이 부담되는 소비자를 끌어당길 수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4기통 스포츠바이크 중에서도 유별난 초고회전 특성과 RPM을 높게 끌어올리면서 주행할 수 있는 600cc급의 배기량을 장점으로 짜릿함을 원하는 숙련자에게도 크게 어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입문용 쿼터 스포츠 인기의 이유, YZF-R3

지난 한 해 국내 시장에서 가장 뜨거웠던 모델은 다름 아닌 경량 풀 페어링 스포츠 YZF-R3였다. 작년에만 R3는 MT-03과 합쳐 2,000대가 넘는 판매고를 올리며 국내 모터사이클 시장에 큰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어떤 점이 국내 시장에 크게 주효한 것일까. 해답은 당연히 합리적인 가격과 뛰어난 성능에 있다. 

작년 R3와 동일한 장르의 가장 큰 경쟁자는 저렴한 가격의 혼다 CBR300R과 고출력 2기통의 가와사키 닌자300이었다. 이에 맞서 R3는 혼다의 가격에 가와사키를 능가하는 출력, 그리고 기본 장착된 ABS를 자랑했으며 곧 시장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물론 125cc의 입문용 매뉴얼 바이크가 없다시피 한 것도 큰 영향을 끼쳤고 경쟁자가 주춤했던 탓도 있다. 하지만 R3가 쿼터급 바이크 시장에서 새로운 주축이 되었고 높은 판매량을 이끌었다는 것은 확실하다.

합리적인 가격에도 불구하고 2기통 엔진에 10,750RPM에서 42마력의 출력을 발휘하는 상당히 스포티한 엔진을 지니고 있다. 게다가 298mm/220mm의 대구경 브레이크 디스크와 ABS, 동급 이상의 스윙암, 무게 등의 사양은 경쟁자보다 근소하게 앞서는 모습을 보여준다.

물론 흥행에는 디자인과 다재다능함도 큰 몫을 했다. 이전 세대의 R6을 다듬은듯한 날렵한 외형은 스포티한 스타일로 소비자에게 큰 호응을 얻어냈다. 또한 가벼운 무게와 낮은 시트고 그리고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출력은 데일리 바이크로 제격이고 가벼운 투어, 서킷 주행까지도 무난히 소화 할 수 있는 수준이다. 

R3는 판매량이 증명하는 훌륭한 입문용 스포츠 바이크이고 남녀노소 모두 즐기기에 부담 없는 기종이다. 실제로 최근에는 125cc를 건너뛰고 R3로 모터사이클을 입문하는 입문자가 상당히 많이 있으며 특히 가벼운 무게와 낮은 시트고, 깔끔한 디자인을 선호하는 여성 운전자에게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MotoGP DNA 계승한 슈퍼바이크, YZF-R1

2015년 혁신적인 디자인으로 풀체인지된 YZF-R1은 야마하가 레이싱에서 얻은 노하우가 듬뿍 녹아있는 스포츠 바이크다. 이를 증명하듯 YZR-M1에서 기인한 크로스플레인 크랭크샤프트가 적용된 998cc 4기통 엔진이 사용되며 독특한 필링, 뛰어난 트랙션 성능과 함께 200마력이라는 가공할 만한 출력을 뿜어낸다. 레이스 노하우는 엔진 내부에도 녹아 들어가 티타늄 콘로드, 알루미늄 단조 피스톤, 마그네슘 커버 등 고급 부품이 아낌없이 적용됐다.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은 MotoGP 머신 YZR-M1에서 따온 것으로 독특한 스타일뿐 아니라 공력성능에도 큰 이득을 주고 있다. 프레임 역시 M1을 기본으로 설계되었고 M1의 것과 빼닮은 연료탱크는 알루미늄 재질로 감량을 돕고 있다. 특히나 독특한 형상의 탑브릿지는 M1에 사용된 것과 동일한 디자인으로 R1의 레이싱 DNA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부분이다.  

R1에 녹아있는 레이싱 기술력은 기계적인 부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풀체인지와 함께 현존 최고 수준의 전자 장비를 갖춰 지난 몇 년간 각종 전자 장비로 무장한 유럽 슈퍼바이크의 공세를 따라잡은 모습이다. 6축 IMU 센서를 통해 정교하게 작동되는 트랙션 컨트롤, 슬라이드 컨트롤, 윌리 컨트롤, 런치 컨트롤, 레이싱 ABS가 내장되어 있다. 또한 이 많은 전자장비를 편리하고 세밀하게 세팅할 수 있도록 직관적인 UI의 인터페이스를 제공한다. 

기본 장비만 해도 상당한 수준이지만 R1의 레이싱 버전인 YZF-R1M은 한층 더 레이스에 특화된 구성을 갖췄다. IMU 센서와 연동되는 전자식 올린즈 서스펜션이 추가되었고 카본 파츠를 대량 사용함으로 건조중량을 180kg까지 줄이는 데 성공했다. 또한 정확한 랩타임 측정을 위해 GPS가 추가되었으며 IMU를 이용한 상세한 주행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다. 여기에 R1M에 추가된 무선 맵핑 기능을 이용하면 정확한 머신 세팅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R1은 200마력의 출력, 날카로운 코너링, 라이더의 잠재력을 100% 발휘시켜 주는 전자장비까지 잘 달리기 위한 모든 것을 갖추고 있다. 그런 가운데서도 운전자에 대한 배려도 갖추고 있는 ‘달리기’에 최적화된 머신이다. 구태여 멋 부리지 않고 고성능을 추구하는 레이싱 머신다운 매력이야말로 R1의 정체성일 것이다.

슈퍼스포츠 전성기를 풍미했던 YZF-R6가 부활하면서 신형 야마하 슈퍼스포츠 라인업이 완성됐다. R6의 풀 체인지와 함께 국내 라인업에 재투입되는 의미는 제법 크다. 이미 각자의 자리에서 확고한 성과를 보여주고 있는 R1과 R3의 사이에 R6가 위치하게 된다. 야마하의 입장에서는 더욱 다양한 소비층을 소화할 수 있게 되었고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매력적인 선택지가 추가된 셈이다. 또한 그동안 잠잠했던 미들 스포츠 바이크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어 줄 자극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에도 YZF-R시리즈를 위시한 야마하의 행보를 주목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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