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끝나고 모터사이클 시장에 오프라인 행사들이 줄을 잇고 있다. 작년부터 오프라인 행사들이 다시 많아지기 시작했지만 올해는 더 본격적으로 모터사이클 관련 행사들이 열리고 있다. 주말은 물론이고 주중에도 모터사이클 관련 행사들이 열리는 덕에 서킷이 있는 인제 영암 용인 태백 등은 5월과 6월 내내 서킷들이 문전성시를 이룬다. 자동차와 모터사이클과 관련된 행사들은 서킷의 스케줄 일정을 빡빡하게 채우고 있는 중이고 가뜩이나 더운 날씨에 라이더들의 열정까지 더해져 서킷의 체감온도는 뜨겁다 못해 불타오른다.

모터사이클 브랜드들이 서킷에서 행사를 하는 것이 어제 오늘일은 아니다. 오래전부터 서킷에서 모터사이클 관련 행사들이 진행돼 왔는데 타이틀만 서로 조금씩 다를 뿐 비슷한 행사들이 존재해왔다. 서킷에서 하는 행사들은 레이스에 특화된 고가의 브랜드들이 중심이 되어 왔는데 행사의 준비와 운영이 그리 쉽지 않기 때문이다. 예산도 예산이거니와 진행에 필요한 인원의 섭외가 쉽지도 않을뿐더러 국내 서킷의 위치상 다들 접근성이 좋지 않아 시간적으로도 적지 않은 투자가 불가피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모터사이클 브랜드 중에서도 극히 일부만이 서킷에서 행사를 진행해왔던 것이다.

그런데 올해부터 분위기가 좀 달라지고 있다. 이전에는 딱히 서킷에서 행사를 진행하지 않았던 브랜드들까지 서킷에서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를 만들고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는 브랜드들은 주로 일본 브랜드들로 혼다, 야마하, 스즈키 등이 이런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다. 모터사이클 브랜드들 중 일본 4대 메이커로 잘 알려진 이들은 사실 모터사이클 레이스 시장에서 저마다 긴 역사와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지금도 역사를 쓰고 있는 존재들이다.

하지만 모터사이클과 관련된 우리나라 레이스 시장이 워낙 규모도 작고 또 문화 역시 척박하며 쉽지 않은 길이었기에 그동안은 대부분의 브랜드들이 서킷과 관련된 무엇인가를 적극적으로 추진하지 않았었다. 그리고 했다고 하더라도 그 규모가 해외와 비교하면 사실 좀 미비해 서킷 레이스에 목마른 라이더들에게 아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작년부터 서킷과 관련된 모터사이클 레이스 바람이 좀 불 것 같은 분위기가 만들어지더니 올해부터는 좀 더 적극적으로 서킷에서 행사가 진행되고 있는 중이다. 중요한 것은 서킷과 관련된 메이커들의 행사에 참가한 사람들의 반응이나 분위기가 매우 좋고 만족도 또한 무척 높다는 사실이다.

메이커들이 서킷에서 행사를 하지 않으면 일반인들이 서킷에서 탈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그건 아니다. 본인이 좀 알아보고 시도하면 누구나 서킷에서 모터사이클을 탈 수 있고 노력하면 아마추어이긴 하지만 선수가 될 수도 있다. 찾아보면 우리나라에서는 다양한 협회나 연맹 등이 진행하고 있는 경기들이 있고 트랙데이도 진행 중이다. 흔하지는 않지만 특정 동호회에서 서킷을 임대해 서킷 라이딩을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

그럼 이런 방법들이 있는데도 왜 브랜드에서 진행하는 서킷데이가 중요하다고 말하는 것일까? 그리고 라이더들은 왜 브랜드가 서킷에서 하는 행사에 열광하고 참여하려고 하는 것일까? 정답은 간단하다. 상대적으로 부담이 훨씬 적기 때문이다. 최소한의 비용과 간단한 과정으로 서킷을 경험하고 레이스를 즐길 수 있으며 브랜드의 협조를 잘 받으면 이동이나 식사 등의 도움도 받을 수 있는 경우가 많다. 또한 서킷에서 모터사이클에 트러블이 생기거나 사고가 나더라도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것들도 많다. 그래서 현재 서킷에서 모터사이클을 타는 방법 중에 가장 쉽고 편하고 경제적인 방법은 브랜드가 진행하는 서킷 행사에 참가하는 것이다.

자 여기까지는 고객들 즉 라이더들의 입장에서 본 서킷 행사에 관련된 내용이었다. 그럼 이제는 반대로 브랜드의 입장에서 바라볼 순서다. 그렇다면 브랜드들은 왜 서킷으로 가는 것일까? 본사의 서포트나 본사의 압박 때문에? 예산이 많이 남아돌아서? 브랜드 담당자들의 레이스에 대한 열정 때문에? 브랜드마다 상황이나 입장이 다 다르기 때문에 100% 틀렸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아마도 이런 답변들은 아닐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모터사이클 브랜드들은 왜 점점 서킷에서 뭔가를 하고 있는 것일까?

브랜드의 입장에서는 라이더들에게 레이스에 대한 재미를 알게 해주면서 자연스럽게 모터사이클의 판매로 이어질 수 있도록 유도할 수 있다. 사실 이미 서킷 레이스 즉 모터스포츠를 즐기고 있는 사람들은 가지 말라고 해도 서킷에 가고 자신에게 맞고 필요한 모델들을 알아서 구입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일반 라이더들은 그렇지 않다. 서킷을 타보고 안타보고의 경험은 하늘과 땅 차이다. 서킷을 타보기 전에는 자신에게 고성능 모터사이클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125cc 스쿠터를 타면서도 차도 많고 신호가 많은 시내에서는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서킷을 한 번 타보면 배기량이나 성능의 목마름으로 상위 기종으로 업그레이드 하고 싶어 하는 갈증을 느끼게 되는 경우가 많다.

좀 더 잘 타고 좀 더 빠르게 달리고 싶은 마음에 튜닝도 해보고 강습도 받고 장비도 교체해보기도 한다. 그러다가 자신의 실력을 모터사이클이 받쳐주지 못한다고 판단하면 신차를 구입하기도 하는데 사실 이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것이다. 브랜드가 놀이터를 만들어주고 그 놀이터에서 놀다 보니 좀 더 재미있게 잘 놀고 싶은 마음이 들었고 그러기 위해서 자연스럽게 투자 하는 것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게임을 할 때 좀 더 사양 좋은 컴퓨터나 좀 더 성능 좋은 그래픽카드를 구입하는데 게이머들이 투자하는 것과 비슷하다. 나중에는 모니터나 의자를 바꾸고 심지어 방을 게임을 하는 환경에 맞춰 꾸미는 것처럼 모터사이클도 마찬가지다. 차량을 바꾸고 라이딩기어를 바꾸고 나중에는 서킷으로 좀 더 쉽고 편하게 이동하기 위해 자동차까지 바꾸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순서이자 과정인 것이다.

특히 요즘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슈퍼스포츠 모터사이클의 판매량이 그렇게 높지 않고 배기량이 높은 리터급 고사양 모터사이클의 경우 더욱 판매량이 적어 제조사의 입장에서는 고민을 할 수 밖에 없다. 모터사이클 인구가 늘어나더라도 저배기량 스쿠터 같은 실용적인 모델들을 중심으로 사용자들이 몰려있으면 제조사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라이더들의 재미와 흥미를 유발시켜 상위 모델로 업그레이드 시켜 수요를 발생시켜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지금은 라이더들이 예전처럼 배기량에 맞춰 실력이 늘어나고 늘어난 실력만큼 그 다음 단계 배기량의 모터사이클을 선택해서 업그레이드 하는 경우가 적다. 게다가 리터급 까지 올라가는 경우도 그렇게 많지 않아 제조사의 입장에서는 결국 라이더들을 서킷으로 불러들여 모터사이클을 본질적이고 진정한 재미를 느끼게 하는 것이 결국은 숙제 같은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이 밖에도 라이더들이 모터사이클 타는 법을 제대로 익히고 배움으로서 모터사이클에 대한 제대로 된 재미와 매력을 느끼고 또한 잘못된 선입견이나 잘못된 습관 등을 고침으로서 좀 더 오랜 시간 안전하고 재미있게 모터사이클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이는 중 장기간으로 봤을 때 모터사이클 시장의 수준 향상과 더불어 질적인 성장에도 영향을 미쳐 시장에 모터사이클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고 또한 사고율도 낮아질 수 있어 브랜드나 라이더 모두에게 좋을 수밖에 없다.

시간이 좀 걸리긴 하지만 결국 서킷문화가 대중화되면 지금 어렵다고 말들이 많은 모터사이클 시장도 여러 가지 시도를 할 수 있고 조금이나마 나아질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기는 것이다. 특히 요즘 세대들은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서도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돈을 쓰는 것을 크게 아깝지 않아하고 또 선투자 하는 것도 적극적인 경우가 많으니 젊은 라이더들을 서킷으로 불러들이는 것은 브랜드로서 나쁘지 않은 전략이다. 이것은 브랜드 입장에서 단기적이나 장기적인 전략으로도 나쁘지 않기 때문에 서킷 문화의 대중화로 모터사이클 시장의 활성화를 꾀한다는 것은 무척이나 추천할만한 것이다.

예전부터 모터사이클이 사고로 인한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었고 또 배달 라이더들이 만들어 놓은 부정적인 인식 때문에 그 어느 때 보다 모터사이클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지금 서킷레이스의 활성화는 무척이나 고맙고 긍정적인 상황이다. 서킷과 관련된 각 브랜드들의 이런 분위기가 길게 이어져 더 많은 라이더들이 서킷의 재미와 즐거움을 느껴 한 단계 성장하는 기회이자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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