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즈키는 강력한 슈퍼바이크나 하야부사와 같은 상징성 높은 모델 덕에 고성능 이미지가 강하다. 또 최근에는 MotoGP 복귀를 선언하면서 그러한 스포츠, 레이싱 이미지를 더해가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스즈키가 잘하는 분야는 또 있다. 지금 이 시각에도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스쿠터 장르의 선도주자이기 때문이다.

 

 

스즈키 중/대형 스쿠터 라인업을 일컫는 버그만 시리즈는 1999년 250cc 버전이 첫 탄생의 계기였다. 현재는 전 세계적으로 125cc부터 650cc까지 이르는 방대한 버그만 고유 라인업을 구성해 여느 스쿠터 전문 브랜드의 볼륨에 지지 않는 다양한 종류의 제품을 내놓고 있다.

 

 

현재 한국에서는 125, 200, 400, 650 클래스를 판매 중이다. 이들은 배기량만 달라 구분하기 어려운 판박이가 아니라 제각기 별개의 상품으로 충분히 매력적인 스쿠터들이다. 특히 클래스를 대표할 만큼 풍부한 편의장비와 넉넉한 사이즈, 그리고 그를 뒷받침하는 파워풀한 성능의 파워트레인까지 모두 갖췄다.

 

버그만 125

 

 

버그만 시리즈 막내인 125의 가장 큰 장점은 동급 최고의 안락함이다. 단번에 경쟁 차종들과도 비교되는 넉넉한 덩치가 돋보인다. 차체가 크면 주행풍에도 비교적 자유로워지고 큰 휠과 묵직한 무게 덕에 주행 중 요철에도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아 안정성이 높다. 그런 점은 운전자에게 피로도를 경감시키는 역할을 해 긍정적이다.

 

 

버그만 시리즈 전체가 우아한 스타일과 편안한 주행을 모토로 하는 만큼 막내인 125도 한결같은 콘셉트를 유지했다. 디자인 뿐 아니라 성능 면에서도 타 125cc 경쟁 차종을 압도하는데, 2002년부터 12년간 사용해 온 수랭 125cc SOHC 단기통 엔진이 근거가 된다. 최고출력 12.4마력, 최대토크 1.1kgm은 도심에서 주로 사용하는 중저속 영역에서 충분한 순발력을 발휘한다. 특히 고속주행 시 125cc 클래스라 믿기 어려운 안정감을 동반하는 것은 물론 큰 차체를 가졌음에도 시속 100킬로미터 이상 영역도 가뿐히 달릴 정도로 뒷심이 좋은 엔진이다. 특히 엔진 및 주요 부품은 최상의 품질을 제공하기 위해 일본 현지 공장에서 직접 생산하는 점에 신뢰가 간다.

 

 

또한 기존 연비 측정보다 실용 연비에 가까운 WMTC(다양한 패턴으로 실제 평균 연비를 산출하는 세계기준) 기준 리터당 34.4킬로미터의 높은 연소 효율을 자랑한다. 무엇보다 125 클래스를 구입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은 연비의 혜택을 제대로 보고 싶어 한다. 그런 점에서 무척 설득력 있는 부분이 고연비다. 또 퓨엘인젝션 시스템은 세월이 지나며 개선되어 부드러운 시동성과 엔진회전을 유지한다. 산소 피드백 시스템과 흡기 압력 센서를 통해 유로3 기준에 적합한 배기가스 테스트에도 당당히 합격했다.

 

 

새롭게 설계된 메인 바디는 중앙에 위치한 연료탱크와 함께 낮은 무게중심을 유지하는 콤팩트한 엔진 설계로 가벼운 린 특성을 발휘하는 데 한 몫을 했다. 서스펜션은 33밀리미터 텔레스코픽 프론트포크와 듀얼 리어 서스펜션이 적용되어 2인 승차 하중에도 변치 않는 운동성능을 유지한다.

 

 

대형 스쿠터를 쉽게 선택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는 정차 시 무거운 무게를 감당해야하는 무담감이다. 버그만 125는 이 점을 간파하고 동급 최저 높이인 735밀리미터 시트를 설계해 안심감을 더했다. 특히 발착지성을 고려한 컷팅 플로어보드(발판)덕에 정차 시에도 무게감을 덜 느끼며 여유롭게 발을 딛을 수 있다. 이는 힘이 약한 여성 운전자나 키가 작은 사람에게 희소식이다.

 

 

전체적인 바디워크의 변화로 브레이크 성능도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비했다. 전/후 모두 240밀리미터 대형 디스크로터를 사용해 높은 제동력을 유지했고 휠은 전면 13인치 후면 12인치로 경량 고강도 알루미늄 캐스팅 휠을 적용해 도심주행과 고속주행 등 다양한 주행 환경에서도 꾸준한 안정감을 발휘하도록 설계했다.

 

 

계기반은 LED 백라이트와 아날로그 디지털이 조합된 형식이다. 트립미터와 속도, 엔진 회전 등 다양한 정보를 한눈에 알아보기 편한 구성이며, 특히 ECO 모드를 신설해 연비운전을 유도한다.

 

 

차체가 큰 만큼 수납공간도 넉넉하다. 좌우 5.5리터를 수납할 수 있으며 500밀리리터 정도의 음료도 충분히 넣을 수 있을만한 공간이다. 12볼트 아울렛도 기본 장비해 다양한 전자장비를 추가 사용할 수 있도록 배려한 점도 눈에 띈다. 시트 아래 메인 수납공간은 더욱 놀랄 노자다. 41리터 공간에 풀페이스 헬멧 2개를 수납하고도 여유가 남는다. A3 서류가방도 수납할 수 있으며 기본 조명도 들어와 야간에 특히 편리하다.

 

 

윈드 스크린은 기존 모델보다 사이즈가 110밀리미터 커져 방풍성능이 극대화 됐다. 그 외에도 투어링 가능한 롱 스크린이나 동승자용 등받이, 터널백이나 탑 케이스 등 다양한 장비를 추가하면 근교 투어 정도는 거뜬히 해낼 수 있는 재주꾼이다. 버그만 125의 소비자가격은 489만원이다.

 

 

버그만 200 ABS

 

 

버그만 125와 비슷한 사이즈에 성능을 높인 것이 버그만 200 ABS다. 특히 엔진 성능이 탁월한데, 수치상 큰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실제 체감 시 상당한 가속감을 느낄 수 있다. 경험해 보면 ‘아 이래서 스즈키 엔진이구나’싶을 정도의 감탄사가 나온다. 한편으로는 이만한 덩치에 고작 200cc 엔진으로 이 정도의 폭발력을 발휘한다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버그만 125와 마찬가지로 200 또한 일본 자체 생산 엔진을 사용한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든 버그만 200은 ABS 브레이크 시스템이 기본 사양이다. 미끄러운 노면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제동할 수 있어 심리적으로 안정감이 높다. 실제 연비에 가까운 측정 방식인 WMTC 기준 연비는 리터당 30.1킬로미터로 활기찬 엔진 성능에 비하면 놀라운 수치다. 공인연비 운운하는 것보다 신뢰도 높은 수치니 믿을만 하다.

 

 

차체 설계는 버그만 125와 마찬가지로 저중심을 기본으로 해 기민한 운동성을 노렸으며 33밀리미터 텔레스코픽 프론트 포크를 구성해 노면 추종력이 좋다. 전/후 디스크는 240밀리미터 사이즈를 사용해 제동력을 확보했으며 ABS와 함께 믿음직한 제동력을 발휘한다.

 

 

자동차 계기반과 비슷한 구성의 일목요연한 콕핏은 운전 중에 다양한 정보를 습득할 수 있다. 수납공간도 마찬가지로 41리터를 확보했으며 전면 글로브박스에도 다양한 물품을 수납할 수 있다. 가죽 시트는 고급스러운 스티치로 이중 박음 되어 튼튼해 보인다. 시트는 폭이 넓어 장시간 운전에도 착석감이 좋으며 동승석도 쿠션이 훌륭해 피로감이 적다.

 

 

듀얼 헤드램프 디자인은 전반적인 인상을 날카롭게 다듬었다. 상/하향등 모두 고광량 벌브를 사용해 안심이 된다. 가장 상급인 버그만인 650 클래스와도 동일한 독립형 방향지시등을 사용해 보기 좋다. 테일램프도 마찬가지로 듀얼 타입이다. 고급 자동차와 같은 이미지를 갖춰 대형 스쿠터 중에서도 강렬한 이미지를 연출한다.

 

 

옵션으로 열선 그립을 달아 추운 날씨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도 있다. 도심 주행을 넘어 근거리 투어를 주목적으로 사용해도 충분한 성능과 편의장비를 갖춘 버그만 200 ABS의 소비자가격은 649만원이다.

 

 

버그만 400

 

 

신개발 399cc 수랭 DOHC 4밸브 단기통 엔진은 최대출력 34마력, 최고토크 3.7kgm을 발휘하는데 꽤 낮은 회전역부터 솟아오르는 파워 특성상 저속부터 넉넉하게 주행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고속영역에서도 시속 160킬로미터 이상 여유 있게 주파하는 능력은 단순한 스쿠터가 아니라 레저용 투어링 모터사이클로 활용하기도 좋은 수준이다. 리터당 34킬로미터 이상의 공인 연비를 자랑해 부담이 없는 것도 장점 중 하나이며, 아이들링 회전을 자동으로 유지하는 ISC(Idle Speed Control) 시스템을 채용해 겨울철 냉간 시동에도 문제없다.

 

 

버그만 400 리미티드 사양에 적용되는 그립 히터와 너클 바이저는 글러브를 낀 채로도 손쉽게 작동이 가능하며 차체 색상과 동일한 너클바이저는 주행풍으로부터 손을 보호하는 기특한 장비다. 윈드 스크린은 투어러 사양 못지않은 높은 방풍성을 자랑하며 전면 수납공간은 10리터로 잠글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도가 높다. 12볼트 소켓도 기본이며 시트 아래 수납공간은 동급 최고 63리터를 자랑한다. 버그만 시리즈는 기본적으로 편의사양이 풍족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때문에 동력 성능이 받쳐준다면 피로감 없이 장거리도 거뜬히 소화할 수 있다.

 

 

특히 리미티드 사양에는 ABS를 포함한 디스크 브레이크 시스템을 채용해 기본적인 기계적 신뢰도를 높이고 있다. 또 하나 돋보이는 점은 고급스러운 시트 질감이다. 최적의 승차감을 위해 전후 50밀리미터 5단계 조절이 가능한 등받이가 기본이다. 상황에 맞게 혹은 탑승자의 체형에 어울리게 조절해 안락한 착석감을 유지할 수 있어 좋다. 시트 높이는 710밀리미터로 정차 시에도 부담이 없다.

 

 

도난 방지 시스템은 SAIS(Suzuki Advanced Immobilizer System)을 탑재해 소유자 본인의 키 외에는 시동을 걸 수 없도록 방지했다. 차량에 장착된 ECM과 키에 내장된 IC칩이 무선 통신해 ID코드를 일치하다고 판단할 경우에 점화와 연료분사를 허용하는 시스템으로, 복제된 키나 만능 키 등을 이용한 도난을 미리 방지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대부분 스쿠터에 장비되는 마그네틱 셔터도 갖춰 예방 효과를 유도했다.

 

 

리어 서스펜션은 대용량 댐퍼를 이용한 링크식이다. 텐덤 주행이나 고속주행에도 스포츠 성능을 해치지 않기 위한 설계로, 서스펜션 유닛이 차체 중앙에 저중심 배치된 것도 그러한 이유와 일맥상통한다. 결과적으로 큰 차체를 다루는 데 조작성이 가볍고 경쾌하다.

 

 

스포티한 디자인에서 유추하듯 버그만 400은 스포츠성이 상당한 스쿠터다. 전륜 14인치, 후륜 13인치 대형 타이어를 장착했으며 선회 시 최대 43도 뱅크각을 확보했다. 전륜 260밀리미터 더블 디스크 브레이크와 후륜 210밀리미터 싱글 디스크의 조합으로 파워풀한 출력에 대응하는 강력한 제동력을 자랑한다.

 

 

계기반에는 대형 속도계와 회전계를 중심으로 다양한 정보가 액정 디스플레이에 표시된다. 연료분사량과 차량 속도를 연산하는 연비계도 장비해 실시간 연비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대형 스포츠 스쿠터임에도 편의성과 안락함을 빼놓지 않은 버그만400의 소비자가격은 11,200,000원이다.

 

 

버그만 650

 

 

버그만 650은 대형 스쿠터의 원조라고 불러도 무방할 정도로 오랜 시간 높은 상품성을 무기로 해당 카테고리를 대표해 온 모델이다. 10년간 진화해 온 638cc 수랭 DOHC 병렬 2기통 엔진이 발휘하는 55마력, 6.3kgm의 파워는 리터당 32킬로미터에 달하는 공인 연비와 더불와 최고의 효율성을 자랑한다. SCEM 도금 실린더는 스즈키 독자 개발을 통해 높은 냉각성과 내구성을 양립했으며 2개의 밸런스 샤프트를 이용해 소음이나 진동을 확연히 저감시켰다.

 

 

버그만650의 가장 큰 즐거움은 전자 제어식 CVT(SECVT)다. 3가지 드라이빙 모드를 이용해 다양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 주행 모드는 편안한 승차감과 무리없는 주행을 하고 싶을 때 쓰는 평범한 모드이지만 파워모드를 누르면 순간 가속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회전역을 높이 끌어올려 주행할 수 있다. 또 쉬프트 버튼을 이용해 6단 수동으로 작동할 수도 있어 스포츠 드라이빙이 한층 즐겁게 느껴진다. V벨트는 강화 알루미늄 합금과 내열 레버로 구성된 드라이 하이브리드 벨트를 사용해 종래의 방식보다 내구성이 높다.

 

 

ABS 브레이크 또한 기본 사양이며 원터치 전동식 백미러와 윈드스크린은 사용할 때마다 감동을 준다. 스위치로 간단하게 100밀리미터에 가까운 높이를 무단으로 조절할 수 있어 주행 중에도 상황에 맞게 대처하기 좋다. 또 접이식 백미러는 좁은 골목길을 주행할 때 주행 중 간단하게 버튼하나로 접었다 펼 수 있고, 좁은 공간에 주차할 때도 공간을 활용하기 편리하다.

 

 

풀페이스 헬멧 2개 수납 후에도 공간이 남는 시트 아래 수납공간도 매력적이다. 계기반 아래의 수납함에도 7.2리터 용량의 물건을 수납할 수 있어 넉넉하다. 12볼트 전기 소켓도 기본 사양이다.

 

열선 시트는 운전석, 혹은 운전석+동승석을 별도로 작동시킬 수 있는데 한겨울에 이처럼 고마운 편의장치도 없다. 또 운전석은 등받이를 전/후 50밀리미터 조절할 수 있어 운전자 포지션이나 키에 따라 편안하게 맞추면 보다 안락한 라이딩이 가능하다. 열선 그립 히터도 기본 장착되어 있는데 5단계로 작동가능하다.

 

 

버그만 시리즈 최고봉인 650은 국내에 그레이, 블랙, 화이트 색상을 출시하고 있으며 소비자가격은 15,900,000원으로 웬만한 대형 모터사이클 가격과 비슷하다. 하지만 단순한 스쿠터 이상으로 활용범위가 넓으며 장거리 투어링도 아무렇지 않게 다녀올 수 있는 넉넉한 편의장비와 강력한 엔진 성능을 감안하면 충분한 가격대 성능비를 자랑한다.

 

 

단순한 이동수단 이상의 컴포트(Comfort) 스쿠터를 지향하는 버그만 시리즈는 중후한 이미지와 함께 젊은 층부터 노년층까지 다양한 세대를 커버할 수 있는 탄탄한 스쿠터 라인업이다. 어느 모델을 선택하더라도 제각기 특징이 뚜렷하며 무엇보다도 ‘편안함’을 기본으로 하기 때문에 선택의 후회는 없다. 다만 용도와 예산에 어울리는 체급의 모델을 선택하면 최적이다.

 

 

가장 젊은 분위기가 풍기는 모델은 버그만 400이며 스포츠 성능과 안락함을 양립한 흔치 않은 대형 스쿠터다. 125와 200의 경우 체급을 넘어서는 큰 차체와 넉넉한 편의장비, 그리고 부족함 없는 동력성능이 무기다. 650의 경우는 체급을 떠나 현존하는 스쿠터 중에서도 최고의 성능과 안락함을 제공하는 퍼스트 클래스라 해도 넘치지 않다. 기계적 신뢰도는 이미 오랜 시간 충분히 검증받아 염려할 바도 없다.

 

 

곧 국내에도 판매를 개시할 신형 버그만125와 버그만200은 국내 주행환경에 적합한 파워를 갖췄음은 물론, 윗급 대형 스쿠터들과 비교해도 차이 없는 편의사양이 돋보여 그간 시장을 잠식했던 스쿠터들과도 쉽게 비교된다. 무엇보다도 스즈키 기술력이 그대로 반영된 엔진 성능도 무시할 것이 못된다. 편안한 주행감각은 물론 짜릿한 운동성도 갖췄다는 얘기다.

 

 

이로 보나 저로 보나 버그만 시리즈는 스쿠터의 존재 이유에 가장 확실한 대답을 들려줄 수 있는 완숙된 제품이다. 봄을 맞이해 새롭게 시작된 시즌에 새롭게 스쿠터를 구입하고 싶다면 스즈키 라인업을 눈여겨 볼 것을 추천한다. 스즈키의 버그만 라인업이라면 당신이 스쿠터에 어떤 욕심을 내더라도 충분히 만족할 수 있을 것이다.

 

 

제공 : 임성진 기자 / 라이드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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