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을 타면 이제 여러 자전거 라이더들을 만날 수 있다. 가족과 연인 혹은 지인들과 함께 라이딩을 떠나는 사람들, 아니면 홀로 자유로운 라이딩을 떠나는 사람들 모두 그들이 정해놓은 목적지까지 여유롭고 신속하게 이동한다. 지하철의 맨 앞 칸과 맨 뒤 칸은 다양한 종류의 자전거들로 가득하다. 간혹 가다 “에이, 자리도 많이 차지하고, 저놈의 자전거들 때문에 불편해 죽겠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긴 하지만 신경 쓸 필요 없다. 맨 앞 칸과 맨 뒤 칸은 분명 자전거 휴대가 가능하도록 법적으로 보장받은 공간이기 때문이다.

 

지하철은 언제나 자전거 라이더 곁을 맴돈다. 라이딩을 나가는 라이더의 상기 된 마음을 더욱 고조시켜주기도, 라이딩 후 지친 라이더의 고단한 몸에 잠깐의 휴식을 주기도 하며, 도심의 활기찬 자전거 라이프를 도와주는 중요한 이동수단이다.

 

 

지난 ‘자전거와 함께하는 지하철 라이딩 part. 1’에선 1234서울메트로(1호선, 2호선, 3호선, 4호선) 내 자전거와 함께 가볼 만한 곳을 소개했다. 이번엔 5호선, 6호선, 7호선, 8호선을 운영 중인 5678서울도시철도에서 자전거와 함께 가볼 만한 곳을 몇 군데를 선정했다.

 

5678서울도시철도는 토, 일요일(법정공휴일 포함)에 한하여 자전거 휴대승차가 허용된다. 전동차의 맨 앞 칸, 맨 뒤 칸에만 승차가 가능하며 만약 평일에 자전거를 휴대하다 적발되면 가까운 역 하차 조치 및 900원의 부가금을 부가한다고 명시되어있다. 단, 접이식 자전거 및 길이, 너비, 높이 각 변의 합이 158cm미만인 소형자전거는 평일에도 휴대승차를 할 수 있다고 한다.

 

 

여의나루역 : 2번, 3번 출구로 나가면 바로 한강시민공원을 볼 수 있다. 한강으로 나들이 나온 수많은 나들이객들 때문에 다소 혼잡할 순 있지만, 시민공원 내 자전거 도로와 연계가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드넓은 한강을 벗 삼아 라이딩을 시작해보자. 조금만 페달을 굴리면 서울의 센트럴파크 여의도 공원을 만날 수 있다. 참고로 여의나루역은 한강 해저터널 진입부분에 위치하고 있어 그 깊이 상당하다. 자전거를 들고 역을 나가는데 약간의 불편함이 있을 수 있다.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 ‘동대문? 이 혼잡한 동네는 도대체 왜?’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얼마 전 이곳에 동대문을 대표할 랜드마크 하나가 탄생했다. 바로 동대문디자인플라자 DDP다. 이라크 출신의 세계적인 건축 디자이너 자하 하디드가 디자인한 DDP는 현시대의 건축물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유려한 곡선의 미를 자랑한다. 마치 지구상의 건축물이 아닌 것 같다. 이런 멋진 곳에서 자전거와 함께 사진을 찍어보는 것도 좋은 추억거리가 되리라 생각한다.

 

군데군데 자전거 거치대가 마련되어 있으니, 잠시 자전거를 자물쇠로 잠그고 DDP를 둘러봐도 좋을 것이다.

 

 

녹사평역 : 녹사평역은 기존 지하철역에서는 보기 힘든 독특한 구조의 건축 디자인을 보여주는 역이다. 화려할 정도로 멋진 모습으로 라이더들을 맞이할 것이다. 3번 출구로 나와 보자. 자전거를 타고 조금만 밑으로 내려오다 보면 한강시민공원 잠수교 북단 자전거 도로로 빠질 수 있는 길이 있다. 이곳에서 신나게 라이딩을 한 뒤 수많은 맛집과 분위기 좋은 카페가 즐비한 녹사평 및 이태원으로 돌아가 허기를 달래보는 것도 좋은 라이딩 코스가 될 것이다.

 

 

광명사거리역 : 빨, 주, 노, 초, 파, 남, 보 다양한 컬러 저지를 입은 선수들이 결승선을 향해 불꽃 튀는 경쟁을 펼친다. ‘용호상박’라는 사자성어가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광경이다. 매주 금, 토, 일 광명 스피돔에서 볼 수 있는 경륜경기의 모습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경륜을 질 나쁜 도박게임 중 하나로 치부하는 경향이 강한데, 승리를 위해 피땀 흘리는 선수들의 열정을 생각한다면 단순한 도박이 아닌 하나의 스포츠 게임으로 인정받아 마땅한 경기다. 자전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번 쯤 가서 구경해보자. 분명 좋은 경험이 되리라 생각한다.

 

 

뚝섬유원지역 : 2번, 3번 출구로 나오면 바로 뚝섬유원지를 만날 수 있다. 한강 최대의 시민공원으로 여러 사람들의 나들이 공간으로 유명하다. 다이아몬드처럼 빛나는 한강과 함께 한 폭의 그림을 완성하고 있는 여유로운 사람들의 모습이 좋다.

 

뚝섬유원지엔 편의점 3개소, 화장실 20개동 등 다양한 편의시설이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수많은 라이더들의 만남의 장소이자 휴식처로 사용된다. 또 X-게임장이 별도로 마련되어 있어 BMX와 같은 묘기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에겐 최고의 장소가 된다.

 

 

몽촌토성역 : 1번 출구로 나오면 강동 최대의 공원, 올림픽 공원을 만날 수 있다. 여러분들의 시선은 웅장한 세계 평화의 문으로 향할 것이다. 365일 꺼지지 않는 올림픽 성화와 세계 여러 나라들의 국기를 만나볼 수 있는 국기광장, 그 밖에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가득한 올림픽 공원은 라이더가 부담 없이 가볍게 라이딩하기 좋은 장소다.

 

 

서울의 모습은 다양하다. 보고 느끼고 즐길만한 거리들로 가득한 우리나라 최대 도시다. 역사가 살아 숨 쉬는 거리에서부터 수많은 고층빌딩 사이로 문화와 패션을 선도하는 첨단의 거리, 그리고 한강이라는 거대한 물줄기가 흐르는 낭만적인 곳까지, 자전거는 그 어떤 이동수단보다 간편하고 편리하게 이 모든 것을 경험할 수 있는 매력적인 기어다. 거기다 빠르고 편리한 지하철을 든든한 파트너로 두고 있으니, 이건 마치 호랑이에 날개를 달아주는 격과 같다. 돌아오는 라이딩엔 자전거, 지하철과 함께 필자가 추천해준 장소로 떠나가 보는 것은 어떨까.

 

 

제공 : 문서우 기자 / 라이드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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