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바이크는 모름지기 레이싱 슈트를 갖추고 트랙에서만 타야한다? 아니다. 그런 편견을 깰만한 모델을 야마하에서 준비했다. 매일 즐길 수 있는 쿼터 스포츠 바이크를 표방한 YZF-R25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250cc급 스포츠 바이크가 이토록 다양해진 것은 수 년 전부터다. ‘효율’을 중시하는 트렌드가 커지면서 쓸모없이 큰 출력보다는 충분히 멋지고 잘 달려주는 단기통 혹은 2기통 소형 스포츠 바이크가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좋은 예로 혼다가 만든 CBR250R이 있고 국산으로는 엑시브 250N이 있다. 가와사키에서 고출력을 목표로 만든 닌자 300도 인기를 끌었다. 야마하는 프리미엄 소형 스포츠 바이크 대명사 YZF-R125가 있지만 250cc급과 직접 경쟁하기도 어렵거니와 가격 경쟁력도 크게 뒤쳐졌다. 특히 배기량 대비 가격을 중시하는 국내 정서상 많은 인기를 끌기는 어려웠다.

 

 

야마하가 배포한 영상에는 모비스타 야마하 소속인 서킷의 인기 스타 발렌티노 롯시가 GP머신 YZR-M1에서 내려 YZF-R25로 바꿔 타며 신나게 서킷을 질주하는 장면이 담겨있다. 연초 등장한 이 영상은 꽤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며 차기 등장할 쿼터 스포츠 바이크에 대한 기대를 한껏 올려놨다.

 

스페셜 웹사이트 ‘Rev STATION'

 

종종 스파이샷이 등장하는 등 루머에 휩싸인 YZF-R25는 드디어 며칠 전 ‘레브스테이션’이라는 전용 웹페이지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오는 7월부터 인도네시아 시장을 시작으로 일반에 판매될 예정인 YZF-R25는 항간에 떠돌던 스파이샷에 담긴 모습 그대로 2003~2004년형 YZF-R6를 연상케 한다.

 

 

YZF-R25는 새로운 수랭 병렬 2기통 250cc 엔진을 채용했다. 12,000에서 36마력을 내며 토크는 10,000 rpm에서 2.2kgm을 발휘하는 고회전형이다. 6단 기어를 사용하며 중량은 166킬로그램으로 클래스 대비 평이한 수준이다.

 

 

엔진은 경량의 알루미늄 실리콘 다이캐스팅 실린더를 사용해 11.6:1의 높은 압축비를 견딘다. 야마하는 이 기술을 2기통 엔진에 사용하는 것이 처음이라고 한다. 섀시는 정밀하게 용접된 강관 프레임을 사용해 강성과 유연성 모두를 확보했다.

 

 

프론트 서스펜션은 600클래스 수퍼스포츠 바이크와 동일한 41밀리미터 구경을 사용한다. 이는 같은 카테고리의 KTM RC390이 43밀리미터 포크를 가진 것을 제외하면 동급 최대구경이다. 리어 서스펜션은 모노크로스 방식으로 스포츠 라이딩에 잘 어울리며 배기시스템과 함께 전/후 50:50 무게 배분을 유지하는 데 일조했다.

 

 

YZF-R25의 마스크는 날카로운 눈매를 자랑한다. 상급 모델인 YZF-R6의 독창성을 그대로 이어오는 모양으로 나름의 패밀리룩을 지키고 있다. 헤드라이트 사이의 에어 덕트는 GP머신 YZR-M1을 떠올리게 하는 부분으로, 에어크리너를 통해 공기를 직접 유입하는 구조다.

 

 

야마하가 YZF-R25를 통해 추구하는 바는 쉽게 말해 '데일리 스포츠 바이크'다. 현재 한 단계 아래 클래스인 YZF-R15와 마찬가지로 스포츠 포지션이지만 최소한의 편안한 자세를 연출하도록 노력했다.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발매되는 YZF-R25는 세 가지 컬러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고 한다. 컬러 이름도 개성 넘치는 프레데터 블랙, 디아블로 레드, 그리고 야마하 전통의 레이싱 블루다. 야마하는 저배기량 바이크 구매력이 강한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데뷔 첫 해 12,000대 판매를 목표 한다고 밝혔다.

 

추측하건데 야마하 YZF-R25은 전 세계 시장을 놓고 보면 혼다 CBR300R(250R)이나 가와사키 닌자 300이 경쟁 상대다. 나아가서는 바로 윗 급인 KTM RC 390과도 비교될 수 있다. 이 중 유일하게 같은 병렬 2기통 엔진을 가진 닌자 300은 최대출력 39마력을 내는 반면 무게는 6킬로그램이 더 무겁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력 대 중량비로 따지면 야마하가 앞선다. 이 작은 싸움을 종결짓는 것은 사실 KTM RC390이다. 43마력에 154킬로그램으로 스펙 싸움에서 월등하다. 대신 가장 비싸 가격 경쟁력은 오히려 최하다.

 

 

야마하의 신 무기 YZF-R25는 국내에 얼마에 판매될지가 관건이다. 유사한 구성의 한 급 아래 YZF-R125가 777만원에 공개되어 파장을 일으켰던 것과 크게 다른 상황은 아니다. 당시 환율을 계산해 보면 무리도 아니지만, 엔저 추세를 들여다보면 어느 정도 수긍할만한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도 있다. 게다가 최근 야마하가 수입한 MT-09나 MT-07이 합리적인 가격대에 출시돼 환영받은 것을 보면 희망적이다.

 

면밀히 들여다보면 YZF-R25는 GP머신과 함께 등장해 기대를 모았던 것에 비해 상당히 보편적인 구성이다. 차라리 잘된 일이라고 본다. 쿼터 스포츠 바이크가 너무 고급이라면 자연스레 접할 수 있는 문턱도 높아지기 마련이다.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수퍼스포츠 바이크가 진짜 목표라면 지금 이 구성이 더 환영받아 마땅하다. 국내에 또 하나의 소형 스포츠 바이크 선택지가 늘어날 듯해 기대된다.

 

 

제공 : 임성진 기자 / 라이드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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