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하게 말하자. 흔히 자전거를 친환경적인 탈 것이라고 포장하지만, 사람들이 친환경 생각하며 자전거를 타는 경우는 별로 없다. 자전거를 타는 이유라면 대부분 편리하거나 혹은 재미있기 때문 아닐까? 자전거 이용자가 늘어난 만큼 도시환경이 쾌적해진다면 환영할만한 일이고, 친환경 트렌드 덕분에 자전거를 타기에 좋은 환경이 만들어진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자전거가 꼭 친환경적이고 경제적이어야만 할 이유는 없다. 자전거는 원래 재미로 타는 탈 것이니까.

 

‘스쿠터를 대신할 미래의 교통수단으로 전기자전거가 각광받고 있다’처럼 뻔한 문구 대신 ‘자전거에 모터를 달면 더 재미있을 것 같았다’고 솔직해 질 수 있다면 이런 자전거라도 괜찮다. 4500와트라는 터무니없는 출력을 자랑하는 전기자전거 ‘스텔스 봄버’를 소개한다.

 

 

오스트레일리아의 전기자전거 메이커 스텔스 일렉트릭바이크(이하 스텔스)의 전기자전거 ‘봄버’는 냉정하게 말해 전기 모터사이클과 자전거의 하이브리드 가깝다. 말 그대로 페달은 거들 뿐, 사람이 페달을 밟는 것보다 전기 모터가 내는 힘이 훨씬 더 클 것이다. 하지만 휠과 브레이크, 서스펜션과 같은 주요 부품은 자전거용을 장착했고 무게는 불과 53kg에 불과하다. 모터사이클과 비교하면 굉장히 가볍다.

 

 

섀시는 무거운 배터리를 안고 격한 주행에 버텨야 하기에 크롬몰리 강판으로 만든 모노코크 구조를 적용했다. 이 부분은 자전거보다 모터사이클에 가깝다. 트랜스미션은 타이완 선투어가 개발한 9단 내장기어박스를 적용했고, 뒷바퀴가 아닌 크랭크와 연동되는 구조다. 순수하게 사람의 힘만으로 달리기에는 자전거가 지나치게 무겁지만, 일단 모터의 힘으로 가속한 다음에는 페달링을 통해 힘을 더해 경쾌한 라이딩을 즐길 수 있다.

 

 

강력한 퍼포먼스를 위해 순간적으로 대량의 전류를 방출할 수 있는 리튬-철 폴리머(LiFePO4) 배터리를 장착했고, 브러시리스 DC모터가 장착된 뒷바퀴는 최대 4,500W에 이르는 출력으로 지면을 박차고 나간다. 엔진의 출력으로 환산하면 약 6마력 정도에 해당한다. 단, 이는 레이스를 위한 컴피티션 모델 사양이며 일반 판매 사양의 출력은 250W로 리미터를 달아놓았다. 최고속도 역시 컴피티션 모델이 최대 50mph(약 80km/h)를 낼 수 있지만, 일반 판매모델은 20mph(약 32km/h)를 낸다. 탈착 가능한 배터리는 완전히 충전하는데 2시간이 걸리며, 한 번 충전으로 주행 가능한 거리는 50마일로 두 모델이 동일하다.

 

 

서스펜션은 MTB 혹은 모토크로스 바이크를 닮았다. 앞에는 180mm 트래블의 자전거용 마조키 봄버 서스펜션 포크를, 뒤에는 DNM의 코일스프링 타입 모터사이클 쇽을 장착해 250mm의 서스펜션 트래블을 확보했다. MTB로 비유하자면 프리라이드 및 다운힐용 자전거와 동급으로 볼 수 있겠다. 한마디로 일상생활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오로지 거친 산길에 초점을 맞춘 세팅이라는 점에서 이 자전거의 성격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물론 전기자전거의 출력을 제한하는 법규를 생각하면 이 자전거의 성능을 일반 도로에서 100% 끌어낼 수는 없다. 하지만 모터사이클 엔듀로파크나 MTB 파크 같은 ‘놀이터’야 말로 스텔스 봄버가 진가를 드러낼 수 있는 곳이다.

 

 

베이스캠프에서는 발전기를 돌려 배터리를 충전하고, 2시간 정도의 라이딩을 즐긴 후 배터리를 교체해 다시 달려 나갈 수 있는 오프로드바이크. 이것이 스텔스 봄버를 제대로 즐기는 방법이다. 모터사이클 엔진과 비교하면 고장이 날만한 부품이 많지 않으며, 기본적인 정비는 자전거 숍에서 쉽게 할 수 있다.

 

 

스텔스 봄버의 가격은 장착하는 부품의 사양에 따라 달라지지만, 기본 모델이 9,900달러에 판매된다. 물론 누구나 구입할 수 있는 자전거가 아니다. 하지만 MTB의 가격만 살펴보아도 1,000만 원 이상의 모델을 어렵잖게 찾아볼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과연 이 가격이 비싼 것일까?

 

 

스텔스 일렉트릭바이크 봄버 제원

 

프레임소재 : 크롬몰리 스틸 모노코크

모터주행방식 : 뒷바퀴 허브 모터 4500W

배터리 : 1500Wh LiFePO4

최고속도 : 32km/h(리미터 해제 시 80km/h)

최대주행거리 : 80km

변속기 : 선투어 기어박스내장 9단

브레이크 : 마구라 MT2 유압디스크

무게 : 53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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