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만 보고 달리는 고성능 모터사이클이 절대 흉내 낼 수 없는 여유를 가진 모터사이클이 있다면 두 말할 나위 없이 크루저 카테고리를 추천하고 싶다. 크루저는 오랜 시간의 따분한 라이딩도 한 편의 영화처럼 느끼게 하는 마력이 있다.
여유와 감성, 낭만을 주제로 한 크루저는 모터사이클이라는 탈 것이 태어난 이후로 가장 오랜 시간 사랑받아 온 장르다. 한편으로 모터사이클은 그 자체로 스포츠를 위한 탈 것이라고 생각하는 측면도 있지만, 크루저는 그 반대편에 서서 달리는 즐거움이나 바람을 느끼는 여유 자체를 최고 가치로 여긴다.
국토가 넓고 대체로 평야가 대부분 면적을 차지하는 북미 대륙에서 특히 크루저가 유행한 이유는 여러 가지다. 오래전부터 여유, 힘, 그리고 남성성의 상징이 되어왔고 더불어 자신만의 개성을 드러내거나 자존감을 높이는 존재로도 충분한 탈 것이었다. 그리고 개성을 표현하고 나만의 모터사이클을 만들기 위해 여러 측면으로 개조해 세상에 둘도 없는 모터사이클을 만들기도 했다.
차퍼라는 장르의 어원은 ‘썰고, 자르다’는 의미에서 출발했다. 사람으로 치면 기본 골격이 되는 모터사이클의 섀시(프레임)를 원하는 구조로 다시 설계해 길이나 두께, 형상을 다시 조절하고 연출했다. 엔진만 남겨두고 모든 구성요소를 자신만의 색채가 드러나도록 꾸민 것이 바로 차퍼다.
야마하는 스타 모터사이클이라는 이름으로 야마하가 만드는 크루저 카테고리를 생산 판매하는 독자 브랜드를 구성하고 있다. 특히 드랙스타 시리즈가 간판스타다. 1,304cc 엔진을 사용하는 이 모터사이클은 보다 강력하고 풍부한 토크를 살리고 한편으로는 아날로그 감성을 잃지 않도록 연출하는 데 힘쓴 바이크다.
곧 국내에도 판매가 개시될 예정인 XVS1300 CUSTOM 스트라이커는 차퍼 스타일을 연출한 스타일리쉬 크루저다. 첫 인상은 그야말로 강렬하다. 앞뒤로 길고 낮게 뻗은 차체는 보는 이로 하여금 압도적인 존재감을 느끼게 한다. 여유 있게 뒤로 누운 듯한 프론트 포크와 배기 파이프라인을 따라 연출된 사일렌서의 실루엣도 슬쩍 뒤로 누운 형상이다.
때문에 라이딩 포지션도 그 어느 모터사이클보다 여유로운 모습이 그려진다. 마치 바람을 가슴에 품듯 당당하게 도로를 누비는 모습이 눈에 선하게 다가온다. 뭇 남성들의 호기심 어린 시선을 끌어 모으기에 충분히 매력적인 스타일이다.
일본 크루저답게 차체 구성도 알차다. 신뢰로 무장한 일제 파츠들의 향연이다. 과거라면 크루저에 상상도 못할 수랭 엔진이 들어간 것도 이상할 것이 하나도 없다. 1,304cc V트윈 엔진의 고동감은 그대로 살려낸 데다 성능과 쾌적한 승차감 모두 만족시킨 엔진이다. 고급스러운 엔진 회전감은 이미 드랙스타 시리즈에서 경험해 볼 수 있었던 것들이다.
핸들이 크게 뒤로 누웠지만 저속에서의 급한 핸들링 특성 변화라든지 하는 난해한 요소는 최대한 억제했다. 야마하는 어느 크루저보다도 쉽고 간단히 핸들링할 수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오히려 운전자에게 가까운 위치로 당겨진 핸들바가 편안한 라이딩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도 말한다. 설득력 있는 설명이다. 이렇게 길고 낮은 크루저들은 특히 장시간 직진 주행시 피로도가 적고 주행 안정성이 뛰어나다. 라이딩 자체는 배제해 두고 온전히 바람과 주변 풍경에만 몰두할 수 있다.
특히 프론트 휠은 오프로드 바이크와도 같은 21인치다. 노면의 자잘한 모래나 요철 따위에 흔들리지 않는 안정성을 추구한다. 더불어 옆모습의 당당한 사이즈도 플러스 요소다. 리어 타이어는 폭이 210밀리미터로 시속 300킬로미터를 넘나드는 리터클래스 슈퍼바이크보다도 크다. 높은 직진 안정성을 확보함과 동시에 듬직한 뒷모습을 가져 만족스럽다.
브레이크 시스템도 출중하다. 프론트 디스크는 한 장 뿐이지만 사이즈는 무려 320밀리미터로 상당한 대구경이다. 이 또한 높은 순간 제동력을 발휘해야 하는 200마력 이상 슈퍼바이크에 사용되는 사이즈와 같다. 물론 싱글 디스크이긴 하지만 엔진 파워나 무게를 고려해도 충분히 강력한 세팅이다. 리어 디스크도 310밀리미터로 높은 제동력을 발휘한다.
최대출력은 72마력, 토크는 10.5kgm에 달한다. 크루저에 무슨 숫자놀음이냐고 할 지 모르지만 요지는 ‘언제든 스로틀만 비틀면 온 몸이 짜릿 할 만큼 가속할 수 있는 힘’정도는 된다는 의미다. 마지막 구동은 벨트를 사용한다. 가/감속 시에 부드러운 승차감이 특기이며 체인타입보다 관리하기도 편해 크루저 카테고리에 당연하다는 듯 쓰이고 있다.
프론트 포크는 41밀리미터로 충분한 노면 충격 흡수력을 가졌다. 무엇보다도 안락한 승차감이 중요한 이 모델의 기계적 구성은 충분한 수준으로 보인다. 연료탱크 용량은 15리터이며 컬러는 짙은 오렌지와 전통적인 블랙 두 가지다. 소비자 가격은 기본형 모델인 정통 크루저 드랙스타 1300과 동일한 1,660만원으로 책정되었으며 전시 차량은 야마하 봉천동 매장에서 직접 확인해 볼 수 있다.
젊은 층을 타깃으로 잡았던 스타일리쉬 크루저 ‘볼트’에 이어 국내에 수입되는 야마하 XVS1300 CUSTOM 스트라이커는 크루저를 선호하는 많은 소비자들의 관심 속에 주목받고 있다. 특히 일반적인 크루저와는 확연히 차별되는 독특한 실루엣과 차퍼 특유의 과감한 스타일링이 돋보이며 커스텀 색채가 강렬하다. 비록 양산형 모델이긴 하지만 범접하기도 어려운 높은 가격대의 수제 차퍼 모터사이클이 가진 매력을 비교적 현실적인 대가로 소유할 수 있다는 건 괜찮은 제안이다. 뻔한 크루저를 거부하고 싶다면 ‘스트라이커’를 추천한다.
제공 : 임성진 기자 / 라이드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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